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북미 리콜 소식에 주가 상승세 주춤비용 선지출해 실적 영향 없어...단기충격 그칠 듯반복되는 품질이슈 부담...5월 판매량이 주가 변곡점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일 현대차는 전 거래일 대비 2.8% 내린 22만4500원에 마감했다. 같은날 기아도 전 거래일 대비 3.25% 하락한 8만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초 각각 26만7500원, 10만1500원을 찍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다소 아쉬운 흐름이다.
이날 현대차와 기아의 주가가 일제히 약세를 보인 건 북미시장에서의 재리콜 때문이다. 국내 자동차매체인 오토데일리에 따르면 기아 북미법인은 지난 18일(현지시간) K5와 쏘렌토 등에 대한 수정 리콜계획을 발표했다. 이들 차량은 브레이크 오일 누출로 화재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
리콜대상 차량은 현대차 39만대, 기아차 46만대 등 총 85만대 수준인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가 되는 브레이크 부품은 만도가 공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만도의 주가도 이날 전 거래일 대비 7.28%나 급락했다.
다만 이번 리콜에 대한 비용 부담은 이미 지난해 3분기에 반영돼 향후 실적과는 관련이 없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초가을 투싼 18만대와 K5·쏘렌토 44만대에 대한 리콜 보고서를 북미시장에서 발표한 바 있다.
일단 증권가는 이번 리콜 소식에 새로운 내용이 없는 만큼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 만도 모두 구체적인 리콜비용을 공개하고 있진 않지만 향후 귀책 분쟁이 발생해도 소요금액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와 기아의 추가비용 발생이나 만도의 귀책 가능성 증가 등의 이슈는 아직 없다”며 “이 리콜은 새로운 퓨즈를 장착하는 것이 대부분이며, 미국 당국이 추정한 문제발생 비율은 1%(약 6000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리콜 이슈가 장기적인 충격이 되진 않겠지만 문제는 투자심리다. 매해 반복된 대규모 품질비용 이슈가 투자자들에게 피로감을 주고 있어 수급이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 2017년 세타2 엔진 리콜을 위해 각각 2200억원, 1700억원을 충당금으로 책정했다. 당시 두 회사는 미국에서 쏘나타·싼타페·K5·쏘렌토 등 총 166만대를 두 차례 걸쳐 리콜한 데 이어 국내에서도 그랜저 등 17만대를 리콜 조치했다. 특히 대규모 리콜사태 이후 새롭게 개발한 신형 엔진(그랜저·K7) 역시 엔진오일 감소 문제로 홍역을 치렀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3분기에도 각각 품질비용으로 5000억원, 2800억원을 지출하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엔진 외에도 에어백, 브레이크 등에서 결함이 발생하면서 품질비용이 크게 늘어난 상황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부족 피크아웃 신호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서 부정적 이슈가 발생했다”며 “귀책사유는 아직 조사 중이지만, 20% 교체를 기준으로 비용 추정 시 총 비용은 700억원 수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하반기 실적호조에 대한 기대감은 높지만 투자시점에 대한 의견 차이가 있다“며 “1분기 대비 글로벌 판매실적의 증감을 알 수 있는 5월 판매대수 발표시점(6월 1일)이 주가의 변곡점이 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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