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터빈 2026년 매출 3조, 해상풍력 2025년 매출 1조 계획채권단 “사업재편 적극 지원” 밝혔지만···업계 경쟁력 ‘물음표’
두산중공업 채권단인 산업은행은 지난 3일 두산중공업의 재무구조 개선계획(자구안)이 차질 없이 진행 중이며 두산타워, 두산솔루스 등 매각 대상 자산도 계획대로 순항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국내 전력 인프라의 핵심 역할을 담당하는 두산중공업이 에너지전문기업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방침도 덧붙였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 이후 친환경 기업으로 탈바꿈한다는 두산중공업은 주력 사업으로 가스터빈과 해상풍력 2개 사업을 낙점했다. 여러 에너지 사업군 가운데서도 장기적으로 매출 계획이 세워진 것은 이들 2개다. 가스터빈은 설계·제작 및 서비스 부문에서 2026년 매출 3조원, 해상풍력은 2025년 매출 1조원을 목표로 신사업 두 축에서 매출 4조원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과 해상풍력 사업이 시장에서 수주 기반을 확보할 때까진 적어도 4~5년은 소요될 예정이다. 원자력, 화력 등 발전사업 시장이 쪼그라들고 있는 가운데 4조원이 넘는 은행권 차입금과 3조6000억원 규모 정부 대출금 등을 고려하면 자구안을 이행한다고 해도 상당한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두산인프라코어 등을 제외한 두산중공업 별도 사업의 매출액은 3조7086억원으로 2017년 대비 14% 줄었다. 기존 발전사업의 수주 급감으로 창원사업장은 지난 5월부터 유휴 인력 400여명이 휴업에 들어갔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자료를 참고하면 국내 건설 중인 석탄화력발전 용량은 7000메가와트(MW)인 반면, 지난해 전세계적으로 최종 투자 결정이 이뤄진 석탄화력발전 용량은 2만3000MW 수준에 그쳐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3년간 두산중공업의 신규 수주 70%는 석탄화력발전이 차지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석탄으로 인한 향후 현금흐름 창출 능력은 전세계 석탄 사업 시장이 쪼그라들고 있어 많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가스터빈 사업도 지난 3년간 중동과 미국 등 시장은 줄어들거나 현상 유지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가스터빈 시장은 미쓰비시, 제너럴일렉트릭(GE), 지멘스 등 메이저 플레이어들이 이미 상당히 포화 상태다. 여기에 두산중공업의 태동하는 기술이 들어가면 얼마나 경쟁력이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강조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9월 270MW급 가스터빈 초도품(양산을 위한 첫 생산품) 제작을 완료하고 성능시험을 진행 중이다. 한국서부발전이 추진하는 500MW급 김포열병합발전소는 2022년 준공 예정으로 이후 약 2년간 실증을 진행해야 상업운전에 돌입할 수 있다. 해외 수주 기반을 다지는 것은 그 다음 단계다. 두산이 매출 3조원 달성 시점을 6년 뒤인 2026년으로 계획한 배경도 같은 맥락이다.
해상풍력은 두산중공업이 그동안 풍력발전기 공급을 기반으로 해상풍력발전기 사업으로 확대 전환해 5년 뒤 1조원 매출을 목표로 한다. 가스터빈과 마찬가지로 사업계획대로 추진된다고 해도 조 단위 매출을 올리기까진 상당 시일이 걸릴 예정이다.
물론 이같은 두산중공업의 사업계획은 정부가 2030년까지 1만2000MW 규모(연 평균 1200MW) 해상풍력을 짓는 ‘해상풍력 발전방안’ 등을 고려한 수준이다. 현재 국내 설치된 해상풍력은 120MW로 이중 두산중공업은 90MW를 공급했다.
풍력 산업계 관계자는 “현재 상용화 기술을 갖고 있는 국내 기업은 두산중공업이 유일하지만, 향후 해상풍력 시장이 커지면 국내외 다양한 업체들이 시장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돼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두산중공업은 미래 먹거리 준비 과정에서 빠른 속도로 회사 빚을 갚아나가야 한다. 지난해 1조7200억원 규모로 인도네시아에 1000MW급 화력발전 2기 등을 짓는 발전사업을 수주했지만 에너지 시장의 변화에 따른 기존 사업의 경쟁력 저하 우려는 여전하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해외 시장에서는 기존 발전사업 수주 기회가 여전히 많다”며 “신사업 안착 이전까지 기존 사업은 지속적으로 끌고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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