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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현민 남매, 한진그룹 계열분리 보단 똘똘 뭉친다

조원태·현민 남매, 한진그룹 계열분리 보단 똘똘 뭉친다

등록 2021.01.08 08:03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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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민, 물류 계열사 ㈜한진 부사장 승진대표와 동등한 직급···막강한 영향력 확보아시아나 인수 따른 한진칼·항공사 경영배제 연관일각선 계열분리 거론, 실현성 낮아···조 회장 ‘우군’“계열사 대표 관심 없어, 오빠 도와 그룹 역량 키울 듯”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동생 조현민 ㈜한진 부사장의 경영구도가 명확해졌다. 조 회장은 항공 계열사와 그룹 전반을 이끌고, 조 부사장은 물류 계열사를 맡게 됐다.

일각에서는 이들 남매가 한진가 2세들처럼 계열분리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하지만 조 회장과 조 부사장이 합심해 그룹을 안정적으로 키우는데 집중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8일 재계 등에 따르면 ㈜한진은 작년 연말 조 부사장을 마케팅 총괄 전무에서 미래성장전략 및 마케팅 총괄 부사장으로 승진시키는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조 부사장 외 임원 승진자는 상무 1명이다. 한진칼과 대한항공, 진에어, 한국공항 등 그룹 대부분 계열사는 승진 없는 임원인사를 실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 등 대내외적 리스크와 경영환경 변화에 대비하기 위한 일부 보직 변동이 전부다.

조 부사장은 부사장에 오르며 막강한 영향력을 갖추게 됐다. ㈜한진은 류경표 대표(경영관리 총괄)와 노삼석 대표(사업 총괄) 2인 체제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부사장이다. 조 부사장은 대표이사 직함만 아닐 뿐, 이들과 동등한 직급인 것이다.

더욱이 ㈜한진의 이번 인사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과도 연관이 깊다. 조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결정하며 채권단인 KDB산업은행과 몇 가지를 약속했다. 오너가의 지주사와 항공 계열사 경영배제도 그 중 하나다.

조 부사장이 한진칼 전무와 토파스여행정보 임원 자리에서 물러나는 대신, ㈜한진에서 승진한 것이라고 봐도 무방하다는 게 설득력을 가진다. 최근 조 부사장의 언론 노출이 잦아진 점도 그의 인지도와 입지를 높이기 위한 전략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만 등기임원 선임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한진 정관에 따르면 이사회 구성원은 총 8명으로 제한되고, 사외이사가 과반수를 차지해야 한다. 현재 사내이사 3인·사외이사 5인이 등재돼 있고, 임기가 만료되는 이사는 사외이사 1인 뿐이다. 조 부사장이 사외이사 공석을 메꾼다면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수와 동일해지기 때문에 정관을 어기게 된다.

시장에서는 또다시 한진그룹의 계열분리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거론하고 있다. 한진그룹은 조 회장 선친인 고(故) 조양호 전 회장 대에서 한 차례 계열분리가 이뤄진 바 있다. 고 조중훈 창업주가 타계한 이후 유언에 따라 대한항공과 한진중공업, 한진해운, 메리츠증권으로 각각 분리됐다.

특히 조 부사장이 항공사는 물론 항공 지원 관련 사업에도 전혀 개입할 수 없는 만큼, 그룹에서 벗어나 독자 사업을 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하지만 조 전 회장은 “가족들이 잘 협력해서 사이좋게 이끌어나가라”는 유언을 남겼다. 조 회장 역시 취임 후 첫 간담회에서 “가족간 협력을 안 할 수 없는 구조다. 독식 욕심이 없고, 형제들끼리 잘 지낼 것”이라며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그룹이 와해될 위기는 있었다. 조 회장 누나이자 한진가 3세 중 맏이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경영복귀 무산과 측근들의 줄퇴임에 불만을 품고 KCGI, 반도건설 등 외부 세력과 규합한 것이다. 3자 주주연합은 조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경영권 분쟁 중이지만, 이렇다 할 소득은 얻지 못하고 있다.

이 기간 조 회장은 코로나19 사태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유휴자산 매각과 비핵심 사업 정리가 핵심이지만, 조 전 부사장의 애착 사업이 주를 이뤘다. 조 회장은 대한항공 기내식·기내 면세품 사업부와 왕산레저개발 지분을 매각했다. 골프장을 운영하는 제동레저도 매물로 내놨다.

조 전 부사장은 돌아올 자리를 잃은 반면, 조 부사장은 오빠를 전폭적으로 지원하며 확실한 우군으로 자리매김했다는게 재계의 전언이다. 또 ㈜한진은 코로나19 반사이익을 거두며 대한항공을 넘보는 핵심 계열사로 급부상했다. 그룹이 계속 품고 가는 것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

재계 한 관계자는 “조 부사장은 가족간 분쟁이 처음 발생했을 때 중립에 가까웠지만, 지금은 완전히 조 회장을 지지하고 있다”며 “특히 조 부사장은 계열사 대표 직함에는 큰 관심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일하는 게 좋은 워커홀릭이기 때문에 오빠를 도와 그룹 역량을 안정적으로 끌어올리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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