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테이퍼링 임박에도···월가 “긴축발작 우려는 과도”골드만삭스·JP모건, 테이퍼링 수혜주로 경기민감주 지목
18일(이하 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우량주 중심의 다우지수(-1.08%),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1.07%),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0.89%) 등 뉴욕 3대 지수는 연내 테이퍼링이 가시화되면서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지난 2013년 당시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의 테이퍼 탠트럼 언급 이후 전세계 증시가 급락한 ‘테이퍼 탠트럼(taper tantrum·긴축발작)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수의 월가 전문가들은 올해 테이퍼링이 시작되더라도 2013년 버냉키 탠트럼이 재현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CNBC방송에 따르면 랜디 프레데릭 찰스 슈왑(Charles Schwab) 트레이딩 및 파생상품 관리이사는 “시장이 소란스러웠던 2013년과 2015년에 겪은 탠트럼과는 다를 것”이라며 “현재 주식 시장은 상당히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테이퍼링 실시가 기정사실화됐고 과거 긴축발작 당시보다 경기 회복세가 빠르다는 분석도 있다. 2013년 첫 테이퍼링을 겪었던 것과 달리 시장은 이미 2018년과 2019년에 양적완화 축소를 경험한 바 있다. FHN파이낸셜의 짐 보겔 금리 전략가는 “연준이 (2013년의 일에서) 교훈을 얻었을 것이라고 시장은 믿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시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연준 위원들이 테이퍼링 강도를 조절할 가능성도 있다. 공개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을 보면 일부 연준 이사들은 여전히 물가와 고용 환경 개선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으며 테이퍼링은 2022년 초에 실시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테이퍼링이 이뤄질 것을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테이퍼링 시작 시 경기민감주의 투자 매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경기민감주란 경기 상승 시 주가가 오르고 경기 하강 시엔 주가가 떨어지는 종목으로 석유화학, 자동차, 철강, 건설, 항공, 관광, 은행 및 금융업 등이 대표적이다.
국제 자산운용사 뢰톨드(Leuthold) 그룹의 짐 폴슨 수석 투자전략가는 “연준이 현재 미 경제가 견조하다는 믿음을 드러낸다면 경기민감주와 스몰캡(중소형주) 주가가 오를 수 있다”며 “현재 시장은 견조하다. 실제 테이퍼링이 공식적으로 시작되더라도 시장 충격이 없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과 골드만삭스 역시 경기민감주를 공통 수혜주로 꼽았다. JP모건의 마르코 콜라노비치 분석가는 “현재 채권 금리와 경기민감주가 바닥에 머물러 있는데, 올해 남은 기간 크게 오를 수 있다”며 “지금의 경기민감주 하락세는 투자자에겐 강력한 기회”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 전략가들 역시 올해 연준의 긴축 정책을 언급할 때마다 경기민감주가 좋은 수익률을 보였다고 밝혔다.
미국의 대표적 경기민감주는 애플(기술주), 제너럴모터스(자동차), 보잉(항공), 텍사스 로드하우스(레스토랑 체인), 스타벅스(커피 체인), JP모건(은행) 등이 있다. 긴축의 초입에서 신흥국보다 선진국 투자 매력이 높아지는 만큼 선진국 주식 투자를 늘리는 것도 방법이다. 국내에선 롯데케미칼(화학), 한국조선해양(철강), 삼성전자·SK하이닉스(반도체) 등이 대표적이다.
단기 변동성에 대비한 ETF(상장지수펀드) 투자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미국 경기민감주를 담은 대표 ETF로는 SPDR에서 출시한 소비재 ETF ‘XLY’, 기초소재 ETF ‘XLB’, 금융업종 ‘XLF’, 인프라 업종 ‘XLI’ 등이 있다.
뉴스웨이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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