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포스코센터 방문 후 1년만에 회동SK·포스코 양측 “사업 논의하는 자리 아냐” 일축포스코케미칼, 배터리 소재 SK이노베이션 공급 유력“수소사업 초기 단계여서 협력 제한적” 관측도
양사 회장이 1년 만에 포항 사업장에서 공식 만남을 가지면서 재계에선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할 거란 관측이 제기됐으나 이번에는 구체적인 사업 논의는 없을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 관계자는 “봉사활동을 목적으로 SK 회장이 제철소를 방문한 것”이라고 말했고, SK 관계자도 “재계에선 사업 논의를 할 거라 추측하고 있으나 오늘 일정의 메인은 진짜 봉사활동”이라고 선을 그었다.
‘사회적 가치’ 전도사로 지난 몇 년간 부지런히 움직였던 최태원 회장은 최정우 회장이 2018년 7월 포스코 회장으로 부임하며 내세운 ‘기업시민’ 철학에 공감대를 주고받았고, SK와 포스코 간 신사업 방향도 비슷하게 흘러가고 있다.
양측의 협업 가능성이 유력한 분야는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이 꼽힌다.
포스코 계열사인 포스코케미칼은 그룹 차원의 투자를 등에 업고 이차전지 소재 양·음극재 공장 증설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초 포스코케미칼은 LG화학에 1조8500억원 규모의 배터리 소재 공급 계약을 맺었다.
또 지난달에는 LG화학에서 분사된 LG에너지솔루션과 미국 완성차 제너럴모터스(GM)가 합작한 ‘얼티엄셀즈’에 전기차 배터리용 양극재를 공급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다만 포스코 측은 아직 SK이노베이션과 배터리 소재 공급 계약이 없던 터라 일각에선 포스코케미칼이 SK에도 배터리 소재를 공급할 가능성을 높게 봤다.
SK이노베이션은 포스코케미칼의 양·음극재를 자사 배터리 제조에 사용할지 현재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조지아 공장 배터리 생산라인 증설로 향후 리스크에 대비해 안정적인 소재 공급망을 구축해야 한다.
그룹 계열사인 SK넥실리스에서 전기차 배터리 소재인 동박을 생산하고 있지만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과 경쟁 구도에서는 장기적으로는 고객사 다변화를 추진하는 게 유리하다.
배터리뿐 아니라 배터리팩 사업도 양사 협력 가능성이 크다. 포스코는 지난 20일 친환경차 제품 브랜드(e오토포스)를 론칭하며 고객사와 배터리팩 전용강재 등 전기차용 제품의 공동개발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재계에선 향후 양측의 수소 사업 협력도 충분히 나올 수 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SK는 지난달 ‘수소사업추진단’을 신설하며 해외 수소관련 유망 업체 인수합병(M&A) 가능성을 열어놨고, 올초 미국 수소 사업자 플러그파워에 1조6000억원을 투자하며 지분 9.9%를 확보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포스코도 지난달 조직 개편을 통해 CEO 직속으로 산업가스·수소사업부를 꾸렸다. 오는 2050년까지 수소 생산 로드맵을 계획하면서 2025년 7만톤, 2030년 50만톤, 2050년 500만톤 생산체제 구축을 발표했다.
재계 관계자는 “양사 회장이 사업 논의를 한다면 장소는 서울 모처에서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며 “전기차 부문 사업 협력은 경영진에서 진행 중일 테고, 수소사업의 경우 양사 모두 초기 사업 단계여서 당장 협력할 수 있는 범위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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