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5개 계열사 중심 신규 지주사 설립 결정구본준 수장 맡아 독립경영 체제로 운영···계열분리 준비성장사업 집중 투자···사업 포트폴리오 획기적 전환 계획
26일 지주사 ㈜LG는 이사회를 열고 13개 자회사 출자 부문 가운데 LG상사(판토스 포함), 실리콘웍스, LG하우시스, LG MMA 등 4개 자회사 출자 부문을 분할해 신규 지주회사인 ‘㈜LG신설지주(가칭)’를 설립하는 분할계획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LG신설지주회사가 4개 회사를 자회사로, LG상사 산하의 판토스 등을 손자회사로 편입하는 방안이다. ㈜LG는 내년 3월 26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회사분할 승인 절차를 거친 뒤 5월 1일자로 존속회사 ㈜LG와 신설회사 ㈜LG신설지주 2개 지주회사로 재편된다.
분할 후 LG는 전자·화학·통신서비스에 역량과 자원을 집중하고 신설 지주사는 새로운 이사진에 의한 독립경영 체제로 운영하며 기업가치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35년 LG 생활 후 69세에 신설지주사 수장으로 독립
구 고문은 고 구자경 LG 명예회장의 셋째 아들이자 고 구본무 전 LG 회장의 동생으로 고 구본무 회장과 함께 LG그룹에 가장 오래 몸담은 인물로 꼽힌다.
그는 1978년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 미국 최대 통신 반도체 기업인 AT&T에서 3년여간 근무했다. LG 입사는 1985년 금성반도체 부장으로 시작했다. 이후 금성사 동경사무소 이사, LG반도체 대표이사 부사장, LG필립스LCD 대표이사 부회장, LG상사 대표이사 부회장, LG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LG 신성장사업추진단장 부회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치며 회사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
LG필립스LCD 대표를 맡을 당시에는 LG를 디스플레이 1위 자리에 올려 놓았으며 2016년에도 신성장추진단장을 맡아 전장부품(VC) 등 신사업 육성에 힘을 쏟았다. 2017년과 2018년에는 와병 중인 구본무 회장을 대신해 LG그룹을 안정적으로 이끌며 남다른 리더십을 보였다.
LG는 이번 신규회사 설립으로 향후 계열분리 추진 시 지배구조를 보다 단순하게 하면서 불확실성 해소 및 경제력 집중 완화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LG 관계자는 “국내 대기업 최초로 선진형 지배구조인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LG는 지속적으로 사업 영역과 경영관리 역량을 전문화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해 왔다”며, “향후 계열분리 추진 시 그룹의 지배구조를 보다 단순하게 하면서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 완화 방향에도 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인적분할 방식 선택···신규 지주사 성장사업에 집중 투자
이번 분할은 존속 및 신설 지주회사 모두 현재의 지주회사 및 상장회사 체제를 유지할 수 있도록 ㈜LG의 자회사 출자 부문 가운데 상장 자회사인 LG상사, 실리콘웍스, LG하우시스 및 비상장 자회사인 LG MMA 출자 부문을 인적분할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분할비율은 존속 및 신설 지주회사의 별도 재무제표상 순자산 장부가액 기준에 따른 것으로 ㈜LG 0.9115879, 신설 지주회사 0.0884121이다. 이에 따라 내년 5월 1일 분할 절차가 완료되면 기존 ㈜LG 주식 100주를 가진 주주는 회사분할 후 ㈜LG 91주, 신설 지주회사는 재상장 주식 수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액면가액을 1000원으로 정함에 따라 44주를 각각 교부받게 된다. 소수점 이하 단주는 재상장 초일의 종가로 환산해 현금으로 지급된다.
분할 후 신설 지주회사는 발행주식 총수 7774만5975주, 자산 9133억원, 자본 9108억원, 부채 25억원, 부채비율 0.3%의 건전한 재무구조를 갖게 된다. ㈜LG의 경우 발행주식 총수 1억6032만2613주, 자산 9조7798억원, 자본 9조3889억원, 부채 3909억원, 부채비율 4.2%가 된다.
LG신설지주는 전문화 및 전업화에 기반해 사업 집중력을 높이고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성장사업에 집중 투자하고 사업 포트폴리오와 사업모델을 획기적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신설 지주회사 산하의 ▲자원개발 및 인프라(LG상사) ▲물류(판토스) ▲시스템반도체 설계(실리콘웍스) ▲건축자재(LG하우시스) ▲기초소재(LG MMA) 사업은 해당 산업 내 경쟁적 지위를 확보하고 있어 성장 잠재력이 높다. 이번 분할을 계기로 외부 사업 확대 및 다양한 사업기회 발굴을 통해 주력사업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LG상사는 중점사업으로 육성 중인 팜 사업에 역량을 집중해 거래물량 및 생산성을 강화하고, 헬스케어 및 친환경 분야에서 신규 사업 기회를 적극 발굴한다. LG하우시스는 친환경 프리미엄 인테리어 제품과 서비스로 사업을 차별화하고 B2C 사업 확대를 위한 유통 경쟁력 강화로 홈(Home) 등 공간 관련 고부가 토털 인테리어 서비스 시장을 집중 공략한다.
실리콘웍스, 판토스, LG MMA 등은 디지털화, 비대면 트렌드에 맞게 다각화된 사업 및 고객 포트폴리오,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회사로 육성하여 기업가치를 재평가 받고 성장을 가속화한다.
특히 업계에서는 구 고문이 1997년 LG반도체 대표이사 시절 반도체를 현대전자(현 SK하이닉스)에 넘기는 아픔을 겪은 만큼 실리콘웍스를 품은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이 밖에도 신설 지주회사는 산하 사업회사들의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신사업 및 M&A 기회를 모색하고, 기업공개 등 외부 자본 시장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또 소규모 지주회사 체제의 강점을 살려 시장 및 고객 변화에 유연한 대응이 가능한 외부 협력 및 인재 육성 체제, 애자일(Agile, 민첩하고 유연한) 조직문화를 구축한다.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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