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난 해소···조직확대·증원에 희색최근 검찰 구속에 에너지 분야 부담↑
7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연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에서 확정한 ‘2050 탄소중립 추진전략(안)’에는 산업부에 에너지 전담 차관직을 신설하는 내용이 담겼다. 지난달 27일 문재인 대통령이 추진을 언급한데 따른 후속조치다.
그동안 산업부 내에선 탈원전 등 에너지전환 정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고, 2050년 탄소 중립(넷제로)을 실현하려면 관련 업무가 급증하는 만큼 전담 차관이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다.
산업부는 노무현 정부 시절이던 2005년 복수차관제가 시행되면서 제2차관직을 신설했다. 이후 유지되다 이번 정부 들어 제2차관 직제가 사라지고, 통상업무를 전담하는 통상교섭본부(차관급)가 신설됐다.
2차관 체제에선 1차관이 산업·무역 분야, 2차관은 에너지·통상 분야를 담당해왔다. 지금은 2차관이 없기 때문에 에너지 분야는 박진규 차관 산하 에너지자원실에서 맡고 있다. 에너지자원실 밑에는 4개국(에너지혁신정책관·자원산업정책관·원전산업정책관·신재생에너지정책단)이 있다.
그동안 월성1호기 관련 감사원 감사와 검찰 수사로 침체돼있던 산업부는 차관급 신설 소식에 반색하면서도 부담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에너지 차관이 신설되면 산하 조직도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에너지 차관이 신설되면 현재 1실·4국 체제에서 실과 국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또 이에 따른 국장급 승진 및 보직 이동도 연쇄적으로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월성1호기 조기 폐쇄 관련 검찰수사가 이어지면서 분위기가 침울해진 산업부는 조직 확대 자체는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다. 산업부 관계자는 “에너지 업무는 직원들 입장에선 업무량이 많을 뿐만 아니라 자칫하면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면서 “그렇게 하려면 실·국 차원에서 일할 수 있는 인원이 더 보충돼야 한다”고 말했다.
산업부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수행하면서 감사원 감사에 검찰 수사까지 받게 되자 문 대통령이 사기를 키워주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에너지전담 차관을 에너지전환 정책이 더 큰 힘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위한 것이라고 직접 밝히기도 했다.
다만 관가 안팎에서는 이같은 조직 확대가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에너지 정책이 정권의 변화에 따라 급변하는 상황에서 정부의 목표를 실제 달성하기는 쉽지 않다는 고민도 있다. 정부가 원전을 줄이면서도 2050년까지 국내 탄소 배출량과 흡수량을 같게 만드겠다는 ‘탄소 중립’ 목표까지 발표하면서 책임도 더 커졌다.
최근 월성 1호기 조기폐쇄를 진행한 실무 공무원들이 구속수사를 받게 되면서 적극 행정을 펼치기도 어렵게 됐다. 신설 에너지차관 자리는 현재 상황에선 누구라도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는 자리가 됐다.
실제로 차관 신설까지는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보인다. 행안부와 협의 과정을 거쳐야 하며 정부조직법과 시행령, 시행규칙도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아직 세부적으로 조직개편에 대해 나온 이야기는 없다”며 “조직을 담당하는 행정안전부와 치열한 싸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주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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