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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키워드 ‘혁신과 도전’···실용주의 빛났다

[구광모 총수 2년①]경영 키워드 ‘혁신과 도전’···실용주의 빛났다

등록 2020.05.22 08:00

수정 2020.05.22 08:01

김정훈

,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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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력 사업 과감히 정리···스타트업 투자 활발보수적 기업문화 탈피···외부인사 영입·복장 자율젊어지는 조직 문화···고객·인재 중요성 거듭 강조

경영 키워드 ‘혁신과 도전’···실용주의 빛났다 기사의 사진

구광모 LG그룹 회장(43)이 내달 29일 취임 2주년을 맞는다. 40대 초반 젊은 나이로 LG그룹의 총수 자리에 올라 ‘4세 경영 체제’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8년 5월 고 구본무 회장 타계 후 공정거래위원회 대기업집단 동일인 변경에 따라 그룹 총수로 등극한지 2년이 된다. 전세계 충격을 준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LG 계열사마다 위기와 싸우고 있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재계에서 전반적으로 호평을 받고 있는 구광모호(號)의 ‘뉴 LG’ 변화상을 짚어봤다. [편집자주]

구광모 회장이 이끄는 ‘뉴 LG’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재계 ‘젊은 총수’로 꼽히는 구 회장은 선택과 집중을 통한 ‘실용주의’를 내세우며 2년간 그룹의 DNA를 바꿔나가고 있다. 취임 3개월만에 복장 자율화를 전면 실시하고 ‘LG맨’ 순혈주의를 깨는 파격인사를 도입했으며 젊은 인재 발탁에도 적극 나섰다.

LG는 ‘인화(人和)’를 강조하던 옛 모습과 달리 경쟁력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며, 생존을 위해 소송전을 불사하고 경쟁사와 기싸움에 벌이는 등 그룹 내 분위기도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되는 것’에 집중···발 빠른 사업재편=‘구광모 시대’를 맞이한 LG그룹은 비주력사업은 과감히 정리하고 신성장동력에 적극 투자하며 2년간 빠르게 사업재편에 나섰다.

회장 취임 후 4개월만인 2018년 10월 구 회장 등 LG특수관계인은 물류계열사 판토스 지분 전량인 19.9%를 미래에셋대우에 매각했다. 판토스 지분 매각 이후 한 달만인 11월에는 일감 몰아주기 논란 해소를 위해 LG서브원의 소모성자재구매대행(MRO) 사업을 분할해 매각했다.

지난해에도 LG그룹의 비주력사업 정리는 꾸준히 이어졌다. 2019년 2월에는 ㈜LG, LG전자, LG CNS가 차세대 연료전지 개발을 위해 공동 투자했던 연료전지 자회사 ‘LG퓨얼셀시스템즈’을 청산했다. 2012년 LG퓨얼셀시스템즈 인수 후 2500억원을 투입했으나 가시적인 성과를 얻지 못해 정리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그해 7월에는 LG전자가 수처리 관리·운영회사 ‘하이엔텍’과 환경시설 설계·시공회사 ‘LG히타치워터솔루션’을 부방 관계회사인 테크로스에 매각했다. LG전자는 2010년 수처리 분야를 차세대 성장 엔진 중 하나로 선정했으나 예상만큼 성장세를 보이지 않자 관련 자회사를 매각하며 9년만에 사업에서 손을 뗐다.

LG디스플레이도 지난해 4월 조명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사업에서 철수했으며, 작년 9월 LG이노텍은 적자를 이어온 스마트폰용 메인기판(HDI) 사업을 정리했다. 올해 초 LG화학은 수익성이 악화된 액정표시장치(LCD) 유리기판 사업 철수를 결정했으며 2월에는 컬러 감광재 사업을 중국에 매각했다. 이처럼 수익성이 낮았던 계열사 사업에 구 회장은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순혈주의 깨고 미래준비 철저=구 회장은 사업재편과 함께 ‘미래 준비’에도 꾸준히 힘을 쏟고 있다. LG는 그동안 인수합병에 보수적 입장을 견지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구광모 체제’로 바뀐 뒤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그룹 산하 기업벤처캐피탈(CVC) ‘LG테크놀로지벤처스’를 활용해 스타트업 투자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구 회장은 취임 후 첫 현장 방문지로 선택한 LG사이언스파크에서 “글로벌 선도기업과 전략적인 차원에서 ‘오픈 이노베이션’을 적극 추진하는 동시에 국내는 물론 북미, 일본에서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중소·스타트업 발굴에 나서달라”고 직접 주문하기도 했다.

이후 구 회장은 작년 4월 LG테크놀로지벤처스를 첫 해외 출장지로 택해 그간 투자현황을 살피는 동시에 스타트업 투자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를 지속적으로 내비쳤다.

1조원이 넘는 인수합병(M&A)도 취임 직후 곧바로 나왔다. LG전자는 오스트리아 자동차 헤드램프 제조업체 ‘ZKW’를 인수했으며 LG유플러스는 ‘CJ헬로’를 품에 안으며 종합 미디어플랫폼 사업자로 발돋움 했다. LG화학은 미국 ‘유니실’ 인수로 자동차용 접착제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미래 준비에 속도를 내기 위해 인사에도 큰 변화를 줬다. 특히 그룹의 보수적인 문화를 깨기 위해 외부인사 영입에 적극 나섰다.

취임 후 첫 정기인사에서 구 회장은 LG그룹의 모태인 LG화학 신임 대표이사(부회장)에 글로벌 혁신기업인 3M의 신학철 부회장을 영입하는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LG화학이 CEO에 외부인사를 영입한 것은 1947년 창립 이후 70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LG 경영전략팀 사장에는 글로벌 컨설팅회사인 베인앤컴퍼니 홍범식 대표를 앉혔다.

LG그룹은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도 LG생활건강 에이본법인장(부사장)에 이창엽 한국코카콜라 대표, LG CNS 커스터머데이터앤애널리틱스사업부장(부사장)에 김은생 한국델이엠씨컨설팅서비스 총괄 등 14명을 새로 영입했다.

지난해 오래동안 LG를 이끌던 인물들이 물러나며 ‘6인 부회장’ 체제는 ‘4인 부회장’ 체제로 바뀌며 한층 젊어졌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이 지난해 9월 실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용퇴 의사를 밝힌 데 이어 ‘세탁기 박사’로 불리던 조성진 부회장도 작년 연말을 끝으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선대부터 이어온 ‘인재제일·고객가치’=LG 총수 1세대부터 3세대까지 ‘인재’와 ‘고객’을 중요하게 여기는 경영기조는 4세인 구광모 회장까지 꾸준히 이어지는 모습이다.

구 회장은 지난해 LG그룹의 연구개발(R&D) 전초기지인 LG사이언스파크에서 새해모임을 진행했으며 이후 LG화학 소재·생산기술연구원, LG인화원에 방문해 LG의 인재육성에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특히 작년 2월과 4월 한국과 미국에서 이공계 석·박사 과정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열린 ‘LG테크컨퍼런스’에 직접 참석해 인재 확보에 나섰으며, 10월에는 LG인화원에서 개최된 ‘미래사업가 육성 프로그램’에 참석해 ‘인재제일’ LG 정신을 강조했다.

LG의 핵심신념인 ‘고객가치’도 끊임없이 강조하고 있다. 구 회장은 지난해 열린 시무식 연설 10분 동안 무려 30번이나 ‘고객’을 강조했으며 올해도 신년사 영상을 통해 “항상 고객의 관점에서 고민하고 바로 실행하는 실천을 마음에 새기자”고 주문했다.

올해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도 구 회장은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면서 흔들림 없이 고객 가치를 가장 최우선에 두고 멈춤 없는 도전을 이어나가겠다”며 “사업포트폴리오 고도화와 성장동력의 발굴·육성을 통해 미래를 준비하며 기업 가치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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