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상 적극 지지···추가 인상 필요도소상공인 대출만기 연장‧이자 유예 재연장 시사가상자산 관련해선 ‘은성수 시즌2’ 지적도장남 인턴 “개입안해”‧위장전입엔 “송구”
고 후보자는 27일 국회 정무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이미 발표한 가계부채 대책을 차질없이 추진하면서 효과성을 높이고 필요하면 추가대책도 마련해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모두발언에서 “가계부채 관리를 최우선 역점 과제로 삼고, 가능한 모든 정책역량을 동원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실수요자 피해 없도록 배려···DSR 재검토=고 후보자는 ‘가계대출 총량규제가 이뤄지다 보니 청년, 무주택자 등 실수요자가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에 “실수요자가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세심하게 배려하면서 정책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총량규제를 하다 보니 실수요자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상황에 처할 수 있을 것으로 저희도 우려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고 후보자는 최근 금융당국이 시중은행에 개인 신용대출 한도를 ‘연 소득 이내’로 축소할 것을 요구한 것이 법적 근거가 있냐는 질문에는 “(그동안) 금융권과 협의해가면서 가계부채 관리를 같이 해왔기 때문에 그런 차원에서 권고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관치금융’에 대해서는 “금융사에 대한 직접적인 관치금융은 저도 지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가계부채 관리와 같은 목표에 대해서는 협의해서 계획을 만들고 권고 사안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서로 간 신뢰를 바탕으로 일을 해나가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확대 방안과 관련해서는 “단계적 일정이 적절한지에 대해 다시 한번 검토를 해보겠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지난 7월부터 개인별 DSR 40% 적용 대상을 전체 규제지역(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의 시가 6억원 초과 주택으로 확대 적용하고 있다. 내년 7월부터는 전 금융권 대출을 합쳐 총대출액 2억원이 넘는 경우에, 내후년 7월에는 총대출액 1억원이 넘는 경우로 확대 적용한다.
고 후보자는 “DSR 규제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2금융권으로의 풍선효과가 있어서 (대책을) 검토해볼 생각”이라며 “이외 여러 방안에 대해 종합적으로 심도있게 추가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고 후보자는 현 가계부채 위기의 심각성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게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다만 “(가계부채) 관리가 불가능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금융부채가 많지만 자산이 부채보다 2배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도 높지 않고 고신용자 대출이 높은 점을 고려하면 당장의 가계부채 때문에 위기상황이라고 마냥 말할 수는 없다”며 “그러나 최근에 많이 늘었기 때문에 증가폭과 속도에 관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인사청문회에서 코로나19 민생금융안정 패키지 프로그램의 재연장 여부를 묻는 질의에 “그동안의 경제상황과 방역상황을 보고 판단한다는 게 금융위의 입장”이라면서 “방역 상황이 심각해진 측면이 있고 자영업자의 상황을 충분히 감안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금융지원 조치 연장이 잠재적 부실 위험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금융권과 잘 협의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금융위는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4월 6개월간 대출 만기를 연장하고 이자 상환을 유예하는 조치를 시행했다. 이후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두 차례 기한이 연장된 상태다.
◇금리인상은 지지···가상자산거래소 신고 연장 반대=고 후보자는 연말까지 몇 번의 금리 인상 필요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한 번의 인상으로는 되지 않고 앞으로 추세가 중요하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날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0.5%에서 0.75%로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에서 금리 인상을 2023년부터 한다고 얘기하지만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얘기도 있다”라며 “금융 불균형, 가계부채 증가, 자산시장 가격 상승 등을 고려한다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잘 판단해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가상화폐 거래소 신고 문제에 대해서는 지난해 3월 특정거래금융법(특금법) 통과 이후 충분한 시간(1년 6개월)이 있었다는 금융위의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서 ‘은성수 시즌2’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고 후보자는 “가상자산 사업자와 관련해선 그동안의 기조를 바꾸기 어렵다고 생각한다”면서 “그것 자체가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어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과연 신고기간을 연장하는 것이 이용자 피해를 보호하는 길이 맞는지 고민해야 한다”면서 “신뢰 보호나 이용자 피해가 늘어나는 것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기존 일정을 지키는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장남 인턴 “개입안해”‧위장전입엔 “송구”=고 후보자의 장남이 이른바 ‘고모부 찬스’를 사용해 증권사 인턴에 채용됐다는 논란에 대해 “(아들이) 인터넷 카페의 채용 공고를 보고 지원한 것으로 들었다”고 면서 “그 과정에서는 개입한 바는 없다”고 해명했다.
고 후보자의 아들은 작년 2∼3월에 한국투자증권에서 인턴을 한 사실이 공개된 바 있다. 한투증권 모회사인 한국금융지주 대표이사인 김남구 회장은 고 후보자의 매제다. 고 후보자의 아들로서는 ‘고모부 찬스’를 활용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대해 고 후보자는 “채용을 전제로 한 인턴이 아니었다”면서도 “다만 국민 눈높이에서 보자면 좀 그러한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고 후보자는 2001∼2003년 자녀 진학을 위해 위장전입을 한 의혹에 대해서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송구하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 이사 올 때 초등학교가 그 단지에 없다는 것을 잘 몰랐다”면서 “그런 부분을 생각지 못하다가 바로 옆 단지의 학교 근처로 이사를 해야겠다 생각하고, 그러다 보니 조금 먼저 (이사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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