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中메가코스 공장 착공 후 가동 무기한 연기신사업·옴니채널 승부수 걸었지만 부진한 성과
국내에서도 화장품 사업이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화장품 사업만으로는 더 이상 살아남기 힘들다고 판단한 배해동 회장은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동분서주 하고 있다. 그가 처음 눈을 돌린 곳은 금융 투자업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토니모리는 2017년 화성에 메가코스 생산공장을 착공하면서 본격적인 OEM·ODM 사업을 시작했다. 스킨·로션·크림 등 기초라인과 립스틱·마스카라·팩트 등 색조라인을 포함해 연간 총 7100개의 제품을 생산하며 생산실적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었다. 국내를 시작으로 중국 저장성 평호 지역에도 230억원을 투자해 신축 생산공장을 설립했다. 모든 라인의 화장품 생산을 위한 프로세스를 구축한 뒤 중국 현지 기업들과 납품 거래를 성사시켰다. 이때까지만 해도 토니모리의 성장세는 상당했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변수가 등장하면서부터 고꾸라지기 시작했다. 현지 사업을 본격화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사드 사태가 터지면서 실적은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 생산공장은 당초 그해 6월에 완공 예정이었지만 한중 관계가 악화되면서 시기가 무기한 연기됐다. 이후 일부 생산라인을 가동했지만 연이은 순손실을 기록했다. 2017년 18억 원의 매출을 올린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걸은 가운데 올해 상반기까지 매출은 ‘0’원을 기록했다. 투자 대비 공장 운영 자금을 확보하지 못한 채 손실만 누적한 셈이다.
국내 메가코스가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과는 상반된 결과였다. 토니모리는 더이상 중국에서의 지속된 투자가 무리수라고 판단, 현지 공장을 모두 매각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제조사업 자체를 철수하는 것은 아니다. 배 회장은 국내에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OEM·ODM 사업을 이어갈 방침이다. 앞서 자회사 토니인베스트먼트를 통한 신기술사업금융업에 진출한 것도 토니모리가 보유한 화장품 제조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5월 토니모리는 토니인베스트먼트에 자본금을 100억 원까지 증자하기로 하고, 유상 증자를 통해 추가 출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토니모리는 헬스케어, 뷰티 분야 등 폭넓은 분야의 스타트업을 발굴해 투자하겠다는 목표다. 스타트업 발굴은 물론, 자체적으로 디지털 시스템을 확보해 온·오프라인 옴니채널 활성화를 이루겠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이전부터 국내 화장품 대기업들이 스타트업 브랜드와의 협업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토니모리의 사업 속도가 한발 뒤처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처럼 배 회장이 신사업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주력 사업인 화장품의 저조한 실적과 연관이 깊다. 토니모리는 2017년 2057억 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2018년 1809억원까지 떨어지며 지난해에는 1720억 원까지 쪼그라들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017년 적자전환(영업손실 19억 원) 이후 3년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계속된 영업익 하락에는 메가코스의 실적도 한 몫 했다.
향후 토니모리가 메가코스 중국 사업 매각으로 현금을 확보하면 손실을 어느정도 메울 수 있겠지만 아직까지 화장품 사업 전망이 밝지 않다. 코로나 감염증이 확산되기 시작하면서 국내 오프라인 매장에 고객이 발길을 끊은 지 오래인데다, 면세점은 사실상 셧다운 상태이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화장품도 이미 언택트 소비가 활발해지면서 업체마다 온라인 플랫폼 강화에 나선 상태다”며 “로드샵 중심 매장이 몇년 째 영업 적자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남들과 똑같은 전략으로는 반전 실적을 내기엔 무리가 있다”고 내다봤다.
뉴스웨이 변상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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