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재개 이후 코스피 외국인 순매수 가능성공매도 금지 수혜 본 코스닥 대형주, 대차잔고 증가 우려
증권가에선 공매도 재개 타격이 코스피보다 코스닥 대형주에 집중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공매도 금지 이후 코스닥 대형주의 공매도 대차잔고가 빠르게 줄어든 만큼 재개 시 타격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코스피에선 과거 사례를 바탕으로 공매도 재개 시 외국인의 순매수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공매도 금지 5개월···코스피 34%·코스닥 68% 껑충=금융당국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증시가 폭락하자 지난 3월 16일부터 코스피, 코스닥, 코넥스 전체 상장 종목에 대해 6개월 간 공매도 금지 조치를 시행했다. 지난 2009년 5월(8개월 간 금지)과 2011년 11월(3개월 간 금지) 이후 역대 세 번째 공매도 금지 조치다.
공매도 금지 조치 시행 이후 공매도 잔고는 빠르게 줄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의 공매도 잔고는 공매도가 금지된 3월 16일 13조5808억원에서 지난달 31일 11조3561억원으로 16.4%(2조2247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10월 22일 기록한 고점(16조3973억원) 대비로는 30.7%(5조412억원)이 줄었다.
시가총액 별로 보면 코스닥 대형주들의 공매도 잔고가 가장 많이 줄었다. 공매도 금지 이후 펄어비스의 공매도 잔고는 3.84%포인트 감소했고 에이치엘비(-3.68%p), 셀트리온제약(-2.4%p), 케이엠더블유(-2.02%p), 셀트리온헬스케어(-1.19%p), 에코프로비엠(-1.13%p) 등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의 공매도가 크게 감소했다.
다만 공매도 잔고 청산 속도는 점점 느려지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공매도 금지 조치 이후인 3월 16일부터 5월까지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의 일평균 공매도 잔고 비율 변화량은 각각 0.43%포인트, 0.37%포인트였으나 6월 들어선 일평균 0.09%포인트 및 0.16%포인트 감소하는 데 그쳤다.
김동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 이후 코스피, 코스닥 지수가 꾸준히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공매도 잔고가 유지됐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추가적으로 대규모 공매도 잔고 청산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과거 사례 보니···공매도 재개 이후 외국인은 코스피 순매수=공매도 재개 이후 시장 흐름은 과거 공매도 재개 사례에서 가늠해볼 수 있다. 지난 2009년과 2011년 공매도 금지가 해제된 이후 외국인들은 코스피 시장 순매수로 전환했다. 반면 코스닥에선 공매도 금지 해제와 함께 대차잔고가 급격하게 증가했다.
김 연구원은 “과거 사례를 볼 때 공매도 금지 해제가 코스피에 미치는 악영향은 제한적”이라며 “외국인은 오히려 공매도 제한 조치 이후 코스피 순매수와 대차잔고 변화가 미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스피의 경우 공매도가 제한되더라도 개별주식선물 매도를 통한 숏포지션 구축이 가능하다”며 “반면 코스닥의 경우 공매도가 금지될 경우 숏포지션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공매도 금지 해제와 함께 공매도 세력이 주식대차에 집중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매도 금지 조치와 함께 시작된 코스피200, 코스닥150 선물의 저평가 현상도 재개 이후 해소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공매도 금지에 따라 그간 차입공매도를 통해 하방 헤지를 해오던 투자자들의 선물 매도 수요가 늘어난 결과 선물이 저평가됐으며 공매도 금지 해제 이후 기계적인 스위칭거래(저평가 선물 매수와 현물 매도) 청산이 활발해질 거란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공매도 거래 금지가 해제될 경우 선물의 저평가 해소와 함께 외국인의 현물 매도세의 완화 또는 순매수 전환이 예상된다”며 “코스피의 저평가 폭이 코스닥보다 더 컸던 만큼 코스닥 보다는 코스피의 기계적인 현물 매수세가 더 강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뉴스웨이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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