국회 코로나19특위 ‘빈손 퇴장’ 우려

3월부터 활동한 코로나19특위···3번 회의 그쳐

“감염병 관리 대책 수립” 강조했지만 부실 운영

학교보건법·공공의대법 등 관련 대책법 폐기 위기

3번 회의 동안 현안보고만···정쟁 도구로 전락해

국회 코로나19대책특별위원회 전체회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지난 2월 국회가 구성한 코로나19대책특별위원회가 법안을 한 건도 처리하지 못한 채 활동을 종료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특위는 세 차례 회의를 통해 현안보고를 받았을 뿐 뚜렷한 활동을 하지 못했다. 20대 국회가 끝나면서 자연스레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20대 국회는 오는 20일 마지막 본회의를 끝으로 활동을 종료할 것으로 보인다. 20대 국회가 종료되면 처리하지 못한 법안들은 자동 폐기된다. 임시로 설치했던 비상설 상임위원회인 특별위원회들도 종료될 예정이다.

지난 2월 여야는 국회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처하기 위해 코로나특위를 설치하기로 합의했다. 위원장에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선출되고 3월2일부터 첫 전체회의를 시작으로 활동했다.

김진표 위원장은 첫 회의에서 “국회 코로나특위는 코로나19 사태를 조기에 종결하고 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하는 대책을 마련하며 근본적인 감염병 관리 대책을 수립하기 위해서 여야가 초당적으로 협력하여 설치한 특별위원회”라고 말했다.

코로나특위 첫 회의에 참석한 의원들은 의욕이 넘쳤다. 코로나19 진단키트와 같은 사용이 시급한 것에 대해서 허가를 빠르게 해주자는 의견이 나왔고, 정부부처의 현안보고를 듣기위해 3일 연속으로 회의를 열자는 의견도 있었다.

또한 당시 마스크 수급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마스크 보급을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그러면서 의료인들을 지원할 의료장비도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의원이 있었다. 이처럼 여러 의원이 의욕적으로 첫 회의에 임했다.

하지만 코로나특위는 여야의 서로 남탓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특위에 참석한 나경원 미래통합당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문제 삼으면서 “대통령께서 ‘거의 종식되어 가고 있다’라는 표현을 하면서 일상생활에 전념하라 해서 많은 국민들께서 예배라든지 다중 집회를 했고 그 이후에 확진자 수가 늘었다”라고 지적했다.

코로나특위는 두 차례 더 회의를 열었다. 3월5일 회의에선 마스크공급 부족에 대한 현안보고와 대구·경북지역 병상부족에 대한 현안보고를 받았다. 3월12일 회의에선 관계부처 현안보고를 받았다.

하지만 야당인 통합당은 주요부처 장관 등 책임자들이 참석하지 않았다면서 ‘특위 무용론’을 지적했다. 정부 입장에선 코로나19 현장에서 지휘를 맡아야할 책임자들이 참석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여야가 정쟁으로 특위를 사용하는 사이 정작 논의돼야 할 사안들은 묻혔다. 학교 내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감염병 발생 국가에서 입국한 학생·교직원에 대해 등교 중지 근거를 마련한 학교보건법 개정안이나, 공공의료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공공의대설립법 등이 20대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했다.

코로나특위는 빈손으로 활동을 종료할 처지에 놓였다. 오는 29일까지 활동기한이지만 사실상 국회가 20일 본회의를 마지막으로 활동을 종료할 예정이다. 여야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국회에서 특위를 만들었지만 정쟁에만 사용했다는 비판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