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임추위 가동···8월 윤곽 나올 듯업계선 위성백 사장 임기연장에 무게 ‘착오송금 반환지원제도’ 안착 힘쓰고‘캄코시티 채권’ 반환 작업도 순항 중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예보는 최근 비상임이사 3명과 외부위원 2명 등 총 5명으로 구성된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가동했다. 위성백 사장의 임기만료(9월17일)가 2개월 앞으로 다가온 데 따른 조치다.
예보는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사장 임기만료 2개월 전에 임추위를 꾸려야 한다. 이들은 추후 몇 차례 논의를 거쳐 이르면 다음달말 차기 사장 후보를 선정할 계획이다. 공공기관장인 예보 사장은 임추위 추천을 거쳐 주무부처인 금융위원회가 제청하면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다. 임기는 3년이고, 업무 수행실적에 따라 1년 단위로 연임 가능하다.
다만 예보 안팎에선 위성백 사장의 연임을 점치는 시선이 우세하다. 차기 대선이 1년 앞으로 다가온 탓에 공공기관장 인사가 지연되고 있어서다. 금감원은 2개월 넘게 금감원장 자리를 비워뒀으며, 신용보증기금은 윤대희 이사장 체제를 내년 6월까지 1년 더 이어가기로 했다.
이는 주요 인사가 공공기관장 선임을 원치 않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진단이다. 행정부가 들어서면 교체될 공산이 큰 데다, 퇴임 이후엔 재취업도 쉽지 않아서다.
예보의 한 관계자는 “불과 몇 달 전엔 금융위와 기획재정부 인사를 중심으로 하마평이 돌았는데, 요즘엔 그런 얘기가 나오지 않고 있다”면서 “그만큼 후임자를 찾기 어렵다는 방증”이라고 귀띔했다.
위성백 사장의 성과도 양호하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위기 속에서 ‘예금자 보호’에 힘쓰는 동시에 예보 본연의 기능을 강화하는 데도 혁혁한 공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6일 시행된 ‘착오송금 반환지원제도’가 대표적이다. 이는 5만원 이상, 1000만원 이하의 착오송금이 발생한 경우 예보가 이를 대신 찾아주는 제도다. 소비자로부터 신청을 받은 예보가 수취인의 연락처를 확보한 뒤 자신반환을 안내하거나 지급명령을 하는 절차로 회수가 이뤄진다.
위성백 사장은 비대면금융 활성화로 착오송금 문제가 커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 정치권에 협조를 구했고, 적극적인 설득 끝에 국회의 법안 통과를 이끌어냈다. 또 지금은 본사 1층에 상담센터를 마련하고 이를 전담할 부서도 설치함으로써 제도 안착에 신경을 기울이고 있다.
예보의 핵심 현안인 옛 부산저축은행의 캄보디아 캄코시티 채권 회수 작업도 순항하고 있다. 지난해 주식반환청구에 이어 지난 3월엔 주식 의결권 회복 가처분 소송 1심에서도 승소하면서 채권 회수에 한 발짝 다가서게 됐다. 예보는 지난해 2월 캄보디아 대법원으로부터 캄코시티 주식 60%에 대한 소유권을 인정받았으나, 캄코시티 시행사 대표 이모 씨가 의결권 제한을 걸면서 주주로서의 권리를 행사하지 못했다.
캄코시티는 이모 씨가 2000년대 옛 부산저축은행으로부터 2369억원을 대출받아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추진한 신도시 사업이다. 그러나 부산저축은행이 캄코시티를 비롯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투자로 파산하면서 중단됐다. 그 피해자는 3만8000명에 이른다.
이에 예보는 원금에 지연이자를 더해 약 7400억원의 회수를 추진 중이다. 무엇보다 위성백 사장은 원활한 회수를 위해 전담 부서를 신설하는 한편, 국회와 정부, 검찰 등 유관기관과 협력체계를 구축하기도 했다.
따라서 예보 측에서도 이러한 성과를 감안해 위성백 사장 체제를 당분간 이어갈 것이란 분석이다. 물론 지금까지 연임에 성공한 예보 사장이 없었다는 점은 변수다. 위성백 사장 본인의 의사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보 관계자는 “현재 내부에선 위성백 사장이 안정적으로 회사를 이끌어왔다는 데 대체로 이견이 없다”면서 “임명권자의 판단이 가장 중요하겠지만, 적임자가 없다면 지금 체제를 이어가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1960년생인 위성백 사자은 순천고등학교와 서울대 독문과를 졸업한 뒤 서울대 대학원과 미국 뉴욕주립대에서 경제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은 인물이다. 그는 32회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한 이래 기재부 공공정책국 정책총괄과장과 기획조정실 기획재정담당관, 국고국장 등을 거쳤고 2018년 9월부터 예보를 이끌고 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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