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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정유경·이해진 손잡았다···네이버 속으로 신세계 ‘쓱’

정용진·정유경·이해진 손잡았다···네이버 속으로 신세계 ‘쓱’

등록 2021.03.16 17:47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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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 1위·온라인 1위에 백화점까지 가세하며 협력 강도 더해쿠팡 상장·이베이 매각 등 이커머스 대격변서 우위 점하기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신세계그룹과 네이버가 혈맹을 맺고 ‘반(反) 쿠팡’ 전선을 만든다. 대형마트 이마트뿐만 아니라 신세계 등 백화점부문까지 가세하면서 더욱 공고한 협력 관계를 맺기로 했다. 최근 쿠팡이 미국 증시 상장으로 5조원이 넘는 자본 조달에 성공했고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카카오, SK텔레콤 등이 가세하면서 양측이 `협력의 강도를 높이기로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마트·신세계·네이버 지분교환···온·오프라인 협력 = 신세계그룹과 네이버는 6일 서울 강남구 JW메리어트 호텔 서울에서 만나 지분 맞교환 협약식을 진행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는 참석하지 않았으며 강희석 이마트·SSG닷컴 대표와 차정호 신세계 대표, 한성숙 네이버 대표와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 등 실무진이 참석했다.

이를 위해 양사는 2500억원 규모의 지분 맞교환을 결정했다. 이마트 1500억원, 신세계백화점 1000억원 규모로 네이버와 지분을 교환한다. 구체적으로 이마트는 자사주 82만4176주(2.96%)를 네이버 주식 38만9106주(지분 0.24%)와 맞바꾼다. 신세계는 신세계인터내셔날 주식 48만8998주(지분 6.85%)를 네이버 주식 25만9404주(지분 0.16%)와 바꿀 예정이다.

이마트와 네이버의 사업 협력은 이미 예정된 일이었다. 지난 1월 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강희석 이마트·SSG닷컴 대표와 함께 경기도 성남 네이버 본사를 찾아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한성숙 네이버 대표를 만나 사업 협력을 논의했다.

특히 신세계그룹의 백화점부문까지 참여하면서 협력의 강도를 더했다. 신세계그룹은 정용진 부회장의 이마트 부문과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 총괄사장의 백화점 부문으로 분리 경영 체제를 구축 중지만 온·오프라인 경쟁력 강화를 위해 SSG닷컴 설립에 이어 또 한 번 협력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플랫폼·상품·물류·멤버십 결합···CJ 협력 가능성 = 신세계그룹과 네이버는 이번 사업협약을 통해 온·오프라인 커머스 영역 확대, 물류 경쟁력 강화, 신기술 기반 신규 서비스 발굴, 중소셀러 성장 등 유통산업 전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우선 먼저 신세계그룹이 가진 이마트 장보기, 신세계백화점 패션·뷰티 명품 등의 강점이 네이버의 플랫폼과 결합한다. 우선 이마트는 장보기 서비스를 네이버 장보기 서비스 등 네이버 플랫폼에서 선보인다. 신세계는 신세계백화점, 신세계인터내셔날의 패션·뷰티 자산과 상품 기획 역량을 활용, 네이버와 함께 명품 플랫폼 등을 구축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신세계백화점의 VIP클럽 멤버십 서비스를 네이버와 연계한 프리미엄 배송, 온라인 1:1 퍼스널 쇼퍼 서비스 등과 함께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명품 신제품 론칭쇼를 네이버 라이브커머스에서 선보이는 방안 등도 거론된다.

특히 신세계그룹은 그룹이 가진 전국 물류망과 네이버의 물류 파트너사들과의 연계를 통해 전국 단위의 풀필먼트, 라스트 마일 서비스 확대 등에 나선다. 양측은 물류 투자를 단행해 즉시 배송 등 배송 서비스 확대를 추진한다. 특히 네이버와 CJ그룹, 이마트까지 이어지는 협력 관계 구축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10월 CJ대한통운, CJ ENM와의 주식 맞교환을 통해 물류·콘텐츠 동맹을 맺었다. 이번에 네이버와 이마트가 협력 관계를 맺는다면 CJ그룹의 물류 경쟁력까지 합친 시너지가 가능할 전망이다.

이외에 신세계그룹은 네이버의 기술을 결합하는 한편 신세계포인트와 네이버의 멤버십인 네이버플레스 혜택 결합 등도 추진한다. 네이버쇼핑 입점 셀러들에게 신세계 오프라인 매장 판매 기회 제공 등도 검토한다.

◇이커머스 시장 요동···나홀로 생존 어려워져 = 양사가 협력을 결정한 것은 홀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 방식으로는 생존하기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커머스 사업을 위해서는 상품 소싱과 데이터 분석, 물류 인프라 등 다양한 경쟁력이 필요한데 이 제반사항을 기업 홀로 마련하는 데에는 대규모 투자와 시간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이마트와 네이버가 강점과 약점을 서로 보완해 빠르게 시장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마트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이 22조330억원, 별도 기준 매출액이 15조5354억원으로 국내 오프라인 유통 시장의 독보적인 1위 기업이다. 신세계백화점은 백화점업계 3위로 면세점, 패션, 화장품 등 전방위 사업 확장을 통해 2019년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그러나 이마트와 신세계 모두 이커머스 시장에서는 후발주자로 아직 온라인 유통 사업 분야가 약점으로 꼽힌다. 2019년 3월 출범한 SSG닷컴은 지난해에는 거래액만 37% 늘어나는 등 고공성장하고 있으나 아직 연간 거래액은 3조9236억원 수준으로 롯데온(ON)보다도 적다. 이마트는 대형마트 부진으로 2019년 사상 첫 분기 적자를 냈고, 신세계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 사태로 백화점과 면세점이 부진해 이익이 급감했다.

네이버는 플랫폼 기업이지만 온라인 유통시장에서 빠르게 1위까지 치고 올라온 사업자다. 지난해 거래액만 26조8000억원으로 2위 쿠팡(20조원)과의 격차도 크다. 유료 회원인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 회원도 250만명에 달한다. 다만 유통 플랫폼만 제공하기 때문에 자체 콘텐츠 면에서는 기존 유통기업들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특히 최근 이커머스업계는 대격변기를 맞고 있다. 업계 2위인 쿠팡은 지난 11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을 마무리 지으며 5조원이 넘는 자금을 조달했다. 쿠팡은 이번에 조달한 자본을 바탕으로 물류센터 확충, 쿠팡이츠와 OTT 쿠팡플레이 확대, 상품수(SKU) 확대 등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대한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거래액 기준 업계 3위인 이베이코리아 인수전도 유통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다줄 전망이다. 이베이코리아는 네이버의 경쟁사인 카카오는 물론 SK텔레콤까지 인수전에 가세하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베이의 지난해 거래액은 약 20조워으로 어느 기업이 인수하든 단숨에 네이버, 쿠팡의 경쟁자로 급부상하게 된다. 이외에 마켓컬리와 티몬 등이 상장을 추진하며 자금 조달에 나서고 있다. 이 같은 격변기에 경쟁력 강화를 통해 시장 우위를 점하려는 것이 신세계그룹과 네이버의 생각으로 보인다.

그러나 신세계그룹과 네이버의 협력의 효과가 이커머스 시장에 미칠 기대만큼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공개한 협력 방안만으로 얼마나 큰 차별화에 성공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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