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 박정림·김성현 재선임...WM부문 약진으로 3분기 최대 실적코로나로 밀린 금융당국 최종 징계...“중징계 확정돼도 연임엔 문제없어”
KB금융지주는 18일 계열사 대표이사 후보 추천위원회(대추위)를 열고 KB증권을 비롯한 10개 계열사의 대표이사 후보를 선정했다. 박정림·김성현 각자대표는 대추위의 최종 심사와 추천을 거쳐 주주총회에서 재선임될 예정이다.
대추위는 “디지털 트렌드와 저성장 구조가 일상화되는 환경에서 지속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검증된 역량을 보유한 리더그룹 형성에 중점을 뒀다”며 “특히 재임기간 중 경영성과, 중장기 경영전략, 리더십 등을 종합 검토해 대표이사 후보로서의 적정성을 면밀하게 살펴봤다”고 밝혔다.
금융투자업계는 박 대표의 연임 여부를 놓고 촉각을 곤두세워 왔다. 박 대표가 대규모 환매 중단을 일으킨 라임자산운용 사태에 연루되면서 연임이 붙투명해졌기 때문이다. 박 대표가 금융당국으로부터 받은 ‘문책경고’는 향후 3년 동안 금융사 임원이 될 수 없는 중징계에 속하며, 최종 징계 수위는 내년 초에 확정될 전망이다.
지난 2018년 12월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박 대표의 임기는 오는 31일까지였다. KB금융지주의 통상적인 인사 기조를 고려할 때 1년 연임은 확정적이라는 평이 우세했으나 라임 사태라는 대형 리스크가 변수로 지적돼왔다.
당초 라임 판매 증권사의 전·현직 CEO들에 대한 제재 수위는 올해 안에 결판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미뤄진 상태다. 금감원 제재심에서 결정된 제재 수위는 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와 금융위 의결을 거쳐야 최종 확정된다.
따라서 연임에 성공한 박 대표는 문책경고 이상의 중징계가 확정되더라도 일단 1년 더 KB증권을 이끌 수 있게 됐다. 연임 이후 중징계가 확정되면 기존 임기는 마칠 수 있기 때문이다.
KB금융지주가 박 대표를 연임시킨 배경엔 뛰어난 ‘실적’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KB증권의 호실적 덕분에 KB금융그룹이 지난 3분기 당기순이익 1조원을 돌파했다고 보고 있다. KB금융이 한 분기에 순이익 1조원을 넘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KB증권은 지난 3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당기순이익(2097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275.8% 급증했고, 누적 당기순이익(3385억원)도 전년 대비 50.6% 늘었다. 핵심계열사인 KB국민은행과 KB손해보험이 뒷걸음질치는 동안 KB증권이 홀로 분전한 셈이다.
특히 박 대표가 맡은 WM부문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올해 상반기 KB증권 WM부문은 지난해 동기 대비 980% 이상 늘어난 1005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개인 거래 대금 증가, 프라임 클럽 서비스 도입, 타플랫폼 제휴 등으로 WM부문의 신규 고객 유입이 확대된 것으로 알려졌다.
KB증권의 IB부문을 맡고있는 김성현 각자대표도 박 대표와 나란히 연임에 성공했다. 올해 상반기 IB부문은 32% 가량 증가한 78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WM부문 못지않은 성과를 냈다. 특히 김 대표는 호주 부동산펀드 논란과 관련해 금감원으로부터 문책경고를 받았으나, 제재심에서 주의적 경고로 징계 수위가 한 단계 낮아졌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경영성과와 경영전략 실행 여부 등을 검토해 계열사의 대표이사를 선정하고 있다”며 “박정림 KB증권 대표의 연임도 연속성의 관점에서 성과와 리스크 관리 등을 감안해 결정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내년 초로 예정된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중징계가 최종 결정되면 박 대표는 법원에 ‘중징계 처분 집행정지’을 신청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에 연루됐던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도 이 같은 방법으로 연임에 성공한 바 있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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