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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가는 남양유업···매각 무산될 듯

법정 가는 남양유업···매각 무산될 듯

등록 2021.08.31 16:01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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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계약 종결일 앞두고 한앤컴퍼니 30일 소송 제기홍원식 오후까지 묵묵부답···‘무리한 요구’에 합의 난항극적 합의·계약 종결일 연장·소송전 돌입 등 시나리오 거론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남양유업 인수합병(M&A)이 결국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매수 측인 한앤컴퍼니가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을 상대로 지난 30일 소송을 제기하기로 하며 법적 분쟁이 벌어진 가운데 매각대금 지급 종결일인 31일 당일 오후까지 홍원식 회장 측이 아무런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아서다.

이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홍원식 회장과 그의 부인인 이운경 남양유업 고문, 그의 손자 홍승의 씨 등 3인이 보유한 지분 총 37만8938주(52.63%)를 한앤컴퍼니에 3107억원에 매각하기로 지난 5월 27일 계약했다.

대금 지급 기한은 이날로, 양측의 합의 없이는 이 기한을 넘길 수 없도록 돼 있다. 양측은 한 달 여 전인 지난 7월 30일 대금 지급을 마무리하고 했으나 이후 홍원식 회장 측의 변심으로 상황이 크게 변했다. 일각에서는 이날 양측이 극적인 합의를 이룰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이날 오후 3시 현재까지 이렇다 할 변화가 없어 결국 기일을 넘기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홍 회장은 지난달 30일로 예정돼있던 임시주주총회를 다음달 14일로 6주간 일방적으로 연기했다. 주총이 불말되면서 윤여을 한앤컴퍼니 회장 등 한앤컴퍼니 측 인사들이 남양유업 이사회에 입성하지 못하게 됐다. 이날 주총에 앞서 거래를 마무리하고 한앤컴퍼니가 남양유업의 경영권을 넘겨 받기로 한 것 역시 무산됐다. 한앤컴퍼니는 법적 대응까지 불사하겠다며 현재까지도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게다가 홍 회장이 지난 5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대국민 사과’를 하고 회사를 매각한 이후에도 그의 아들들, 부인까지 모두 회사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양측은 지난달 30일 매각 대금 지급이 무산된 후 물밑 협상을 지속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과정이 순탄치 않으면서 한 달 여 동안 갈등이 해결되지 못했다. 결국 홍 회장은 매각 대금 지급 시한 열흘 여를 앞둔 지난달 8월 20일 LKB앤파트너스를 법률대리인으로 선임했다. 이후 열흘 여 만인 지난 30일 한앤컴퍼니 측도 화우를 법률대리인으로 선임했고, 지난 30일에는 홍 회장 측에 거래종결 의무의 조속한 이행을 촉구하는 소송을 법원에 제기했다.

한앤컴퍼니는 거래 종결을 위해 노력했으나 홍 회장 측이 이유 없이 계약 이행을 지연했고 무리한 요구를 남발했으며 계약 해제 가능성까지 시사했다는 입장이다. 다만 홍 회장 측은 남은 계약기간 최선을 다해 협의를 제안하고 있는데 한앤컴퍼니가 소송을 제기하고 보도자료까지 내면서 계약상 비밀유지 의무를 위반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홍 회장이 제시했다며 한앤컴퍼니가 시사한 ‘무리한 요구’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일각에서는 홍 회장이 두 아들의 직위 유지를 요구했다는 설, 남양유업의 외식 브랜드 ‘백미당’을 회사 매각에서 제외하려고 했다는 설 등이 거론된다. 앞서 홍 회장과 한앤컴퍼니 양측의 매각 과정에 잡음이 생길 당시부터 회사 매각을 두고 가족들이 반대했다는 설이 돌기도 했다.

실제로 홍 회장은 지난 5월 대국민 사과 당시 경영권을 자녀들에게 승계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으나 그의 아들들은 모두 승진, 복직까지 하며 소비자들의 원성을 샀다. 홍 회장의 장남 홍진석 상무는 ‘불가리스 사태’ 전 회사 비용으로 고급 외제차를 빌려 유용한 의혹이 제기되며 보직 해임됐으나,한앤컴퍼니와의 매각 계약이 이뤄지기 하루 전인 지난 5월 26일 전략기획담당 상무로 복직했다. 홍 회장의 차남인 홍범석 외식사업본부장은 같은날 처음으로 임원(상무보)으로 승진했다. 홍범석 본부장은 남양유업의 신사업인 디저트카페 브랜드 백미당을 이끌고 있다.

백미당은 특히 이들 가족에게 중요한 사업이다. 홍 회장의 부인인 이운경 고문은 사내에서 전무 직함을 갖고 외식사업부에서 ‘백미당’과 ‘일 치프리아니’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이 고문은 이들 사업에 상당히 애착이 큰 것으로 유명하다. 또 ‘백미당’은 차남 홍범석 상무가 2009년 남양유업에 입사한 이래 현재까지 직접 이끌고 있는 사업이기도 하다.

이외에도 홍 회장 측이 남양유업에 더 높은 가격을 요구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홍 회장이 회사를 팔기로 한 이후부터 시장에서는 ‘헐값 매각’이라는 논란이 나왔다. 또 홍 회장 측과 한앤컴퍼니가 각각 매수 자문사와 매각 자문사로 김앤장을 선임했는데, 홍 회장 측은 매각가가 너무 낮게 책정됐다는 불만은 품고 법률대리인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홍 회장이 어떤 요구를 했던 한앤컴퍼니가 ‘무리한 요구’라고 대외적으로 천명한 만큼 새로운 조건으로 계약을 바꾸는 것은 어렵지 않겠냐는 것이 시장의 중론이다. 한앤컴퍼니가 소송까지 내면서 홍 회장을 압박하면서 극적으로 거래가 종결될 가능성도 나오지만, 홍 회장이 법률대리인을 바꾸면서까지 요구사항을 내건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계약이 깨질 가능성도 있다. 또는 양측이 타협점을 찾기 위해 협의 하에 계약 종결일을 미룰 수도 있다.

한편 남양유업은 이날 계약 종결 여부에 따라 다음날인 다음달 1일 관련된 내용을 공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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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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