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아시아나, 해석여부·재협상 속도 따라 결정HMM 지원대상 예상···현대차·한국지엠 등 신청 전망LCC, 산은 등 자체 프로그램으로 우회 지원 예정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안기금운용심의회가 최근 산업은행에 기금 지원 신청 공고를 내자는 의견을 전달했다. 두 차례의 회의를 통해 기금 운용의 기본 원칙 등을 확정했기에 기금지원 신청 공고를 해도 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운용심의회는 지난주 회의에서 기금 기본운용 방안 및 내규 등에 대한 협의를 마쳤다. 이후 예정된 운용심의회에서 지원 신청 공고 일정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여신기간 등에 대한 일부 합의 사항이 남았기 때문이다.
기안기금의 첫 번째 지원 기업은 대한항공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역시 코로나19 사태로 큰 타격을 입은 항공·해운업을 지원 업종으로 정한 상태로, 국책은행이 대한항공에 우선 지원한 1조 2000억원의 기금까지 이관한다는 계획이다.
최대현 산업은행 기업금융부문 부행장은 지난 17일 현안 브리핑에서 “지원된 1조2000억원 외에 8000억원 규모를 연말까지 필요 자금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기안기금이 설립되기 전까지는 산업은행이 우선 지원하고 기안기금 전환 여부는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7월 초라도 빨리 진행된다면 기안기금을 통해서 추가 지원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초 항공·해운업에 대한 지원이 확정됐지만, 지원 규모 확대와 함께 대상 범위도 확대돼 어느 업종의 어떤 기업이 지원을 받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기안기금 지원 기업 대상은 주 채권 은행으로부터 승인을 받은 기업 중 심의위원회 심사 후 최종 결정이 이뤄진다.
산업은행은 기안기금 대상에 명시된 항공·해운업 외 추가 업종이 들어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최 부행장은 “자동차 부품사에 대한 기금 지원 여부도 충분한 논의를 통해 시급성을 감안해 적극적으로 검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안기금에 대한 자동차업계의 관심도 상당하다. 쌍용자동차에 대한 지원 여부도 관심사다. 쌍용차는 코로나19 위기 때문인지 구조조정 대상인지에 대한 해석 여부에 따라 지원이 결정될 전망이다. 다만 기안기금을 통해 쌍용차를 지원하는 것은 기금의 목적에 맞지 않는다는 게 산은의 판단이다.
최 부행장은 “기간산업안정기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경영에 문제가 있는 회사를 지원하는 것은 아니다”며 “현재 기준에 의해 (쌍용차는) 지원 대상은 아니다”고 말해 해석의 여지를 남겼다.
이외 현대자동차나 한국지엠 등도 기안기금을 신청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국지엠은 기안기금이 아니더라도 2대 주주인 산업은행에 지원 요청을 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해운업종은 기안기금 대상으로 HMM(옛 현대상선)·대한해운·팬오션 등이 해당된다. 특히 HMM 역시 우선 지원 대상 기업으로 거론되고 있다. 항공업과 달리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이 예상보다는 작았지만 현재의 물동량 급감이 지속될 경우 언제든 생존 위기에 내몰릴 수 있다는 점에서다.
철강업종에 대한 지원이 이뤄질지도 지켜봐야 한다. 철강업계는 일반 소비재가 아닌 만큼 코로나19로 인한 직접적인 수요 타격은 없다. 그러나 자동차, 가전산업 등 공장 가동 중단과 조선, 건설 등 후방 산업군이 모두 코로나19 타격을 받으면서 수요가 급감했다. 특히 수출이 반 토막 나면서 수요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우선 지원 업계인 항공업은 대한항공 외 상황이 좋지 않다. 아시아나항공은 현재 진행 중인 인수합병(M&A) 절차가 마무리되기 전까진 지원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HDC현대산업개발그룹의 인수가 결정됐지만 HDC현산이 최근 채권단에 재협상을 요구하면서 인수 완료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11일 기자간담회에서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기안기금 지원 가능성에 대해 “인수합병 완료 후 기금이 들어가아할 것"이라며 "중간단계에서 들어가기는 애매한 만큼 가부간 결론이 나야 기안기금 투입 여부를 생각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저비용항공사(LCC)들도 기안기금 지원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을 전망이다. LCC 7곳 중 제주항공과 에어부산은 기금 지원 요건(총차입금 5000억원 이상·근로자 수 300명 이상)을 충족하지만 우선 순위에서 밀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최 부행장은 “LCC는 코로나19로 직접적인 영향받은 산업인 것은 맞다”면서도 “다만 기준에 벗어난 기업이 많고 형평성 부분 때문에 기안기금을 통한 지원보다는 다른 정책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지원하는 게 타당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정부가 기안기금보다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을 통한 기존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구체화되고 있지는 않은 상황이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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