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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건에 ‘갑질’ 신고 당한 쿠팡, 내달 제재 결과···2년 전 무슨 일이?

[사건의 재구성]LG생건에 ‘갑질’ 신고 당한 쿠팡, 내달 제재 결과···2년 전 무슨 일이?

등록 2021.06.02 17:50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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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건 “쿠팡, 직매입 제품 반품 등 부당 요구” 주장차석용 부회장 “김범석 의장에게 ‘직접 사과’ 받아와라”내달 조성욱 공정위원장 전원회의서 제재 수위 결정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2년 전 협력사인 LG생활건강(이하 LG생건)으로부터 불공정거래행위로 신고를 당했던 쿠팡의 제재 수위가 내달 결정된다. 업계에서는 쿠팡에 수위 높은 제재가 내려질 경우 다수 협력업체들 역시 줄줄이 공정위에 달려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조성욱 위원장 직권으로 공정위 최고 결정기구인 전원 회의에 쿠팡의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안건을 7월 중 상정할 계획이다. 조 위원장 직권으로 안건을 상정한다는 점은 사안의 중대성을 짐작게 하는 대목이다.

사건의 발단은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쿠팡의 주요 납품업체와 경쟁사들(우아한형제들·위메프·LG생건·크린랲)은 연이어 쿠팡을 공정위에 신고했다. 쿠팡이 납품사들에 가격 인하를 과도하게 요구하는 등 불공정행위를 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유통업계에서는 유통업체가 ‘갑(甲)’, 납품업체가 ‘을(乙)’로 통한다. 납품업체의 입장에서는 유통업체를 거스르기 쉽지 않다. 대형 유통업체와의 거래가 끊기면 당장 매출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 탓에 쿠팡과 거래하는 대부분의 기업은 울며 겨자 먹기로 이를 수용하고 있다. 하지만 LG생건은 이를 용납하지 않았다. 채널에 없어서는 안 되는 생활용품 제조 1등 기업인만큼, 자사 제품을 빼면 쿠팡의 타격도 만만치 않겠다고 판단한 것이다.

LG생건도 다른 납품업체와 마찬가지로 쿠팡을 대규모유통업법 및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공정위에 신고했다. 쿠팡은 대규모유통업법상 대규모유통업자로 분류돼 다수 납품업체와 직매입 거래 약정을 체결해 제품을 판매 중이다. 대규모유통업법에 따르면 대규모유통업자는 직매입한 제품을 반품하는 것이 금지돼 있다.

하지만 LG생건은 쿠팡이 판매 부진 상품을 두고 “반품 처리를 해달라”, “특정 상품은 우리에게만 공급하고 다른 이커머스 기업과는 거래를 해지해라”, “공급 단가를 더 낮춰달라”라는 등의 부당한 요구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윤을 남겨야 하는 LG생건 입장에서는 쿠팡의 요구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이었다. 납품가격 협상 중 ‘납품 중지’ 처분을 받게 된 LG생건은 공정위에 쿠팡을 신고하면서 전쟁을 선포했다.

쿠팡을 공정위에 신고하기 전, LG생건 측은 그간 쿠팡의 ‘갑질 행적’을 모은 서류를 ‘마지막 카드’로 내밀었다는 뒷이야기도 있다. 여기에 차석용 LG생건 부회장은 쿠팡에 주문 실수에 대해 김범석 쿠팡 의장에게 직접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을 받아오라는 특명까지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쿠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LG생건은 곧장 쿠팡을 신고했다.

당시 쿠팡은 “절대 불법행위를 저지른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또 LG생건이 발주 취소를 인식하고도 약 40만 원 어치의 상품을 당사로 임의 발송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정위는 LG생건의 신고에 대해서는 혐의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2019년과 지난해 기존 직권조사 사안과 함께 쿠팡에 대한 현장 조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 기업이 2년여간 전쟁을 치르면서 감정의 골은 깊어진 상황이다. 현재 쿠팡에서 판매하는 LG생건 제품 중 LG생건이 직접 공급하는 제품은 자취를 감췄다. 중간유통업체를 거친 제품들만 납품되고 있어 주문 제품을 빠르게 받아볼 수 있는 ‘로켓배송’도 불가능하다.

공정위는 쿠팡의 갑질로 피해를 본 다른 납품업체의 사례도 함께 검토한 것으로 전해진다. LG생건 외에 다른 납품업체의 피해도 확인되면서 쿠팡의 제재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공정위의 제재를 받을 경우 납품업체와의 거래에 있어서 어느 정도 위축되는 모습을 보일 수는 있을 것”이라면서도 “강력한 대관인력을 보유한 만큼 행정소송 등을 진행하면서 시간을 끌거나 제재 수위를 낮출 가능성도 크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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