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다 제조사 벨로다인, 상장 후 상승바이든 당선에 미래차 관련주 고공행진테슬라에 외면당한 라이다 가치 부각돼600억 투자한 모비스에 평가이익 발생
8일 글로벌 투자정보 사이트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지난 9월 미국 나스닥에 스팩 상장된 벨로다인(VLDR)은 지난밤 18.81달러로 마감했다. 이는 전날 대비 24.40% 급등한 수치다.
라이다 시장에서 벨로다인과 투톱체제를 구축한 루미나(LAZR) 역시 동반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11월 초 10달러 내외에 머물렀던 루미나는 지난 8일 전일 대비 30.19% 오른 40.88달러를 기록했다. 루미나 투자자들은 한 달 반 동안 300% 수준의 수익률을 올린 셈이다.
벨로다인은 미국 대선 선거운동이 본격화된 11월부터 급격한 상승세를 보였다. 11월 2일엔 11.26달러에 마감했던 주가는 조 바이든의 당선 확정 이후인 23일엔 16.74달러까지 치솟았다. 바이든의 친환경 정책에 힘입어 미래차 관련주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라이다는 카메라와 함께 자율주행 기술의 핵심으로 평가받는 부품이다. 차량 운전의 주도권이 사람에서 시스템으로 넘어가는 레벨3 이상의 자율주행기술에서 가장 중요한 센서로, 양산을 위한 기술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라이다는 카메라보다 지형지물을 정확하게 파악하지만 비싼 가격이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카메라를 중심으로 자율주행을 구현하는 테슬라는 가격이 비싼 라이다가 필요없다며 외면해 왔으나 최근 들어 분위기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최근 벨로다인이 500달러 미만의 라이다 제품을 출시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따라서 라이다의 가격만 낮아진다면 자율주행차 업체들의 선택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벨로다인의 라이다는 고해상 분석 능력과 소형화, 저전력 설계 기술을 바탕으로 경쟁업체들보다 기술적으로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글로벌 라이다 시장 1위 업체인 벨로다인은 지난 2005년부터 차량을 포함한 모빌리티 분야 라이다 제품을 전문적으로 개발해왔다.
벨로다인의 주가가 급등하자 전략적 협업관계인 현대모비스도 덩달아 웃게 됐다. 600억원을 전략 투자한 벨로다인의 주가가 크게 뛰면서 ‘평가이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10월 벨로다인과 파트너십을 맺은 현대모비스는 2021년 레벨3 자율주행용 라이다 시스템을 양산할 방침이다.
미실현이익으로도 불리는 평가이익은 취득원가보다 시장가치가 늘어난 보유자산을 말한다. 자산의 시장가치가 증가하더라도 매각될 때까지는 이익으로 인식되지 않는다.
이에 대해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벨로다인의 주가 급등은 시장이 라이다의 미래가치에 높게 평가한 결과”라며 “직접적으로 현대모비스의 실적에 연관되진 않지만 평가이익이 발생했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대모비스가 600억원으로 벨로다인의 주식 몇 주를 샀는지, 지분율이 얼만지 알려진 것이 없어 정확한 금액을 계산할 수는 없다”면서도 “벨로다인이 기술 경쟁력을 인정받고 주가가 오른 것은 사업 파트너와 투자자 입장에서 모두 호재”라고 덧붙였다.
이어 김평모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현대모비스는 자율주행에 필수적인 라이다를 저렴하게 조달받기 위해 벨로다인에 전략 투자한 것”이라며 “현대모비스의 지분은 매도 가능 자산이 아니라 회계상 이익으로 잡히진 않는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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