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그오’ 신년 이벤트 중단 사태, 게이머 ‘트럭시위’로메이플 ‘무작위’···게임협회 ‘변동확률’ 논란 ‘기폭제’‘게임은 문화’라며 지지하던 게이머들, “선 넘었다”
이들의 반발은 ‘무작위’ 표현으로 인해 들불처럼 번지다 급기야 변동확률, 특정 아이템 옵션의 중복 불가 설정 이슈 등으로 인해 폭발하며 게임사들을 압박하고 있다.
올해 초부터 시작된 유저들의 집단 반발은 넷마블이 운영 중인 ‘페이트 그랜드오더(페그오)’ 신년 이벤트 중단 사태가 시초다.
넷마블은 올해 초 페그오 신년 이벤트로 다양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스타트 대시 캠페인’을 진행했다가 임의로 중단했다. 해외에서는 신규 유저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이벤트지만 국내에서만 기존 유저까지 포함했다는 점이 트위터 등을 통해 확산, 논란이 야기되자 중단한 것.
이에 대해 페그오 유저들은 해외와 비교해 이벤트 등에서 차별을 받아왔는데 이벤트를 갑자기 중단한 것 역시 차별의 일환이라며 격렬히 반대했다. 유저끼리 십시일반 돈을 모아 넷마블 본사로 트럭을 보내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운영진들은 수차례에 걸쳐 사과에 나섰고 권영식 넷마블 각자대표 명의의 사과문을 게재하며 수습에 나섰지만 유저들의 원성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페그오 이벤트 중단 사건 이후 그간 유저들이 홀대를 받았다고 느끼거나 기만하는 식의 운영으로 지탄했던 넥슨 ‘마비노기’, 엔씨 ‘프로야구H2’ 등 트럭시위는 확산됐다.
유저들의 집단 반발, 게임사 규탄에 기름을 부은 것은 넥슨의 ‘메이플스토리’다.
넥슨은 지난달 18일 테스트서버 패치에서 아이템인 ‘환생의 불꽃’을 통해 부여할 수 있는 추가 옵션의 확률을 동일하게 바꿨다고 공지했다. 이제껏 환생의 불꽃 설명에는 추가옵션을 무작위로 부여한다고 명시돼 있었다. 좋은 옵션은 ‘무작위’가 아닌 적은 확률로 부여할 수 있다는 점을 사실상 시인한 것. 이를 두고 메이플스토리 유저들이 폭발했다.
메이플스토리를 제작하고 있는 강원기 넥슨 디렉터는 패치 하루만에 공식사과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유저들이 집단 성명을 발표하고 트럭시위에 나섰다. ‘갓겜’이라 불리는 다른 게임으로의 망명, 불매 운동 등도 이어졌다.
게임업계를 대표하는 한국게임산업협회가 국회에 보낸 ‘의견서’도 유저들의 반발에 기폭제 역할을 했다.
국회에서는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 공개를 골자로 한 게임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 전부개정안(게임법)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게임업계는 ‘영업비밀’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는 상황.
이와 관련 게임업계를 대표하는 한국게임산업협회는 지난달 국회에 게임법을 반대하는 내용을 담은 의견서를 제출했는데 의견서에 담긴 표현이 자충수가 됐다.
협회는 의견서에서 “확률형 아이템은 ‘변동 확률’ 구조로 개발자, 사업자도 확률을 정확히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유료로 구매하는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이 고정돼 있지 않고 상황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고 설명한 것.
유저들은 ‘바다이야기’를 거론하며 강력 비판했고 확률 공개를 요청하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등장했다.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 논란이 가장 크게 번졌던 넥슨 메이플스토리의 경우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가 지난 5일 메이플스토리 뿐 아니라 다른 자사 게임으로까지 확률을 공개하겠다는 초강수를 뒀다. 당일 메이플스토리의 확률형 아이템, 강화 확률 등이 공개됐다.
하지만 게임 속 아이템의 ‘최상위 옵션 3중복 불가’, 이를 10년째 공지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유저들이 더 폭발했고 다른 게임으로의 집단 망명 사태, 불매운동 등 오히려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이전 정부 시절 도입됐던 셧다운제, 게임 중독이 포함된 4대 중독법 등에 ‘게임은 문화’라며 게임사를 두둔했던 유저들이 역차별, 확률형 아이템 등 게임사들의 홀대와 폭리에 등을 돌린 형국이다. 주요 커뮤니티 사이트 등지에서 유저들은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다”고 힐난하면서 확률형 아이템 등을 규제하는 게임법이 통과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셧다운제, 게임 중독 질병코드 도입 등을 반대해온 한국게임학회도 유저의 편에 섰다.
한국게임학회는 지난달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이용자 반발은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게 되고 게임의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직접적 규제가 들어올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면서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못막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웨이 이어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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