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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커머스’ 같은 시기 출발 쿠팡·위메프·티몬···‘넘사벽’ 격차 벌어진 이유는?

‘소셜커머스’ 같은 시기 출발 쿠팡·위메프·티몬···‘넘사벽’ 격차 벌어진 이유는?

등록 2021.04.28 17:14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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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나란히 시장 진출했으나 쿠팡만 고속 성장쿠팡, 비전펀드 자금 앞세워 배송 전쟁 승기 잡고위메프·티몬은 수익성 전략 택하며 몸집 쪼그라들어‘플랫폼 고도화·타임커머스’로 각자 승부수 띄워

‘소셜커머스’ 같은 시기 출발 쿠팡·위메프·티몬···‘넘사벽’ 격차 벌어진 이유는? 기사의 사진

지난 2010년 주요 이머커스 업체 3사인 쿠팡·티몬·위메프는 당시 ‘소셜커머스’를 기반으로 비슷한 시기에 사업을 시작했다. 이들 3개 업체는 당시 형성되지 않았던 소셜커머스라는 시장을 열어 서로 엎치락뒤치락하며 경쟁했다. 10년이 지난 현재, 같은 선상에서 출발한 3개 업체의 모습은 확연하게 다르다. 규모나 실적 등에서 격차가 상당하다.

꾸준히 덩치를 불려온 쿠팡은 뉴욕 증시에 깃발을 꽂으며100조 원에 달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반면 위메프와 티몬은 오히려 몸집이 줄어들면서 고전하고 있다.

이처럼 세 업체의 격차가 극명하게 벌어진 데는 사업 전략이 갈렸기 때문이다. 쿠팡은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워 일찌감치 개척한 배송 전쟁에서 승기를 잡았으나, 두 업체는 그렇지 못했다. 다만 위메프와 티몬은 올해 외형 성장보다 체질 개선에 집중하면서 수익성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치열한 시장 경쟁···‘가격→배송’ 전략 선회한 쿠팡=2010년 2월 티몬이 ‘티켓몬스터’라는 이름으로 가장 먼저 설립됐다. 티몬은 국내 최초 소셜커머스 기업으로 시장을 선도했고 뒤이어 같은 해 쿠팡과 위메프(당시 위메이크프라이스)도 시장에 뛰어들었다.

모바일 쇼핑 시장이 커지면서 세 업체는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온라인에서 대량의 구매자를 모아, 구매자 수가 많을수록 파격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공동구매 방식이었다. 그러나 경쟁자가 늘어나면서 소셜커머스 시장은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소모전이 계속됐고 수익성이 떨어지는 것은 예견된 일이었다.

이에 쿠팡은 2014년 ‘로켓배송’을 도입하면서 배송 서비스에 주력했다. 오늘 주문한 물건을 내일 받을 수 있다는 것은 소비자들에게 큰 차별화 포인트로 다가왔다. 초단기 배송에 대한 소비자들의 니즈가 크다는 점을 파악한 것. 쿠팡은 배송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대규모 물류센터를 구축하는 등의 설비투자도 단행했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배송 전쟁에서 최후의 승자로 남기 위해선 막대한 자금이 필요했다. 쿠팡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비전펀드라는 든든한 ‘자금줄’이 있었다. 비전펀드는 2015년, 2018년 두 차례에 걸쳐 약 30억 달러(한화 3조3000억 원)를 투자했다. 쿠팡은 이를 등에 업고 배송 전쟁에서 승기를 잡았다.

◇위메프·티몬 배송 전쟁 백기 들고 체질 개선 집중=로켓배송을 앞세운 쿠팡의 매출은 2014년 3000억 원대에서 2017년 2조6846억 원까지 고속성장했다.

쿠팡이 로켓배송에 집중할 당시 위메프는 초특가를 내세워 응수했다.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 고객을 끌어들였던 기존 방식에 주력하겠다는 것이었다. 위메프는 업계 최초로 최저가 보상제를 도입했다. 위메프에서 구매한 동일 상품을 다른 소셜커머스에서 더 저렴하게 판매할 경우 차액을 보상해줬다. 쿠폰과 할인, 핫딜을 앞세웠다.

티몬은 가격과 다품목에 주력하면서 배송 서비스까지 내놨다. 이어 2015년 생필품 판매 채널 ‘슈퍼마트’를 론칭하고 4500여 종의 생필품을 직매입해 최저가에 판매했다. 이와 함께 서울 일부 지역에서는 ‘슈퍼배송’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쿠팡에 맞불을 놨다.

하지만 쿠팡이 촉발한 ‘빠른배송’이 대세로 떠오르자 위메프도 자체 물류 시스템을 강화했다. 2016년 당일 구매한 생필품과 신선식품을 다음 날 바로 배송해 주는 ‘원더배송’과 ‘신선생’을 선보였다. 티몬도 슈퍼배송과 슈퍼마트 도입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2018년 매출은 5000억 원 수준까지 올랐다.

하지만 현재 위메프와 티몬은 모두 배송 전쟁에서 발을 뺀 상태다. 자금력으로 밀어붙이며 무섭게 몸집을 불리는 쿠팡과는 사정이 달랐기 때문이다. 두 회사는 수익성에 본격적으로 집중하기 시작했다.

추가 투자가 어려웠던 두 회사는 다른 전략으로 승부를 보겠다고 판단했다. 티몬은 슈퍼마트 사업을 2019년 접기로 하고 대신 시간별로 초특가 상품을 선보이는 ‘타임커머스’ 모델로 수익을 꾀하는 전략으로 선회했다. 다양한 상품을 할인 판매하면서 언제든 소비자가 티몬을 찾게 만들겠다는 것이다.

위메프도 외형 성장보다는 내부적으로 체질 개선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직매입 서비스인 ‘원더배송’을 줄이며 강도 높은 손익 개선을 진행하고, 특히 올해 2월 하송 부사장이 신임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이후 ‘플랫폼 고도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술 고도화에 초점을 맞추고 2019년 하반기 확보한 3700억 원의 투자금도 대부분 기술 개발에 투자한다.

◇‘조 단위’ 외형 확장 쿠팡, 체급 줄어든 위메프·티몬=현재 세 업체의 체급 차이는 크게 벌어진 상황이다. 쿠팡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이 전년 대비 94.6% 증가한 13조9236억 원을 달성했다. 영업손실은 5504억 원을 기록했지만, 손실 폭은 전년보다 23.6% 줄었다.

2014년 3485억 원에 불과하던 매출은 2015년 1조1337억 원을 기록해 처음으로 1조 원을 넘어섰다. 이후 외형 성장을 거듭해 지난해 매출액은 13조9236억 원으로 전년보다 94.6%나 급증했다.

영업손실은 계속되고 있지만, 매출이 2배가량 뛰면서 손실 폭은 줄어들고 있다. 2014년부터 2019년까지 6년간 쿠팡의 누적 손실은 3조1560억 원에 달한다. 2018년에는 1조 원이 넘는 손실이 났으나, 이를 기점으로 적자는 지속 축소하는 추세다.

위메프와 티몬은 적자 폭 감소와 함께 체급도 줄어들었다. 위메프는 지난해 매출액 3853억 원, 영업손실 542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17.1% 감소했으나, 적자 폭은 28.5% 축소했다. 위메프의 매출액이 4000억 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16년 이후 4년 만이다.

티몬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1512억 원으로 전년(1758억 원) 대비 13.9%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631억 원으로 전년(762억 원)보다 17.2% 줄이며 수익성 개선에는 성공했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의 경우 막대한 자금력을 통해 외형 성장을 거듭할 수 있고 세 회사의 사업 모델이 달라졌기 때문에 현재 경쟁 상대로 보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라면서 “위메프와 티몬은 외형은 줄었지만, 체질 개선 작업을 통해 어떻게 수익성 개선을 이룰지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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