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매출 ‘2조 원’ 돌파, 사상 최대 매출 기록 국내 노하우 적용해 美 지역 ‘글로벌 매직’ 노린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 여파로 유통업계 전반적으로 매출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서도 호실적을 유지했다. LG생활건강의 3분기 영업이익은 매출 2조 원이라는 분기 최대를 달성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동종업계가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서도 나홀로 성장세를 이어간 셈이다. 올해 누계 매출은 벌써 5조 원을 훌쩍 넘어섰고, 영업익 역시 1조 원에 성큼 다가갔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 누계 실적을 달성한데는 그간 차 부회장이 뚝심있는 경영 행보가 통했다는 평이다. 화장품·생활용품·음료부문으로 분산한 포트폴리오는 위기에 처한 화장품 매출 부재를 메워주면서 코로나 위기를 극복했다. 실제 지난 1분기부터 화장품 성적은 음료 생활용품 등 전 사업 부문 중 가장 좋지 않았다. 반면 외출이 줄면서 생활용품과 음료 부분이 반사이익을 누리며 상반기 든든한 버팀목으로 자리잡았다.
LG생활건강은 “코로나 장기화에 따른 불확실성이 지속됐지만 한층 강화된 브랜드 경쟁력에 힘입어 작년 동기대비 매출과 이익 모두 성장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계속해서 화장품 주요 채널들의 약세가 지속되고, 관광객수가 전년대비 96% 감소하는 추세가 이어졌으나, ‘후’, 더마화장품 ‘CNP’ 등 럭셔리 브랜드들의 국내외 수요에 힘입어 빠르게 매출을 회복했다. 또한 화장품 매출 비중의 1/3을 차지하는 면세점 채널의 매출 감소폭이 상반기 대비 축소되며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중국에서는 화장품 비수기였음에도 ‘후’, ‘오휘’, ‘CNP’ 등이 디지털 채널에서 좋은 성과를 보이며 22%의 매출 성장을 이뤘다. 특히 ‘후’는 8월 T-mall 슈퍼브랜드데이에서 알리바바(T-mall + 타오바오) 기초 화장품 1위를 기록하는 등 중국 대표 디지털 채널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뒀다. 음료와 생활용품 사업 역시 영업익 15%, 47% 이상 증가하며 굳건한 성장세를 보였다.
이제 차 부회장의 남은 과제는 ‘글로벌화’다. 이미 국내에서 견고한 성장세를 보인 LG생활건강은 지난해 본격적인 글로벌 행보를 위한 채비를 마쳤다. 그 결과 지난해 4월 뉴에이본 지분 100%를 1450억원에 사들였다. 뉴에이본은 미국의 화장품 및 퍼스널케어 기업으로 미국, 캐나다, 푸에르토리코 지역에 약 30만명에 달하는 세일즈 인력과 유통망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는 뉴에이본 인수 이후 현지 사업구조 개편 작업을 마치며 본격적인 글로벌 경영에 돌입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에이본캐나다와 기존 캐나다 법인 후르츠앤패션(FRUITS&PASSION) 법인 등 세 곳을 합병하면서 LG생활건강의 글로벌 도약을 위한 밑작업을 다졌다. 특히 차 부회장은 올해 LG생활건강 영문 사명을 ‘LG H&H’로 바꾸고 새롭게 의지를 다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뉴에이본의 최종 목표를 손익분기점(BEP)으로 정하며 수익성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한 중국 시장에서 프리미엄 전략이 통한 것처럼, 미국 현지에서도 고급화 전략을 택했다. 특히 자연주의를 강조한 허브 화장품 ‘빌리프’ 매출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빌리프는 현재 미국 뉴욕과 보스턴, LA, 샌프란시스코 등에 약 410개 매장에 입점해있다. 특히 글로벌 화장품 편집숍 세포라 입점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왔다.
차 부회장은 국내서 다진 노하우를 글로벌 전략에도 그대로 적용했다. 화장품 뿐만 아니라 음료·생활용품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 작업에 돌입한 것. 국내에서 생산하는 오럴·바디·헤어 등 생활 전반에 걸친 제품군을 현지 전략에 맞게 프리미엄화로 재탄생시킨다는 복안이다. 또한 국내에서 잘 나가는 음료 사업도 미국에 선보이겠다는 전략이다. 앞서 차 부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기존 상품 외에도 프리미엄 브랜드를 육성해 음료 시장에서 브랜드 우위를 선점해야 한다고 주문한 바 있다.
차 부회장은 “진정한 글로벌 회사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기존 글로벌 사업 전개 기조를 유지하면서 미주사업의 성공적인 안착을 가속화해야 한다”며 “우선적으로 최대 유통망으로 꼽히는 에이본 인수로 판매망을 확보한 만큼 앞으로는 제품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변상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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