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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노딜 ‘시간문제’···금호 발표만 남았다

아시아나항공 노딜 ‘시간문제’···금호 발표만 남았다

등록 2020.09.03 16:37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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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산, ‘12주 재실사’ 입장 고수산은 ‘1조 할인’ 파격 제안 사실상 거절금호, SPA 해제 권한 확보···거래파기 가능채권단 체제로···기안기금 우선 투입할 듯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재실사’ 입장을 거듭 밝히면서, 노딜이 기정사실화 됐다. 시장에서는 금호산업의 계약해지 통보만 남았다고 보고 있다.

3일 금융업계와 재계 등에 따르면 HDC현산은 전날 KDB산업은행 등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에 ‘12주간의 재실사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전달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작년 12월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당시보다 상황이 크게 악화됐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한 것이다.

앞서 이동걸 산은 회장과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지난달 26일 아시아나항공 인수 관련 최종 담판을 가졌다.

이 회장은 정 회장에게 아시아나항공 인수대금을 파격적으로 깎아주겠다고 제안했다. 산은이 최대 1조5000억원을 지원하는 대신, HDC현산은 당초 계약금액 2조5000억원보다 1조원 가량 낮은 1조5000억원만 부담하라는 게 골자다.

또 대출 상환기간 연장과 금리 인하, 영구채 유지 등 HDC현산의 부담을 완화시킬 수 있는 여러가지 당근책을 제시했다.

정 회장은 답변 시한인 지난 2일을 맞췄다. 하지만 채권단이 이미 거절한 재실사 카드를 다시 꺼내들면서 ‘거절’ 의사를 시사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안팎에서는 딜 무산 공식화가 시간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매각 당사자인 금호산업이 언제 최종 계약파기를 선언하는지에 달렸다는 설명이다.

금호산업은 이미 지난달 12일 SPA 해제 권한이 생겼다. HDC현산이 거래 지연 원인이던 해외 기업결합심사가 종료됐음에도 불구, 별다른 후속조치를 취하지 않은데 따른 것이다.

채권단과 금호산업은 SPA 계약서에 근거해 HDC현산이 딜 클로징(거래종결)을 하지 않으면 금호산업이 SPA를 파기할 수 있다는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HDC현산은 거래불발 책임을 피하기 위해 금호산업의 대면협상 제안을 수락했다. 공문에 적힌 ‘위약금 몰취가 가능하다’는 문구가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HDC현산이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의 잘못을 부각시키며 협상에 응하지 않은 것에 대해 계약금 반환소송 명문쌓기라는 시각이 우세했다. HDC현산은 SPA를 맺으면서 계약금 2500억원을 에스크로 계좌에 선지급해 놓은 상태다.

금호산업과 HDC현산은 지난 20일 각사 대표이사가 참석하는 실무자 협상을 진행했다. 하지만 양측은 성과를 내긴 커녕, 입장차만 확인하는데 그쳤다. 이 회장이 직접 정 회장에게 최종담판을 제안한 것도 이 때문이다.

거래가 최종 무산되면 아시아나항공은 채권단 관리 체제로 넘어가게 된다. 정부는 아시아나항공에 약 2조원 규모의 기간산업안정기금 투입을 우선 검토하게 된다.

채권단은 항공업황이 회복되고, 아시아나항공 경영 정상화를 완수한 뒤에 재매각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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