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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증권 끌어안은 신창재···FI 분쟁 속 상장가치 높인다

교보증권 끌어안은 신창재···FI 분쟁 속 상장가치 높인다

등록 2020.06.19 07:15

장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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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 교보증권 2000억 유증 참여지배력 강화로 우리금융 매각설 불식FI 협상 결과 따라 IPO 재추진 포석알짜 자회사 보유로 상장가치 극대화

교보생명그룹 지분도. 그래픽=박혜수 기자교보생명그룹 지분도. 그래픽=박혜수 기자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당초 매각까지 검토했던 자회사 교보증권에 2000억원을 투입하며 끌어안았다. 대규모 자금 투입에 따른 지배력 강화로 그동안 끊이지 않았던 교보증권 매각설은 사실상 불식됐다.

풋옵션(주식매수 청구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재무적 투자자(FI)들과의 협상 결과에 따라 기업공개(IPO) 절차가 재개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상장가치를 높이기 위한 행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지난 16일 이사회를 열어 교보증권이 보통주 신주 2865만3296주를 주당 6980원씩 총 2000억원에 발행하는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교보생명은 교보증권 주식 51.6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유상증자 이후 교보생명의 지분율은 73.06%로 상승한다.

이번 유상증자로 교보증권에 대한 교보생명의 지배력이 강화되면서 지난 2018년부터 끊이지 않았던 매각설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게 됐다.

교보생명은 2018년 6월 최대주주 지분 매각 추진설에 대한 교보증권의 최초 조회공시 답변 당시 지분의 지속 보유, 합작회사 추진과 함께 지분 매각을 검토했다.

그러다 지난해 1월 추가 답변 때에는 지분 매각안을 검토 대상에서 제외하면서 매각 계획을 철회했다.

하지만 이는 당시 금융지주사 전환을 추진 중이던 우리은행과의 매각 협상이 최종 불발된 데 따른 것으로 알려지면서 매각 가능성은 열려 있다는 시각이 우세했다.

실제 이후에도 우리금융지주가 증권사 인수를 추진할 것이란 전망 속에 교보증권은 유력한 인수 후보로 분류돼왔다.

교보생명이 교보증권을 끌어안은 것은 현재 진행 중인 신창재 회장과 FI측 간 풋옵션 분쟁 협상 결과에 따라 IPO가 재개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교보증권은 지난해 기준 연간 800억원대 당기순이익을 남긴 알짜 자회사인 만큼 교보생명의 상장가치를 높이는데 도움이 될 것이란 판단이다. 연결 재무제표 기준 교보증권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835억원으로 전년 773억원에 비해 62억원(8%) 증가했다.

교보생명의 IPO 추진 작업은 풋옵션 행사를 둘러싼 신 회장과 FI 측의 갈등으로 무기한 중단된 상태다.

현재 FI 측이 국제상사중재위원회(ICC)에 제기한 중재 절차가 진행되고 있어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추진하기 어렵다.

여기에 지난 4월 교보생명이 풋옵션 행사 가격을 산출한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이하 딜로이트 안진)을 ‘공인회계사법’ 제15조, 제22조 등의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며 반격에 나서면서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다.

교보생명은 공정시장가치(FMV) 산출 평가업무 기준 위반 혐의로 딜로이트 안진을 미국 회계감독위원회(PCAOB)에 고발하기도 했다.

앞선 2012년 9월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이하 어피너티) 컨소시엄 등 FI 측과 풋옵션이 포함된 주주간 계약을 체결한 신 회장은 계약의 적법성, 유효성에 문제가 있다며 풋옵션 행사에 응하지 않았다.

FI 측이 보유한 교보생명 지분은 어피너티 컨소시엄 지분 24.01%와 스탠다드차타드(SC) PE 지분 5.33% 등 총 29.34%(약 600만주)다.

어피너티 컨소시엄은 어피너티(9.05%), IMM PE(5.23%), 베어링 PE(5.23%), 싱가포르투자청(4.5%) 등 4개 투자자로 구성돼 있다. 2012년 대우인터내셔널 보유 지분을 1조2054억원에 매입하면서 2015년 말까지 IPO가 이뤄지지 않으면 신 회장 개인에게 지분을 되팔 수 있는 풋옵션을 받았다.

신 회장과 FI측 간의 협상에서 최대 쟁점은 지분 가격으로, 양측이 향후 합의점을 찾을 경우 사태가 조기에 해결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교보생명은 한국거래소 상장 예비심사 신청 전 단계에서 중단한 IPO 추진 작업을 언제든지 재개할 수 있다. 교보생명은 오는 2023년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新)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을 앞두고 대규모 자본 확충이 필요한 상황이다.

FI 측이 교보생명의 상장을 통한 자금 회수에 동의한다면 교보증권의 존재는 교보생명의 상장가치를 높이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 같은 점을 염두에 둔 듯 교보생명 이사회에 참여한 FI 측 사외이사도 교보증권 유상증자 참여에 찬성했다.

신 회장 입장에서는 보험사와 증권사를 거느린 종합금융그룹 체제를 유지하면서 회계제도 변경으로 필요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다만, 교보생명은 교보증권 유상증자 참여는 FI 측과의 분쟁이나 향후 상장 추진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이번 유상증자 참여하는 교보증권의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신용평가사들의 신용등급 상향을 위한 기본 요건인 자기자본 1조원 이상을 충족해 향후 증권업계에서 한 단계가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장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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