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찬 문자로 포털업계 뉴스편집 개입 의혹 논란 확대카카오, 2015년부터 AI가 편집···네이버도 2018년 도입사용자별 다른 화면, 뉴스편집 이해 부족서 나온 해프닝
1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누군가에게 텔레그램 앱으로 메시지를 보낸 사진이 포착돼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에는 윤 의원이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발언 기사가 걸린 포털 다음의 뉴스 화면을 캡쳐해 본낸 뒤 “카카오에 강력히 항의해주세요”, “카카오 너무하는 군요. 들어오라고 하세요”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맥락 상 윤 의원이 포털 다음의 뉴스 배열과 관련해 강한 반감을 가지고 카카오의 대관업무 등을 담당하는 관계자를 국회로 부르도록 보좌진에게 지시한 것으로 해석됐다.
해당 사진이 공개되자 논란은 일파만파로 확대됐다. 국회의원이 민간기업을 압박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특히 포털사가 뉴스편집, 배열에 개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이어지면서 논란이 더욱 커졌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포털 다음의 뉴스편집, 배열에는 사람의 손길이 아닌 인공지능이 전적으로 담당한다. 윤 의원이 포털 다음 뉴스편집, 배열을 보고 불만을 터트린 것은 뉴스편집, 배열에 대한 이해 부족에 따른 단순 해프닝이다.
카카오는 지난 2015년 6월부터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 뉴스 추천 서비스 ‘루빅스(현 카카오i)'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사용자 맞춤형 뉴스 콘텐츠를 추천, 배열, 편집하는 서비스다. 사용자의 기사 소비 패턴을 실시간으로 학습해 기사 노출 여부는 물론 노출위치 등도 전적으로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통해 진행된다.
이 과정에서 사람의 개입은 배제된다. 단 올림픽 등 특집 페이지 등을 구성하거나 할 시에만 기획 등의 사람의 개입이 이뤄진다.
소비 패턴에 따라 다른 화면을 노출하는 만큼 사용자 개인마다 각기 다른 첫 뉴스 화면을 볼 수 있다. 정치 뉴스를 좋아하는 이용자라면 정치 뉴스가, 사회적 이슈에 관심 많은 사람이라면 사회 뉴스를 먼저, 그리고 가장 편히 볼 수 있는 곳에 배열하는 형태다.
논란이 된 윤영찬 의원의 메시지 상에서 볼 수 있던 화면은 포털 다음앱의 뉴스 배열이 담긴 사진이다. 해당 스크린샷을 찍은 윤 의원의 기사 소비패턴에 맞춰진 배열이다. 모든 사용자들에게 야당 원내대표 연설 기사가 1면에 배치된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카카오에 강력히 항의해주세요”라는 윤영찬 의원의 문자 메시지는 인공지능 기반 뉴스편집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황에서 나온 일종의 해프닝이다. 물론 국회의원이 민간기업에 압박을 가하려 한다는 도덕적 비판 소지는 남아있다.
카카오 뿐 아니라 네이버 역시 뉴스편집 및 배열에서는 손을 뗐다. 네이버도 지난 2017년 2월 뉴스 추천 ‘에어스’를 도입했다. 현재 언론사들이 직접 배열하는 뉴스 영역을 제외하고 모든 뉴스는 인공지능이 전적으로 뉴스를 배열한다. 평소 이용자의 콘텐츠 소비 성향에 따라 노출되는 주제, 순서, 대표 기사 모두 각기 다르다.
사실 포털업계에서는 뉴스편집 논란은 이른바 ‘사골’ 이슈다. 이미 지난 2018년 정치권을 중심으로 포털업체들의 뉴스편집, 배열의 공정성 논란이 지속 제기됐다. 카카오와 네이버의 CEO 및 창업자들은 뉴스편집 논란으로 인해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 국회의원들로부터 뭇매를 맞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양대 포털 업체 중 국내 1위 네이버는 뉴스 첫 화면 배열, 뉴스편집, 배열 논란이 사라지지 않자 아예 자사 모바일 앱 첫 화면에서 뉴스를 빼버리는 극약 처방까지 내렸다.
일각에서는 뉴스배열, 편집을 인공지능이 전담한다고 해서 중립적이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재웅 전 쏘카 대표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인공지능은 설계한대로, 혹은 현상을 반영해서 판단할 가능성이 높지 인공지능이라 해서 가치중립적으로 판단하지는 않는다”면서 “어떤 가치판단을 가지고 어떻게 뉴스편집을 하도록 설계된 인공지능인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스웨이 이어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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