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에 작년 3분기 영업대비 2배 이상 확대 전망성윤모 “한전 실적 안정적·예측 가능해야···도입 검토”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3분기에 연결기준으로 2조6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작년 3분기 영업이익 (1조2393억원)보다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한전은 2018년(-2080억원)과 2019년(-1조2765억원) 2년 연속 내리 적자를 냈다. 그러다 올해 들어서 1, 2분기 연속 흑자를 내며 상반기에만 8204억원의 흑자를 달성했다. 3·4분기를 합치면 올해 연간 흑자 규모는 4조원 안팎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이다.
저유가 기조가 지속하면서 연료비와 전력 구매비를 아낀 덕분이다. 유연탄, 액화천연가스(LNG) 등 전기 생산에 쓰이는 연료 가격은 국제 유가와 연동된다. 국제 유가는 지난해 평균 64달러에서 올해는 3분기까지 40달러 선을 유지하고 있다.
실적 개선으로 한전이 추진 중인 전기요금 개편안에 연료비 연동제가 최종 포함될지 주목되고 있다.연료비 연동제는 전기 생산에 쓰이는 연료 가격을 전기요금에 바로 반영하는 제도다. 현재는 연료 가격과 관계없이 사용량만큼 고정된 전기요금을 낸다.
연동제가 도입되면 유가가 오를 때는 전기요금이 올라가고, 유가가 내려가면 요금도 내려가게 된다.소비자들은 합리적인 전기소비를 할 수 있고, 국제유가에 따라 실적이 널뛰던 한전은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유지할 수 있다.
에너지전환 정책으로 석탄 발전이나 원자력 발전이 줄면 연료비가 상대적으로 비싼 LNG 발전 등이 늘어나 한전의 전력 구매비 부담이 커지는데, 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하면 이런 원가 변동 요인을 적기에 최종 소비자에게 전달할 수 있다.
연동제를 고유가 시기에 도입하면 ‘전기요금 인상하려 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지금처럼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기와 저유가 시기에 도입하면 소비자들은 전기요금 인하 혜택을 볼 수 있어 ‘도입 적기’로 판단하고 있다.
한전이 경영실적 개선으로 전기요금 인하를 감당할 만한 체력을 다진 점도 작용하고 있다. 한전은 지난 8월 2분기 실적 발표 때 “연료비 연동제 등 합리적인 전기 요금 개편을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전은 곧 전기요금 체계 개편안을 마련해 정부 인허가를 받을 방침이다.
정부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7일 열린 국회 국정감사에서 “정부도 3차 에너지 기본계획에서 연료비를 탄력적으로 반영하는 요금체제 도입을 밝힌 바 있다”며 “한전도 (연료비 연동제를) 깊이 검토하고 있어 이를 관심 있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성 장관은 “기본적으로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것이 기관 운영과 국민에게도 좋다고 생각한다”며 “연료비가 전기요금에 가장 큰 결정 요인이기 때문에 한전 실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우리나라의 전금요금이 지나치게 저렴해 개선을 권고했다. OECD는 8일 한국경제보고서 발표를 통해 “한국의 저렴한 전기 요금 정책이 재생에너지의 시장 진입은 물론 향후 전력 수요관리에 대한 투자를 저해한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전기요금이 저렴한 국가 중 하나로 꼽힌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올해 상반기 발표한 ≒2018년 가정용 전기요금’에 따르면 33개 조사대상 국가 중 한국의 가정용 전기요금은 110.5달러/MWh로 멕시코(62.9달러/MWh), 터키(103.9달러/MWh)에 이어 세 번째로 저렴하다. 이는 가장 비싼 덴마크(358.0달러/MWh)에 비해 3분 1도 안 되는 가격이며, 일본(239.0달러/MWh)의 절반 수준이다.
뉴스웨이 주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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