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거래융자 순증 상위종목 40% SK株SK·하이닉스·케미칼·디스커버리 등 포함잔고 13조4000억원···석달만에 2배 급증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의 개인 신용공여 잔액은 지난 15일 기준 13조4161억원을 기록했다. 융자잔고는 이달 12조6471억원에서 출발해 2주만에 8000억원이 불어났다. 지난 4월 2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쇼크로 윶자잔고가 6조8780억원까지 떨어진 뒤 석 달만에 두 배 넘게 급증한 것이다.
신용거래융자란 투자자가 주식을 살 목적으로 증권사에서 빌린 돈을 의미한다. 100만원짜리 주식을 매입한다면 40만원만 투자하고 나머지 60만원을 증권사로부터 빌려 빚을 내 살 수 있다. 주가 상승할 경우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지만 주가가 일정 비율 밑으로 떨어진다면 증권사가 강제로 주식을 매각하는 반대매매에 처할 수도 있다.
주목할 점은 최근 한 달간 신용융자 잔고가 급증한 상위 10개 종목에 SK그룹주가 대거 포함됐다는 것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17일부터 이날까지 코스피 신용융자 잔고 순증감 상위 10개 종목 중 SK와 SK하이닉스, SK케미칼, SK디스커버리 등 4개 종목이 포함됐다.
코스피 융자잔고 증가세 3위인 SK는 한달새 365억원이 늘며 전체 잔고대비 21%가 늘었다. 4위 SK하이닉스 역시 342억원(21.3%)이 증가했고 SK케미칼(278억원·34.4%), SK디스커버리(157억원·55.4%) 등은 각각 7위와 10위에 포진했다.
SK그룹주를 제외하면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에서 ‘빚투’는 제약·바이오 등 주도주에 집중됐다. 코스피에선 셀트리온에 한달새 801억원의 신용융자가 몰리며 증가세 1위를 기록했고 삼성바이오로직스(330억원)도 잔고가 크게 늘었다.
코스닥에선 씨젠(778억원), 셀트리온헬스케어(568억원), 알테오젠(294억원), 셀트리온제약(186억원), 제넥신(152억원), 에스티팜(292억원) 등 코로나19 수혜주로 꼽히는 제약·바이오에 신용융자가 집중됐다.
SK그룹주에 신용융자가 몰린 것은 이달 상장한 SK 바이오 자회사 SK바이오팜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2일 코스피에 상장한 SK바이오팜은 일반청약 단계에서부터 323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공모규모 5000억원 이상 종목 중 역대 최고 경쟁률을 썼다. 상장 이후에도 6일까지 3거래일 연속으로 상한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SK바이오팜 상장을 앞두고 지주사 SK 주가는 지난 3월 23일 10만8000원에서 7월 1일 29만7000원까지 175%나 치솟았다. 같은 기간 코스피 시가총액 2위인 SK하이닉스 역시 23% 올랐다. 그간 타 그룹주에 비해 주목을 받지 못하던 SK케미칼(114%)과 SK디스커버리(209%)도 세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SK바이오팜 상장으로 지주사 SK가 반사이익을 가져갈 거란 전망이 나온다. SK바이오팜 상장 이후 SK에 대한 투자 메리트가 감소하며 주가 하락이 계속되고 있지만 SK바이오팜이 예상을 크게 뛰어넘는 시가총액을 기록하며 향후 지분 매각에 따른 투자금 회수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SK가 SK바이오팜의 지분 75%를 보유하고 있을 이유가 없다. 향후 적절한 시기에 지분 매각을 통해 주주가치제고 및 투자재원 마련에 나설 것으로 전망한다”며 “지분 50%를 남긴다고 가정 시 14일 SK바이오팜 시총 기준 3조7000억원을 확보할 수 있다. 이중 30%만 배당으로 지급한다고 해도 주당 2만3000원 배당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뉴스웨이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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