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통’ 권혁웅 사장, 2년 만에 ㈜한화 복귀외부 출신 이성수 부사장, 승진 후 지주사로금춘수 부회장 이끄는 지원부문, 계열사별 독립경영 강화
계열사 대표를 거친 임원들의 실질 지주사행(行)이 가지는 의미는 적지 않다. 계열사 대표를 거친 임원들이 지원부문에 합류해 계열사 이사회 중심의 경영을 강화하는 한편, 투자한 자회사들에 대한 사업관리를 고도화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20일 재계 등에 따르면 한화그룹이 지난달 말 실시한 사장단 인사에서 권혁웅 전 대표가 ㈜한화 지원부문 총괄 역으로 이동했다. 2018년 연말 임원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하며 한화종합화학과 한화토탈 대표이사를 겸직한 지 약 2년 만이다.
권 사장은 1961년생으로 올해 경기고와 한양대 화학공학과, 카이스트(KAIST) 화학공학 석·박사 과정을 밟은 화학 분야 전문가다. 1985년 경인에너지(옛 한화에너지)로 입사해 연구실장을 거쳐 한화케미칼(현 한화솔루션) 에너지절감태스크포스팀(TFT)장, CA사업기획팀장 등을 역임했다. 2012년부터 2015년까지 한화에너지 대표이사 전무로 근무했다.
권 사장은 이후 ㈜한화로 자리를 옮겼다. 경영기획실 인력팀장으로 근무하다 같은해 말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당시 컨트롤타워이던 지주경영부문에서 인재육성 전략, 채용전략 등 그룹 공통으로 적용하는 인사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이성수 전 대표도 4년간 몸 담은 한화디펜스를 떠나 ㈜한화로 돌아왔다. 이 전 대표는 2016년 상반기까지 ㈜한화 방산부문 기획실장과 경영기획실장을 맡았다. 특히 이번 인사에서 해외 수출 성과를 인정받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1967년생인 이 부사장은 서울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하버드대 MBA 과정을 거쳐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네모파트너즈(Nemo Partners Consulting)와 글로벌 헤드헌팅 회사인 하이드릭&스트러글스(Heidrick Struggles)에서 부사장으로 근무했다.
이 부사장이 한화그룹에 합류한 것은 2006년이다. 한화케미칼 전략기획 담당 임원(상무보)으로 입사했다. 2011년부터는 2년간 신사업담당 상무로 재직하다 ㈜한화로 넘어갔다.
미래전략가인 이 부사장은 ㈜한화에서 한화디펜스 전신인 두산 DST 인수를 총괄했다. 인수가 성공리에 완료되자 2016년 한화디펜스로 자리를 옮겨 사업총괄 전무를 맡았고, 이듬해 대표로 영전했다. 2019년에는 한화지상방산과의 합병으로 영향력은 더욱 강화됐다.
‘화학통’인 권 사장과 ‘방산통’인 이 부사장은 ㈜한화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지만, 지원부문에 합류한 배경을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지원부문은 한화그룹이 2018년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던 경영기획실을 해체하고 만든 조직이다. 합리적으로 필요한 범위 내에서 그룹을 대표하는 지주 고유의 역할을 수행 중이다. 경영기획실과 달리 계열사 경영간섭과 개입은 철저히 금지한다.
지원부문 대표이사는 김 회장을 오랜 기간 보필해 온 금춘수 부회장이다. 금 부회장은 2007년부터 경영기획실장을 맡아 기획과 인사, 재무, 커뮤니케이션, 대관, 법무 등 경영 전반을 관리했다. 2011년부터는 중국 한화차이나 사장으로 한국을 떠나있었다. 하지만 2014년 다시 복귀해 경영기획실을 진두지휘했고, 여전히 그룹 살림을 챙기 있다.
권 사장과 이 부사장은 계열사 대표 경험으로 쌓은 사업 이해도를 바탕으로 업무 지원을 강화하는 역할을 수행할 가능성이 크다. 김 사장 체제 전환에 속도가 붙은 만큼, 계열사에 대한 유기적이고 신속한 대응을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김 회장의 경영복귀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으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내년 2월 이후부터 복귀가 가능하다. 지원부문에 더욱 힘을 실어줌으로써 김 회장이 여전히 ‘1인자’라는 점을 대외적으로 공표하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지원부문은 금 부회장을 중심으로 10여명 안팎의 임원들이 포진해 있다. 전체 규모가 30여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임원 집중률이 매우 높다. 이들은 화학, 건설, 금융 등 핵심 계열사에서 재무, 전략, 기획, 투자 등의 전문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김 사장은 중간지주사격인 한화솔루션 전략부문 대표와 ㈜한화 전략부문장을 맡고 있다. 김 사장이 추진하는 중장기 전략 수립이나 신사업은 지원부문과의 협의 없이는 진행이 불가능하다.
재계 한 관계자는 “한화그룹의 최대 화두는 3세 승계”라며 “3세 경영 체제를 탄탄하고 안전하게 구축하는게 중요하다. 하지만 급격한 세대교체는 부작용이 날 수 있기 때문에 김 회장 복귀 준비 일환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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