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첫삽 이후 ‘경영난’에 두 차례 입주 지연코로나 직격탄 실적 무너져 재무구조 개선이 우선
14일 이랜드에 따르면 마곡지구 센터에는 이랜드리테일·이랜드파크·이랜드건설 등 10개의 계열사가 입주한다. 특히 세계 최대 수준의 패션연구소와 패션 박물관, 첨단 F&B(식음료) 연구소 등이 들어서고 그룹 주요 계열사의 연구인력(R&D)이 입주하게 된다. 그동안 이랜드 유통은 ‘신촌’에서, 패션과 외식은 ‘가산’을 중심축으로 운영해왔지만 이번 사옥 통합으로 경영 효율성 강화와 계열사 간 시너지를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이랜드 마곡지구 센터는 대지면적 약 9700평에 이르는 대규모 사옥이다. 지하5~지상 10층으로 이뤄졌으며 수용 가능 인력은 3000명 가량이다. 이는 입주 계열사 직원을 모두 수용하고도 남는 규모다. 마곡사옥의 신축공사가 늦춰진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5년 ‘이랜드 글로벌 R&D센터’의 첫 삽을 뜬 이후 2018년 완공이 예정이었으나 재무구조 악화로 2016년 상반기 공사가 중단됐다.
이후 어느 정도 재무구조가 안정되자 2018년 7월 공사를 재개했다. 당초 2018년 신촌 사옥을 정리하는 대로 본격적인 ‘마곡시대’를 열 계획이었지만 1년 여간 공사가 지연되면서 패션·외식 등 주요 계열사가 있는 가산으로 거처를 옮겼다. 임시방편으로 가산에서의 1차 통합을 마쳤던 이랜드는 늦어도 올해 하반기에는 입주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코로나19 복병을 만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코로나19로 현장 건설 공사 등이 지연되면서다. 이랜드 측은 “현재 공사가 지연되면서 올해 입주 계획이었던 마곡 입주가 늦어지고 있다”며 “향후 정확한 입주 시기는 미정이다”고 전했다.
문제는 이번 지연으로 이랜드의 경영 행보에도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랜드는 올해 창립 40주년을 맞아 마곡 R&D센터 시대를 계기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입주 지연으로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계획 시나리오를 펼치지 못하게 됐다. 이랜드는 2015년 공격적인 인수합병 전략으로 과도한 재무 부담을 떠안은 상태다. 수년째 재무 안정성 개선 작업을 진행 중이지만 여전히 재무구조 개선이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현재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으며 계열사별 비상 경영이 한창인 가운데 주요 사업부문인 패션·외식 사업부 등 수익 개선은 시급한 상태다. 지난해 아울렛·백화점·부동상 사업 등을 운영하는 이랜드리테일의 당기 순이익은 전년도(2018년) 대비 반 토막이 났다. 매출 역시 2조 원을 갓 넘으며 전년 대비 2% 감소했으며 영업익은 10% 쪼그라들었다. 올해의 경우 코로나19 쇼크로 패션업계가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어 실적 개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애슐리·자연별곡 등을 운영하는 외식 사업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이랜드이츠는 최근 비상 경영을 선언하고 사업 전략 개편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현재 경영 상황으로는 전년 대비 매출이 40% 급감이 예상된다. 이랜드이츠는 당장은 ‘선택과 집중’으로 브랜드 전략을 재정비하겠다는 계획이다. 김완식 대표는 “올 상반기 자사는 약 30여 개 매장을 폐점했고 추가 조치까지 고민하고 있다”며 “신규 투자 역시 사업부 전략 속에 필수적인 경우에만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뉴스웨이 변상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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