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 후보에 유통 대기업 GS리테일·신세계 거론돼‘퀵커머스’ 힘주는 편의점 배달앱과 시너지 효과배달의민족·쿠팡이츠 대항 경쟁력 확보도 가능해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요기요를 운영하는 독일 딜리버리히어로는 최근 매각 주관사 모건스탠리를 통해 요기요 운영사인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투자안내서를 원매자들에게 발송했다. 인수 후보로는 국내외 사모펀드(PEF)들과 쿠팡, 신세계, 우버, GS리테일 등이 거론되고 있다.
국내 배달앱 시장 규모는 2015년 1조5000억 원에서, 2018년 4조 원, 2019년 7조 원을 넘어 지난해 11조 원에 달해 5년 사이 10배가량 상승했다. 이용자 수는 2500~30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인구가 한국의 2.5배인 일본의 음식 서비스 온라인 지출액이 2019년 8조 원, 2020년 12조 원 규모임을 고려하면 한국 시장은 ‘초고성장’ 중이다.
이 가운데 요기요는 배달앱 시장 내 점유율 30%로 배달의민족(59.7%)에 이어 국내 2위 업체다. 요기요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배달 시장이 커지면서 큰 성장을 이루고 있으며, 2019년 대비 지난해 흑자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식업계는 요기요의 매각가를 약 2조 원으로 추산한다. 최근 배달앱 시장 급성장으로 요기요 인수전은 치열해질 전망이다. 쿠팡이 뉴욕 증시 상장 이후 100조 원에 달하는 기업 가치를 인정받으면서 국내 플랫폼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인수 후보로는 신세계·GS리테일 등 유통업체들이 거론되고 있다. 공통점은 편의점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는 점이다. 배달앱 업체들이 B마트·요마트 등 마트 시장에 진출하면서 편의점 업계는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었다. 편의점은 백화점·대형마트와 달리 골목상권에 자리 잡아 접근성이 좋고 가성비 좋은 PB 제품들이 경쟁력이었다. 그러나 배달앱 업체들도 편의점과 같이 ‘집 앞까지 빠른 배송’과 ‘PB 제품’을 내세웠다. 배달앱은 편의점보다 다양한 품목을 취급하게 되면서 새로운 경쟁자로 떠올랐다.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이 인수 유력 후보로 떠오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GS25는 2019년부터 물류 스타트업 메쉬코리아와 단독 배송 서비스 계약을 맺고 직영점 중심으로 테스트를 진행했고 지난해 전국 1200여개 가맹점으로 배송 서비스를 확대했다. ‘우리동네 딜리버리’라는 일반인 배달 알바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배달원 확보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편의점의 경우 배달앱 업체들보다 배달원 확보가 어렵다. 배달을 대신해주는 인력만으로는 몸집을 불리기 어려우니 일반인들을 배달원으로 참여할 수 있게 한 것이다.
GS그룹은 지난해 11월 GS리테일과 GS홈쇼핑을 합병해 올해 7월 초대형 유통기업을 출범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편의점 업계 1위 GS리테일과 TV홈쇼핑 업계 1위 GS홈쇼핑을 합쳐 오프라인과 온라인 통합 전략을 추진, 통합 유통기업으로 도약시키기 위해서다. 두 회사가 합병을 마치면 총자산 9조 원, 연간 취급액 15조 원 규모의 초대형 온·오프라인 겸업 단일 유통기업으로 도약하게 된다. 요기요를 품에 안을 자금도 충분하다.
이마트24는 이미 요기요와 배달 서비스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요기요와 이마트24는 이미 지난해 1월부터 전국 직영점 약 50여 개 매장에서 배달 서비스를 시범 운영한 바 있다. 이달부터는 서비스 가능 매장을 전국으로 범위를 넓혀 연내 1500개 매장까지 배달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마트는 마곡 부지와 가양점 매각으로 1조2000억 원가량을 확보할 수 있어 자금 여력도 있는 편이다.
신세계그룹은 최근 네이버, CJ대한통운과의 협력을 통해 반(反)쿠팡 연대를 구축하고 있다. 요기요를 사들여 퀵커머스를 접목하면 쿠팡과의 대결에서 막강한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
요기요는 공격적인 인재 채용으로 몸값 띄우기에 나섰다. 연구개발(R&D) 조직을 1000여 명 규모까지 늘리기로 했고, 기존 인력 연봉 인상률도 2~3배 높게 책정해 최대 2000만 원까지 올리면서 개발자 연봉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또 인공지능(AI) 배달 시스템 기술을 집중 개발할 별도 전담 조직을 꾸리고, 소규모 개발 조직 인수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유통업계에서 배송에 힘을 주고 있는 만큼 요기요를 인수하면 퀵커머스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어 매력적인 매물”이라면서도 “2조 규모의 큰 딜인 만큼 요기요와 시장의 성장 가능성의 가치를 높게 판단하는 기업에서 인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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