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900억원 대출 만기 연장···기안기금 지원 부정적기안기금 외 정부 지원·새 투자자 유치가 유일한 해결책금융위, 코로나19 이전 위기봉착 기업 지원 가능성 언급
산업은행은 지난 6일과 19일 각각 만기가 돌아오는 쌍용차 대출 700억원과 200억원의 만기를 6개월 연장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쌍용차 측은 이달 초 정식으로 대출 만기를 요청한 바 있다.
산업은행은 그동안 외국계 은행과의 협의가 해결되면 쌍용차에 만기 연장을 해 준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쌍용차는 지난 6월 만기가 돌아온 외국계 금융기관 대출에 대해 일부를 상환하고 나머지는 만기 연장했다.
쌍용차 대출 만기 연장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다. 지난달 17일 진행된 브리핑에서 최대현 산은 기업금융부문 부행장은 “(만기가 도래하는 대출에 대해) 타 기관과 만기 연장을 위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협의가 되면 기존 자금을 회수할 일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산은의 이번 대출 만기연장은 급한 불을 끄는 수준에 불과하다는 평가다. 당장 다음 달 JP모건의 대출 만기가 돌아온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쌍용차의 단기 차입금(1년 내 만기도래)은 3899억3296만원이다. 이 가운데 JP모건 899억원, BNP파리바 470억원, 뱅크오브아메리카(BOA) 299억원 등 1668억원이 외국계 금융권에서 받은 단기 차입금이다.
쌍용차가 기안기금을 통해 2000억원을 지원받길 희망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차입금을 해결하고 남은 돈을 전기차 개발과 같은 신사업에 투입하겠다는 계획이었다.
현재 쌍용차는 기안기금 등 정부 지원에 기대를 걸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7일 기안기금 운용심의회는 지원신청 공고를 내고 본격적인 지원을 시작했다. 특히 기안기금 지원 업종 대상 업종이 당초 항공·해운업에서 자동차·조선·기계업 등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이면서 쌍용차 역시 기안기금을 신청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쌍용차에 대한 기안기금 지원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다. 기안기금 지원 대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유동성 위기에 처한 기업이지만, 쌍용차는 코로나19 이전부터 적자였기 때문이다.
쌍용차가 정부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신규 투자자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삼성증권과 유럽계 투자은행 로스차일드를 매각주간사로 선정해 국내외 잠재 투자자들에게 쌍용차 투자 의향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쌍용차에 대한 기안기금 지원은 부정적 기류가 흐르고있지만 기안기금 외 정부 지원을 받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지난 7일 코로나19 이전부터 경영 악화를 겪는 기업들이 자체적인 재무구조 개선 노력을 이행할 경우 정책금융지원 프로그램을 연계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명확한 지원 대상을 밝히지는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쌍용차가 지원 대상에 포함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쌍용차는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내수 판매 감소 등으로 지난 1분기까지 1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경영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일각에서는 쌍용차가 기안기금 외 정부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자구안을 뛰어넘는 추가적인 재무구조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유동성 위기에 빠진 쌍용차는 지난해부터 복지 중단·축소, 임금 반납 등의 자구노력을 이어오고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쌍용차로부터 대출 만기 연장 이외의 추가적인 요청은 없었던 것으로 안다”면서 “이해관계자의 고통 분담이란 선결 조건이 갖춰져야 지원할 수 있다는 입장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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