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TV 덕분에’ LG전자 1분기 영업익 ‘사상 최대’(종합)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영업익 각각 27.7%, 39.2% 증가

영업이익 12년만에 사상 최대 실적 경신 ‘새 역사’

MC본부 24분기 연속 적자···하반기 전장 흑자전환 기대

그래픽=박혜수 기자

LG전자가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보복소비 영향으로 생활가전과 TV가 실적 개선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LG전자는 1분기 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연결기준 매출액 18조8057억원, 영업이익 1조5178억원을 기록했다고 7일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7.7%, 39.2% 증가한 수치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사상 역대 최대 실적이다.

매출의 경우 사상 최대였던 작년 4분기 18조7826억원 대비 소폭 늘었으며 영업이익은 2009년 2분기 1조2438억원을 12년만에 뛰어 넘었다.

LG전자의 1분기 실적은 시장 추정치도 훌쩍 뛰어 넘었다. 당초 증권가 컨센서스는 매출액 17조8601억원, 영업이익 1조2026억원으로 매출액은 5.29%, 영업이익은 26.21% 상회했다.

특히 이번 실적은 사업 철수를 결정한 휴대폰 적자가 제거되기 전에 일궈낸 결과인 만큼 더욱 주목 받고 있다.

잠정 실적 발표인 만큼 부문별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펜트업(Pent up·억눌린) 효과가 이어진 것으로 분석했다.

LG전자 1분기 영업이익을 1조5000억원으로 가장 근접하게 맞춘 KB증권은 H&A(생활가전) 9230억원, HE(TV) 사업본부 3540억원, BS(비즈니스솔루션) 2170억원을 거둔 것으로 추정했다. MC(모바일) 사업본부와 VS(전장) 사업본부는 각각 2900억원, 620억원 적자를 이어간 것으로 예상된다.

가전과 TV 중심의 홈코노미 수요 강세가 이어지고 자동차부품이 체질 개선 성과가 나타났으며 연결 대상인 LG이노텍도 광학솔루션 위주로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둔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가전은 대용량, 오브제 컬렉션 등 프리미엄 제품 매출이 확대되며 평균판매단가(ASP) 상승 효과가 크고 지역별로는 미국, 유럽 등 선진시장 매출 상승세가 돋보였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는 스팀 건강 가전 위주로 렌탈 사업이 순항하고 있어 올해 300만 계정에 도달할 전망이다.

TV 부문에서는 1분기 OLED TV 출하량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분석되며 자동차부품은 차량용 반도체 차질 이슈에도 불구하고 전기차 부품 비중 확대, ZKW 흑자전환에 힘입어 적자폭이 줄어들었을 것이로 추정된다.

스마트폰은 플래그십 라인업 부재, 주요부품 조달 차질 등으로 적자가 이어지며 24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간 것으로 보인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북미와 유럽의 코로나 백신접종 이후 보복소비가 기존 생활가전 중심에서 프리미엄 가전 및 초대형 TV 수요로 변화되는 경향이 나타나며 가전과 TV부문의 호실적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LG전자가 하반기 본격적인 실적 개선세를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오는 7월 1일 출범 예정인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가칭)’은 LG전자의 신성장동력으로 활약할 것으로 예상된다.

휴대폰 사업 철수를 결정한 것도 실적 개선에 긍정적이다. MC사업이 중단되며 계약해지, 재고 처리 등 중단 사업 관련 일회성 손실, 인원 재배치에 따른 손실이 있을 수 있으나 영업손실은 현재보다 크게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LG전자는 전년 대비 각각 9.89%, 18.59% 상승한 매출 69조5159억원, 영업이익 3조7888억원을 거둬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할 전망이다.

김 연구원은 “LG전자는 올해 하반기부터 전장사업 흑자전환과 더불어 2015년 2분기 이후 6년 만에 전 사업부 흑자기조가 정착될 전망”이라며 “올해 순이익은 MC 영업정지에 따른 일회성 비용을 감안해도 영업이익 증자 폭이 더 클 것으로 예상돼 3조원 수준에 근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