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커머스 탈피하고 ‘디지털 커머스’로 업태 재정립소비 트렌드 변화 TV·모바일 동시 라이브로 대응정기호 “M&A 적극 추진·2025년 취급고 5조 목표”
정기호 KT알파 대표는 30일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KTH와 KT엠하우스 합병 법인인 KT알파 출범을 알리며 디지털 커머스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성장 전략을 발표했다.
이번 합병으로 KTH·KT엠하우스는 KT알파로 새로 태어난다. T커머스를 탈피하고 디지털 커머스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선언하면서 사업 방향을 완전히 바꾼 것이다. KT알파는 2025년까지 취급고 5조원을 내세웠다.
◇T커머스·ICT 역량 살려 ‘버티컬 커머스·솔루션 플랫폼 사업’ 추진 =KT알파는 TV와 모바일에 특화한 커머스 채널의 결합은 물론 고객·상품·사업영역까지 완전한 합병 시너지를 창출해 사업 커버리지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주 고객층을 기존 중장년층에서 MZ세대(밀레니얼+Z세대)까지 확장하고 상품 범위도 확대한다는 예정이다.
특히 라이브 커머스 최초로 모바일과 TV앱에서 동시 라이브 방송을 할 수 있게 한 것은 최근 트렌드를 정확하게 반영한 것이다. 최근 소비 트렌드는 TV 시청이 줄고 재미와 스토리를 담은 커머스 동영상이 SNS와 유튜브 등을 통해 확산, 전파되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또 KT알파는 광고, 마케팅 간 결합을 통해 정교한 고객 맞춤형 상품을 제시하는 D2C(Direct to Consumer) 커머스를 확대한다.
이는 나스미디어와 플레이디를 통해 데이터 기반 신사업 비즈니스 모델이다. 나스미디어는 국내 최다 유튜브 디지털 광고를 집행했고 플레이디는 검색광고 중심의 광고 사업을 하고 있다. 유튜브 주 이용자인 1030 세대의 소비와 기호 빅데이터와 인사이트를 기반으로 고객 맞춤형 쇼핑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일환으로 ‘버티컬 커머스’ 추진에도 드라이브를 건다. 버티컬 커머스는 특정 분야의 카테고리 상품에 집중해 전문적으로 다루는 쇼핑몰을 의미한다. KT알파는 MZ세대를 겨냥한 한정판 스니커즈 리셀 플랫폼 ‘리플(REPLE)’과 프리미엄 기프트 셀렉샵 ‘우선샵(USUN#)’ 등을 통해 커머스 사업을 확장해나간다.
KT알파는 B2B 성장의 성장세에도 주목했다. 커머스 솔루션 시장은 사업 운영 판매와 홍보 상품 소싱 등을 기반으로 계속해서 성장 중이다. 실제 커머스 솔루션 시장 거래액은 지난해 41조3000억원에서 5년 후인 2024년 연평균성장률 15.6% 증가한 73조8000억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KT알파는 중소기업, 소상공인을 위해 셀러와 고객을 이어주는 커머스 솔루션 플랫폼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사업별 맞춤형 몰 구축부터 효율적 사업 운영 및 통합 판매관리, 마케팅 컨설팅, 판매채널 확대 등을 지원한다.
◇TV시청 줄고 모바일 성장···급변하는 환경 발빠른 대응 나서=KT알파의 사업 방향 변화는 현재 소비 트렌드 변화와 맞물려있다. 비대면 소비 트렌드 확산으로 라이브커머스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다.
라이브커머스는 실시간 동영상 스트리밍을 통해 판매자와 소비자가 채팅을 통해 쌍방향 의사소통을 하며 상품을 판매·구매하는 온라인 쇼핑 채널이다. 2019년까지만해도 다소 낯선 쇼핑 방식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전성기를 맞았다.
하지만 T커머스 사업은 전망이 밝지 않다. 소비자들의 TV시청이 줄고 모바일 쇼핑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KT알파 또한 KTH와 KT엠모바일을 합쳐 디지털 전환을 서두르는 것이다.
실제 올해 1분기 기준 KTH의 사업구조는 T커머스 사업이 전체 매출 69.8%를 차지하고 있다. 뒤이어 영상 콘텐츠 판권 사업을 하는 콘텐츠 사업이 13.6%, 빅데이터 솔루션 등 기술 역량을 제공하는 ICT 사업이 16.6%를 차지한다.
특히 KT알파는 제때 사업 다각화를 하지 못해 실패한 전례가 있다. 1990년대 PC통신 서비스 ‘하이텔’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지만, PC통신 시대가 저물자 사업에 위기를 겪었다. 현 상황도 그때와 비슷하다. T커머스인 K쇼핑에만 안주한다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생긴 것이다.
앞서 CJ온스타일도 ‘오쇼핑’이었던 이름을 벗고 TV홈쇼핑을 벗어나 라이브커머스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선언했다. CJ온스타일도 통합 브랜드를 출범하면서 디지털 콘텐츠 스튜디오 사업과 콘텐츠 기반 글로벌 버티컬 유통 플랫폼 구축에 방점을 뒀다.
또 최근 이커머스에서는 외형적으로도 KT알파보다 훨씬 큰 규모의 지분교환과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쿠팡의 성장세와 신세계의 이베이코리아 인수, 네이버와의 연합까지 급변하는 환경에 기업들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물류센터에까지 대규모 투자를 서슴없이 단행하며 사업 중심축을 온라인으로 옮기고 있다.
KT알파 또한 디지털 커머스 플랫폼으로 전환함과 동시에 사업 규모와 가치 측면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파트너를 물색하는 중이다. 정기호 대표는 “네이버나 신세계같이 대형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을 맺는 것이 가능성이 있을지는 모르겠다”라면서 “물류의 경우 이미 3PL(제3자 물류)이 고도화되고 혁신된 서비스가 많이 나와있기 때문에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새로운 판을 짜기 위한 관점의 변화가 부족했다”면서 “시장과 고객은 끝없이 변화하고 KT알파는 그런 변화에 대응해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 현실에 안주하기보다 매 순간 도전하는 KT알파가 되겠다”라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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