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친환경에너지 기업으로 사업재편 지원소형모듈원전 사업 본격화, 1.5조원 수출길 열려두산重, 소형모듈원전 주력 사업으로 끌어안기美뉴스케일 사업 확대 추진···장기적 시장 성장
2일 두산그룹 등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은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자구안(재무구조 개선계획)을 마련하면서 합의한 친환경 사업 포트폴리오에 빠져 있는 소형모듈원전 사업도 동시에 끌어안고 가겠다는 ‘투트랙’ 전략을 모색 중이다.
채권단은 상반기에 3조원 규모 운영자금을 지원하면서 두산중공업이 가스터빈, 해상풍력, 친환경수력발전, 태양광발전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바꿀 것이라 밝힌 바 있다. 여기에 소형모듈원전 사업이 더해지면서, 업계 안팎에선 경영정상화 수순이 한층 빨라질 것이란 기대도 커지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520억원 규모로 지분 투자에 나섰던 미국 원전업체 뉴스케일이 최근 업계 최초로 북미 원자력규제위원회의 설계인증 심사를 통과해 내년부터 소형모듈원전에 들어가는 주단소재, 주기기 등을 공급하게 됐다. 720메가와트(MW) 규모로 아이다호에 건설돼 2029년 상업운전을 하는 첫 프로젝트의 두산 측 수주 물량은 1조5000억원 규모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소형모듈원전은 친환경 기업으로 변화를 추진하는 가운데서도 주력 사업으로 끌어안고 간다”며 “내년부터 주기기를 공급하면 매출에 본격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전기차와 마찬가지로 소형모듈원전이 미래 유망 산업으로 관심이 높아지면서 뉴스케일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업체들이 뛰어들고 있다”며 “많은 경쟁자 가운데 뉴스케일이 처음으로 심사를 통과했다는 게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소형모듈원전은 두산중공업이 그동안 사업을 가시화하지 못한 신사업 분야다. 두산중공업은 뉴스케일의 사업 확대에 따라 수주가 더 늘어날 것으로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뉴스케일을 시작으로 소형모듈원전 사업자들이 가세하면 관련 부문 시장은 오는 2035년까지 35기가와트(GW, 1GW는 1000MW)까지 확대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국내 원전 1기 발전 용량이 1GW급이다.
시장 관계자는 “소형모듈원전에 주기기를 공급할 수 있는 업체는 전세계에서 몇 군데 없다”며 “뉴스케일이 미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와도 MOU(업무협약)를 맺었기 때문에 주기기를 공급하는 두산의 파트너십은 장기적으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두산중공업은 늦어도 내년 말까지는 3조원 규모 자구안 이행을 마치겠다는 내부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장밋빛 전망’에도 신사업들이 두산중공업의 정상화 과정에서 당장 ‘큰 돈’을 가져다주지 못해 빠른 차입금 감축으로 이어지기까진 상당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인프라코어·밥캣 등 자회사를 뺀 두산중공업의 차입금은 5조4000억원에 달한다. 산은, 수은 등 채권단에 빌린 대출금만 4조2000억원 수준이다. 자산 매각 등으로 3조원어치 빚을 갚는다고 해도 영업이익을 큰 폭으로 늘리지 못하면 차입금 감축까진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두산중공업은 별도 사업 기준 올 상반기에 1300억원의 영업손실과 80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핵심 사업으로 키우는 가스터빈은 오는 2026년 연 매출 3조원을 목표로 진행 중인데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 2025년 매출 1조원로 준비하는 해상풍력도 당장 ‘캐시카우’ 역할을 하지 못한다. 소형모듈원전도 장기적인 프로젝트다.
사측은 전날 창원 본사에서 열린 올해 단체협상 실무교섭에서 “제강공장과 단조공장의 물량은 평상시의 절반 수준”이라며 “소형모듈원전은 2022년에 효과가 나타난다”고 노동조합에 전달했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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