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이후 4년만에 회사채 발행원재료 구입 운영자금 모두 투입업황호조 뚜렷···실적 극대화 전략포트폴리오 다변화·안정적 수익처 확보 탄력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약 600억원 규모의 무보증사채(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이날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발행금액과 이자율은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종 결정되고, 최대 800억원까지 늘릴 수 있다. 납입일은 다음달 3일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조달자금 전부를 운영자금으로 투입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는 플라스틱(PET)과 타이어코드, 산업자재용사, 필름원료 등의 원재료인 고순도테레프탈산(PTA)와 모노 에틸렌글리콜(MEG) 구매에 각각 244억원과 99억원을 책정했다. 석유수지 원료인 C5는 526억원 어치를 사들이게 된다.
코오롱인더스트리가 회사채를 발행하는 것은 지난 2017년 이후 약 4년 만이다. 이번 자금 조달은 업황 호조세가 뚜렷한 상황에서 판매를 더욱 늘리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다.
지난 1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2% 증가한 1조904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무려 160.3% 급증한 691억원으로 나타났다. 시장 컨센선스(전망치 평균)을 25% 가량 뛰어넘었다.
이 같은 실적은 산업자재와 필름·전자재료부문 업황 호조가 주효했다. 산업자재부문의 경우 5G 케이블용과 초고성능 타이어(UHPT)용 아라미드의 경쟁력이 견고하게 유지되고, 전기차 신규 수요 등 전방 산업의 성장으로 타이어코드 실적이 늘었다. 필름은 디스플레이, 전기차 이차전지용 필름소재, 친환경 제품 등 고부가제품 판매 확대가 이어졌다.
타이어용 석유수지의 경우 5G용 에폭시수지 매출이 증가한 점도 실적 턴어라운드에 힘을 보탰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지난 1월 여수 석유수지 1만3000톤 증설을 완료한 바 있다.
특히 이번 자금조달은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추진하는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안정적 수익 확보와도 연관이 깊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국내 최초로 재활용 플라스틱 필름을 개발했다. 재활용 플라스틱(PCR) 원료를 사용한 폴리에스터 필름은 이달부터 LG생활건강, 롯데알미늄 등에 공급되고, 이 필름은 생활용품과 식품용기 포장지로 활용된다.
또 SK종합화학과 생분해성 플라스틱(PBAT) 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독자 기술의 PBAT 제품의 상업화를 준비 중이다. PBAT는 사용 후 땅에 매립하면 제품의 90% 이상이 6개월 안에 자연 분해되는 친환경 첨단소재다.
폐생수병 재활용 원료로 만든 스판본드(장섬유 부직포)는 지난해 1월 GRS 친환경 인증을 받았고, 인공피혁 브랜드인 샤무드 역시 올해 1월 RCS 친환경 인증을 얻어 하반기부터 차량용 인테리어 소재 등으로 판매된다.
신규 소재 시장 진출은 물론,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실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오는 2025년까지 전체 매출의 20% 이상을 친환경 원료 사용 제품으로 대체한다는 계획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가 2019년 양산에 성공한 자체 개발 투명PI필름인 CPIⓇ필름은 최근 중국 샤오미의 폴더블폰의 커버윈도우에 적용됐고, 지난해 말에는 세계 최초로 출시된 레노버의 폴더블 노트북에 사용됐다.
디스플레이 시장 조사기관인 DSCC는 올해 폴더블 디스플레이 공급량은 330만대 수준에서 2024년 4110만대 수준으로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성장성 높은 폴더플 시장 주도권을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올 초에는 베트남 타이어코드 공장 증설에 돌입하며 생산량을 대폭 늘리고 있다. 내년 9월 완공되면 연간 생산량은 기존 대비 2배를 넘어선 10만3200톤에 달하게 된다.
고강도섬유 보강재인 타이어코드는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수소차 등 친환경차 수요 증가에 따라 판매가 확대되고 있다. 친환경차는 배터리가 무거워 내연기관 대비 공차중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타이어 내구성을 강화하기 위해선 타이어코드 사용량이 기존대비 10~20% 늘어난다.
지난해 11월 구미공장에 수소차용 연료전지의 핵심소재인 멤브레인(PEM) 양산 체제를 구축한 것도 산업자재 미래 먹거리 확보와 궤를 같이한다. PEM은 이르면 올해 상반기 내 본격적인 영업활동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PEM과 전극을 결합해 만드는 막전극접합체(MEA)도 2022년부터 대량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지난해 1분기 2500톤 증설로 총 7500톤의 생산능력을 확보한 아라미드의 추가 증설을 고려 중이다. 슈퍼섬유로 불리는 고강도섬유인 아라미드는 대표적인 고부가제품으로, 증권업계에서는 2024년 아라미드의 영업이익의 전체의 30%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올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92.1% 증가한 2928억원으로 추정된다”며 “전방산업 업황 개선에 따라 상반기 실적 기저효과가 뚜렷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아라미드와 석유수지 증설 효과가 본격적으로 발생하고 CPI필름의 외형 성장과 필름·전자재료부문의 수익성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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