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순위 박선호 공모 불참으로 사실상 무혈입성 유력LH 5명 추려 공운위로···이달말 기재부 결정낼 듯건축공학 전공 정통 엔지니어 교수로 적임 평가회사 경영엔 약점 보일수도···LH 조직관리 가능할까
그가 정통 교수(건축공학) 출신으로 건축주택 전문 엔지니어인데다가 지난 3년간 SH공사를 이끌어 수도권 주택공급, 공공재개발 재건축 등 정부의 공급정책을 추진할 적임자라는 얘기가 있는 반면 학자 출신으로 회사 경영에는 약점을 드러낼 수 있다는 염려가 함께 공존하고 있어서다.
24일 국토교통부와 관가에 따르면 LH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는 LH공사 사장에 공모한 8명에 대한 서류·면접 심사를 거쳐 5명의 후보자를 추렸다. 이후 일정은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다. LH공사 사장은 LH 임추위에서 후보를 추리고 기재부 공운위의 검증을 거친다. 이어 국토교통부 장관이 최종 1명을 대통령에게 제청한다. 대통령이 국토부 장관 제청을 재가하면 최종 확정된다.
5명의 후보자에는 김 사장과 허정도 LH상임감사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당초 차기 LH 사장에 가장 근접한 것으로 알려진 박선호 전 국토교통부 1차관은 공모에 불참했다. 이에 따라 그 다음으로 유력한 후보 중 한명인 김세용 사장의 무혈입성이 예고되고 있는 것.
김세용 사장은 호남 광주 출신으로 고려대 건축공학과를 졸업, 서울대 환경대학원, 미국컬럼비아대 건축대학원 석사를 취득하고 고려대에서 건축공학 박사를 받은 학자 출신 엔지니어다. 2006년 고려대 건축학과 교수를 시작으로 △서울시 마스터 플래너 △미국 하버드대 Fulbright Fellow △서울시 도시계획위원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위원 △미국컬럼비아대 겸직 교수 등을 거쳤다. 변창흠 전임 사장(국토교통부 장관) 후임으로 지휘봉을 이어받아 2018년 제 14대 SH공사 사장으로 취임했다.
관가에선 그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갈리고 있다. 일단 그를 지지하는 이들은 김 사장이 정통 교수출신 엔지니어라는 점에 주목한다. LH사장을 역임한 변창흠 국토부 장관이 도시계획 등 행정분야에 방점이 찍혀있다면 김 사장은 건축공학 전공으로 제대로 주택건축 전문가다. 일각에선 변창흠 장관보다 오히려 더 현장 전문가라는 시각도 있다.
변 장관과 호흡을 맞춰온 점도 강점이다. 김 사장은 과거 서울시 도시계획정책자문단에서 변 장관과 함께 활동했다. 또 SH공사 사장에 임명된 후 당시 LH공사 사장이었던 변 장관과 함께 수서역세권 개발을 추진한 바 있다.
SH공사 수장에 오른 이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를 현장에서 실행해 왔다. 공공기관이 참여하는 공공재개발·재건축은 물론 콤팩트시티와 지분적립형 주택 등 SH가 주도한 주택모델을 확대하는 데 역량을 쏟고 있다.
반면 삐딱한 시선도 적지 않다. 업계에선 교수출신이라는 점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SH공사 사장직을 수행하고 있지만, 그 이전에는 학교에서 연구와 강의만 집중해온 만큼 경영자로서는 아직 검증이 되었다는 평가가 많기 때문. 더욱이 LH는 임직원수만 1만명(작년말 기준 9566명)에 육박한다. 그가 이끄는 SH공사 조직과는 비교 자체가 불가할 정도로 크다.
이 때문에 넘어야할 산도 많다. LH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 정부 고용정책에 따른 처방전이 대표적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 급물살을 타다보니 LH역시 이에 편승해 조직내부 인력구조가 복잡해지면서 각종 숙제들이 쌓여가고 있기 때문.
LH 역시 3000여명 정도가 정규직으로 전환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와관련된 업무내용을 비롯해 보수 근무형태 등 잠재적인 갈등이 내재되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큰 조직 경험이 부족한 김세용 사장이 이를 어떻게 타계할지도 관점 포인트다.
이외에도 남양주 왕숙과 하남교산 광명시흥 등 3기 신도시 조성(30만호)도 그가 책임져야한다. 정부가 임대주택 확대에도 신경을 쓰는 만큼 매입임대와 공실임대 뿐 아니라 지분공유형 주택, 택지개발을 통한 임대주택 확대 등도 그가 이끌어 가야할 책무다. 더욱이 2·4 공급대책 발표 이후 공공재개발 재건축 추진 등 LH 업무량이 늘어나는 만큼 그의 어깨가 더 무거워질 전망이다.
관가 한 관계자는 “LH사장으로 유력한 후보자였던 박선호 전 차관이 공모에 나서지 않으면서 무게추가 급격하게 김세용 사장으로 기운 모양새다. 그가 교수 출신으로 큰 회사 경영 경험이 없는 가운데 3기 신도시 등 업무가 늘어나는 LH의 조직 운영 관리 등을 어떤 리더십으로 성공적으로 이끌어 낼지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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