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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서정진 없는 셀트리온···장·차남 경영 승계 ‘잰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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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家 후계자들⑨]서정진 없는 셀트리온···장·차남 경영 승계 ‘잰걸음’

등록 2021.06.16 07:09

이한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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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장·차남, 상장사 이어 비상장사 사내이사로소유-경영 분리 밝혔지만 사실상 경영승계 지적 장·차남 경영능력 현재로선 의문···기대 우려 공존 업계선 지분없는 두 아들···3사 합병 경영승계 관문

서정진 없는 셀트리온···장·차남 경영 승계 ‘잰걸음’ 기사의 사진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명예회장의 은퇴로 셀트리온그룹은 오너 2세 경영체제로 전환됐다. 사내이사로 이사회에 합류한 장남 서진석 셀트리온 수석부사장과 차남 서준석 셀트리온 이사의 경영능력과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른 상황, 2세 형제 경영체제가 공고해지면서 일각에서는 경영세습이 아니냐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서 명예회장은 지난 3월 말 공식적으로 은퇴했다. 지난해 말 경영일선에서 물러난데 이어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 등 셀트리온그룹 내 상장 계열사 3곳과 그룹 지주사인 셀트리온홀딩스,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의 사내이사직에서도 물러났다.

서 명예회장의 빈자리는 두 아들인 서진석 셀트리온 수석부사장과 서준석 셀트리온 이사가 채우면서 존재감을 대폭 키웠다.

장남 서진석 수석부사장은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 사내이사로 선임됐고 이사회 의장 자리에 올랐다. 또한 셀트리온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인 셀트리온홀딩스에서도 부친을 대신해 사내이사 및 이사회 의장을 맡게 됐다.

또한 차남인 서준석 이사도 셀트리온헬스케어 사내이사와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 사내이사를 겸하게 됐다.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는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최대 주주이자 비상장 지주사다.

◆두 아들 경영···‘사실상 승계’ 지적도= 남인 서 수석부사장이 두 지주사 사내이사를 모두 맡으면서 추후 통합 지주사 이사회의 중심 역시 서 수석부사장이 맡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일각에서는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겠다고 수차례 밝혀온 서 명예회장의 발언과 모순된다는 지적이다.

두 아들이 상장사인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사내이사에 이어 2개 지주사 사내이사로 선임되면서 형제경영 체제가 더욱 공고해졌다는 평가다.

또한 지배주주의 입김이 센 우리나라 기업경영 실정에 비춰볼 때 서 회장의 아들들이 이사회 의장이면 경영 전반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서 부사장은 1984년생으로 서울대 동물자원학과를 졸업하고 2014년 셀트리온 제품개발본부에 입사했다. 현재 셀트리온 제품개발부문 부문장을 맡고 있다. 2017년 10월부터 2019년 3월 말까지 셀트리온그룹의 화장품 계열사 셀트리온스킨큐어의 대표를 맡기도 했다.

차남인 서준석 이사는 1987년생으로 현재 셀트리온에서 운영지원담당장을 맡고 있다. 서 이사는 2017년 셀트리온에 과장으로 입사해 2019년 미등기임원 이사직에 올랐고 이번에 등기임원이 됐다.

서 부사장은 2017년 셀트리온스킨큐어 대표에 오른 이후 이후 실적을 올리는 데는 실패했다. 서 부사장 재직 당시 2018년 17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2019년에는 13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결국 서 부사장은 2019년 초 셀트리온으로 복귀해 제품개발부문장을 맡고 있다.

이에 능력이 아닌 서정진 명예회장의 자녀라는 이유만으로 초고속 승진을 이어가고 있다는 우려 및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시민단체 경제개혁연대는 “두 형제의 경력이나 근속연수에 비춰볼 때 ‘동일인 2세’라는 것을 제외하고는 30대 중후반인 두 사람이 고속승진을 한 특별한 이유를 찾기가 어렵다”며 “셀트리온그룹도 지금껏 여러 대기업집단에서 후진적 지배구조의 전형으로 꼽혀온 가족간 경영권 승계를 시도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문제의식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3사 통합 과제···향후 지분승계는 안개 속=현재 서 명예회장의 두 아들은 회사 관련 주식을 전혀 가지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향후 셀트리온 3사 합병 과정에서 지분 승계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셀트리온그룹은 지난해 그룹 내 상장 계열사 3곳의 합병계획을 발표하면서 올해 말 까지 셀트리온홀딩스와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의 합병을 통해 통합 지주사를 출범시키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지난해 9월 3사 합병을 위해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지주회사인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를 설립했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인 홀딩스가 1년 이상 존속해야 하기 때문에 오는 9월 이후 본격적인 합병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장남과 차남의 역할과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셀트리온그룹의 기존 지배구조는 서정진→셀트리온→셀트리온제약, 서정진→셀트리온헬스케어 등 두 갈래로 나눠져 있었다. 이에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셀트리온의 자회사가 아닌 서 회장의 개인회사로 인식돼 일감 몰아주기 논란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서 명예회장은 이를 타개하기 위해 셀트리온헬스케어를 지배하는 지주사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를 자신의 셀트리온헬스케어 주식 35.62% 중 24.33%를 현물출자해 만들었다. 현재 유헌영 셀트리온홀딩스 부회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현재 서 명예회장은 셀트리온홀딩스 주식 95.51%와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의 주식 100%를 보유해 지배구조 최정점에 있다. 셀트리온홀딩스는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을 각각 자회사와 손자회사로 두고 있고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는 셀트리온헬스케어 주식 24.33%를 보유중이다.

3사 합병도 2개의 지주회사 셀트리온홀딩스와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를 먼저 통합하고 그 아래 3사를 합병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분 승계에 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이 없는 상황이다. 서 명예회장은 은퇴와 합병 등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말하고 있지만 지분승계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하고 있다. 3사의 합병이 두 아들의 경영승계를 위한 최대 관문이기도 하다.

국내 기업 중 소유와 경영히 완전히 분리된 사례를 찾아보기 힘든 상황에서 서 명예회장이 소유와 경영분리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뉴스웨이 이한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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