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母회사 인수한 임태순 대표, 못 갚은 케이프證 M&A 자금은?

母회사 인수한 임태순 대표, 못 갚은 케이프證 M&A 자금은?

등록 2020.06.15 17:38

김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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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F 템퍼스 통해 모회사 케이프 새 주인 돼오는 8월 잔금 납부 완료하면 대주주로 등극못 갚으면 재매각 우려가, IPO 등 추진해야

母회사 인수한 임태순 대표, 못 갚은 케이프證 M&A 자금은? 기사의 사진

임태순 케이프투자증권 대표가 모회사인 케이프의 안주인이 됐다. 케이프는 코스닥의 조선기자재업체인데 올해 초 지분율 9.8%의 주요주주인 KHI가 경영 참여에 나서면서 경영권을 두고 분쟁이 한창이었다. 그런데 가까스로 임태순 대표로 최대주주가 변경되면서 경영권 분쟁 끝날 것으로 기대되는 모습이다.

앞서 12일 케이프는 최대주주인 김동호 회장과 부인이 보유한 지분 21,33%(391만3,888주)를 템퍼스인베스트먼트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한다고 공시했다. 이로써 케이프의 최대주주는 오는 8월 31일 템퍼스인베스트먼트로 바뀌게 된다.

템퍼스인베스트먼트는 임 대표가 최대주주인 템퍼스파트너스를 통해 지배(지분 70.59%)하고 있는 장외업체다. 즉 사실상 임 대표가 인수하는 셈이다. 템퍼스인베스트먼트는 30억원을 계약금으로 내고, 잔금을 8월 말 지급할 예정이다. 잔금 납부가 마무리되면 케이프 지분 23.75%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사실 임 대표는 4년 전 케이프투자증권(옛 LIG투자증권)을 인수할 당시 추진했던 M&A(인수·합병) 자금을 아직 다 못갚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임 대표는 금투업계에서 그리 잘 알려진 인물은 아니지만 사모펀드(PEF)의 M&A 분야에서는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그는 KTB PE에서 사모펀드 업계에 첫 발을 내딛었다. 이후 아이스텀파트너스 케이프인베스트먼트 등 PEF의 핵심업무를 맡으면 경력을 차근차근 쌓아왔다.

지난 2015년부터 2016년 6월까지 케이프인베스트먼트의 수장을 맡으면서 케이프투자증권을 인수하는 데 공을 세웠다. 그러면서 동시에 모회사인 케이프의 김종호 전 회장(케이프 지분율 13.66%, 현 케이프투자증권 이사)의 신임도 얻게 됐다.

김 전 회장은 증권사 인수를 성공시킨 임 대표를 케이프투자증권의 대표로 앉히고, 증권업을 전적으로 맡겼다.

그러나 사모펀드인 케이프인베스트먼트가 인수한 증권사라는 점은 잠재적인 매각 우려를 안고 있었다. 케이프투자증권을 인수할 당시 자금을 빌린 LP(유한책임투자자)들의 엑시트(투자금 회수)에 대한 대비방안을 마련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항상 잠재적인 경영 리스크가 잠재됐던 것이다.

4년 전 임 대표가 케이프투자증권 인수가 가능했던 이유는 사모펀드를 활용해 복잡한 인수 구조를 짰기 때문이다. 케이프의 완전 자회사인 케이프인베스트먼트를 통해 2016년 케이프2016사모투자합자회사를 설립하고, 그 아래 투자목적회사인 이니티움2016을 세워 LIG투자증권 지분 82.35%를 인수했다. 케이프는 이 과정에서 케이프인베스트먼트에 300억원대 자금을 빌려줬다.

당시 총 인수자금 1300억원 가운데 절반은 산은캐피탈 등 투자자(LP)를 대상으로 인수금융을 끌어왔다. 인수금융의 대출금리는 중순위 기준 연 7.5%에 이른다. LP들에는 일정 기간 안에 케이프증권을 매각하지 못하면 풋옵션(주식을 정해둔 가격에 팔 권리)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됐다. 이는 LP들의 투자금 회수에 대비한 방안을 마련하지 못하면 다시 매각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풋옵션 만기는 1년 남았는데 임 대표로서는 케이프 인수자금을 마련하는 게 만만찮았을 것이다. 즉 현재 케이프투자증권 M&A 때 빌린 자금을 아직도 갚지 못한 상황인만큼, 임 대표가 추가로 자금을 끌어와 케이프를 인수하는 데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때문에 케이프투자증권으로서는 기업공개(IPO)를 통해 어떻게든 자금에 대한 실탄을 확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2년 전 케이프투자증권은 고심 끝에 IPO를 검토하겠다고 했지만 현재는 이 역시도 ‘깜깜 무소식’인 상태다.

이 전에는 SK증권을 인수하면서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려고 시도한 적이 있었다. 케이프투자증권은 자기자본 기준으로 현재 증권업계 30위권 후반대에 있지만 SK증권의 인수가 마무리되면 10위권 안팎으로 뛰어오를 수 있다. 하지만 이 역시도 불발되고 말았다.

케이프투자증권 스스로가 오는 2021년에 재매각을 고려할 가능성도 있다. 단 케이프증권이 실적 발목을 잡을 경우 매각도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현재 임 대표는 케이프투자증권을 맡은 이후 가장 야심차게 추진했던 SK증권 인수를 실패한 뒤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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