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범 “가계부채 관리 가장 중요한 책무”추가 대책 예고···DSR 시기·대출 제한 등 예상금감원, 주담대 약정 관리 철저 해달라 당부
◇연일 쏟아지는 가계부채 관리 대책···고강도 규제 더 나온다=금융당국은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연 5∼6%, 내년에는 4% 수준으로 관리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지난 7월부터 개인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를 도입하는 등 고강도 규제를 적용했는데, 가계대출 증가세는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대출이 제2금융권으로 몰리는 풍선효과까지 나타나면서 가계대출 관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결국 가계부채 관리를 위한 카드를 한꺼번에 꺼내 들어 고삐 조이기에 전방위로 나서겠단 방침이다. 고승범 금융위원장 후보자는 “가용한 모든 정책수단을 활용해 가계부채를 관리하겠다”고 밝히며 가계부채와의 전면전을 예고했다.
고 후보자는 지난 17일 금융위 직원들과의 회의에서 “기존에 발표된 가계부채 관리 대책을 강력히 추진하면서 대책의 효과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며 “필요하다면 가용한 모든 정책수단을 활용해 추가 대책도 적극적으로 발굴·추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특히 DSR규제 도입 시기를 꼬집으며 앞당길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상환능력에 기반 한 대출 관행을 하루빨리 안착시켜야 한다”며 “2023년 7월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하기로 한 DSR 규제 강화 방안의 추진 일정이 적정한지, 제2금융권의 느슨한 DSR 규제 수준이 풍선효과를 유발할 가능성은 없는지에 대해 면밀히 살펴보고 필요 시 보완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높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는 주택관련 대출동향에 대해서도 그 원인 등을 다시 한 번 꼼꼼히 살펴보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금감원은 금융권 ‘쪼이기’에 나섰다. 지난 13일 은행권 여신 담당자들과 회의를 열고 마이너스통장 등 한도성 여신을 포함한 전체 신용대출 금액을 연소득 100% 이하로 낮춰달라고 요청 했다. 7월 시행된 DSR 1단계 규제(개인별 DSR 40%)로 전 규제지역 6억 원 초과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1억 원 이상 신용대출이 막히자 1억 원 미만 신용대출이 늘어나면서 규제를 한단계 더 강화한 것이다.
여기에 주택담보대출 약정을 위반하면 예외 없이 대출을 회수하고 신용정보 관련 기록으로 남기는 주문도 했다.
대출 목표치를 넘어선 금융사에 대해서는 특별 검사에 나설 계획이다. 현장검사를 통해 시스템적으로 문제가 있는지 살펴보고 약속을 지키지 않은 데 대한 페널티를 부과하는 것도 검토 중이라고 알려졌다.
고 후보자 취임 이후 고강도 추가 대책이 더 나올 것이란 관측이다. DSR 도입 시기를 앞당기거나 대출 연장 제한, 대출 상환 조정 등의 방법 등도 거론된다.
◇금융당국 규제와 반대로 가는 가계부채···증가세 더 커졌다=가계부채 증가세는 금융당국의 관리에도 꺽이지 않고 있다. 한국은행이 내놓은 ‘7월 은행권 가계대출’을 보면 전월보다 9조7000억원 늘어 동월 기준 역대 최대 증가액을 기록했다.
올해 1∼7월 증가액은 51조400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48조2000억원보다 6.6% 증가했다.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7월말 현재 1040조2000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5.1% 늘었다.
은행권과 2금융권을 포함한 가계대출 증가세도 큰 폭으로 늘었다. 금융위원회가 11일 발표한 ‘가계대출 동향’ 잠정치를 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7개월간 전체 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78조800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45조9000억원보다 71.6%(32조9000억원) 늘었다.
집값 상승 속 주택 구매 수요가 꾸준한데다 공모주 청약에 따른 신용대출 등이 크게 불어난 영향이다.
특히 주담대는 한달새 7조5000억원 늘어 전월 6조4000억원보다 증가폭이 1조1000억원 커졌다.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도 증가폭이 6월 3조9000억원에서 7월 7조7000억원으로 두 배나 뛰었다.
7월 한 달만 보면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 증가 폭은 15조2000억원으로 지난달 10조3000억원보다 컸다.
문제는 가계대출 증가세가 단기간내 줄어들이 않을 것이란 점이다. 박성진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주택매매, 전세 관련 자금 수요와 주식 등 위험자산 투자를 위한 기타대출 수요, 코로나 관련 생활·사업자금 수요 등이 여전히 많기 때문에 가계대출 증가세가 크게 둔화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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