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총액 10위 내 플랫폼·배터리·바이오株 포진크래프톤·카뱅 등 ‘대어’, 데뷔 동시에 1등 꿰차배터리·금융·게임···‘업종 내 1등주’ 대거 물갈이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올 들어 지난 3일까지 대장주가 새롭게 바뀐 업종은 총 세 곳이다. 우선 2차전지 업종에서 삼성SDI가 오랜 기간 대장주로 군림하던 LG화학을 밀어내고 대장주로 올라섰다.
LG화학은 제너럴모터스(GM)의 볼트 전기차 배터리 리콜 이슈로 최근 2주간 주가가 20% 가까이 하락했고, 이 기간 시총이 무려 12조원 넘게 증발했다. 반면 삼성SDI는 지난 3일 종가 기준으로 시가총액 52조2610억원을 기록해 LG화학(51조1794억원)을 1조원 차이로 추월했다. 삼성SDI의 시가총액이 LG화학보다 커진 건 지난 2007년 이후 14년 만이다.
또한, 최근 게임업종과 금융업종 대장주도 교체됐다. 특히 두 업종은 올해 증시에 데뷔한 크래프톤과 카카오뱅크가 상장과 동시에 업종 대표주인 엔씨소프트와 KB금융을 각각 밀어내고 ‘대장주 자리’를 꿰찼다.
올해 IPO 시장 최대어 크래프톤은 상장과 동시에 시가총액 24조4000억원으로 게임 대장주에 올랐다. 지난 2018년 이후 게임 대장주 자리를 놓치지 않았던 엔씨소프트가 신작 ‘블레이드앤소울2(블소2)’ 흥행 실패로 급락세를 탄 반면 크래프톤은 상장 초기 부진에서 벗어나면서 두 회사의 시가총액은 더욱 벌어졌다.
이날 종가 기준 크래프톤 시가총액은 23조6191억원으로 코스피 16위(우선주 제외)에 올라있다. 엔씨소프트는 13조8969억원으로 30위에 머물고 있다.
지난달 초 상장한 카카오뱅크도 상장 첫날 금융대장주로 직행하며 화려하게 증시에 데뷔했다. 카카오뱅크의 상장 첫날(8월 6일) 시총은 33조1620억원으로, 기존 금융 대장주였던 KB금융(21조7052억원)을 11조원 넘는 차이로 제쳤다.
코스피 전체에선 기아(34조6991억원)에 이어 12위에 올랐다. 또 국내 대표 철강사인 포스코(29조7307억원)와 삼성물산(27조52억원), 현대모비스(26조2103원), LG전자(25조6927억원) 등 국내 주요 굴지의 기업들도 단숨에 추월했다.
인터넷 업종에서는 국내 대표 플랫폼 기업 네이버와 카카오가 대장주 자리를 두고 대결하고 있다. 특히 네이버와 카카오는 인터넷 대장주 자리뿐만 아니라 코스피 시가총액 3위 자리를 두고도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지난 5~6월 카카오가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등 자회사 IPO 기대감에 급등하면서 6월 한때 네이버를 제치고 시총 3위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한 달 만인 지난 7월 14일 인터넷 대장주 자리를 네이버에 다시 내줬지만, 두 회사의 경쟁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지난 3일 기준 네이버(74조3291억원)와 카카오(69조5966억원)의 시총 차이는 4조7325억원에 불과해 언제든 왕좌 탈환이 가능한 상황이다.
바이오 업종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셀트리온과 경쟁을 벌이며, 대장주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 2016년 11월 상장 이후 줄곧 바이오업종 내 대장주였던 삼성바이오로직스(시총 63조1214억원)는 2017년 2월 코스닥 대장주였던 셀트리온(38조4148억원)이 유가증권시장으로 옮겨오면서 잠시 1등 자리를 내주기도 했지만, 2019년 이후 줄곧 왕좌를 놓지 않고 있다. 현재 두 기업의 시가총액 격차는 약 25조원에 달한다.
한편 크래프톤과 카카오뱅크처럼 상장과 동시에 기존 대장주를 위협할 만한 ‘공모 대어’들이 줄줄이 연내 증시 입성을 앞두고 있어, 향후 대장주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표적으로 오는 16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하는 현대중공업의 시가총액은 공모가 희망밴드(5만2000원~6만원) 최상단 기준으로 5조3263억원이다. 현재 ‘조선 대장주’인 모회사 한국조선해양의 시가총액은 8조327억원인데, 만약 현대중공업이 상장 이후 공모가 대비 50% 상승한다면 모회사를 제치게 된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중공업의 적정주가를 9만원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따상(공모가 대비 시초가 두 배 형성 후 상한가 마감)’은 힘들지만 약 50% 가량 상승여력이 있다고 본 셈이다.
아울러 LG화학의 배터리 부문을 물적분할해 설립된 ‘LG에너지솔루션’도 상장 직후 모회사 LG화학과 삼성SDI를 제치고 배터리 대장주로 등극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의 기업가치가 100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GM의 전기차 리콜 이슈 악재로 인해 LG에너지솔루션의 올해 상장 여부는 불투명해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GM 리콜 조치 방안, 시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후 오는 10월 연내 상장 추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뉴스웨이 고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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