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자산유용과 합작 법인 리스AMC 설립 추진이마트, 올해 신규 투자에만 5兆 자금 확보 절실재무구조 악화·신용등급 하락 우려 리츠로 부채비율↓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와 이마트는 이지스자산운용과 함께 리츠AMC(자신관리회사) 설립을 추진 중이다. 신세계와 이지스가 각각 49%, 51%씩 출자해 합작 법인을 설립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그룹의 리츠 설립 검토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신세계그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경영 불확실성이 커진 지난해부터 자산 효율화를 위해 신세계리츠(가칭)을 설립하는 방안을 논의해 왔다.
이번에 신세계그룹은 자산 다양성을 고려해 이마트를 중심으로 스타필드, 물류센터, 오피스 건물까지 리츠 자산에 포함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홈플러스가 마트로만 구성된 자산 포트폴리오로 리츠 설립에 나섰다가 중단한 사례를 본보기 삼은 것이다.
리츠 설립에 앞서 신세계그룹은 자산 매각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해 왔다. 2017년 이마트는 하남점 잔여부지와 평택 소사벌 부지, 시흥 은계지구 부지와 이마트 부평점을 매각했다. 또 코스트코 지분 3.3%와 코스트코 서울 양평점과 대구점, 대전점 3개점이 입점된 이마트 소유 부동산 등 코스트코 관련 자산을 모두 코스트코에 양도했다.
2019년 10월에는 KB증권이 조성한 부동산펀드에 대구 반여월점을 포함한 13개점 토지와 건물을 매각후재임대(S&LB·세일앤드리스백) 방식으로 자금을 확보했다. 지난해 초에는 스타필드를 조성하려던 서울 강서구 마곡동 부지를 매각했다. 올해에는 서울 강서구 가양점 부지를 매각하고 계열사 신세계프라퍼티에 경기도 남양주 토지를 양도해 총 7570억원을 확보하기도 했다. 또 성수동 본사 건물을 매각하면 1조원이 넘는 현금을 손에 쥐게 될 전망이다.
여기에 추가적으로 이에 이마트는 52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고 SSG닷컴 기업공개(IPO)도 앞당기는 등 자금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신세계그룹이 이처럼 자금 마련에 사활을 걸고 있는 이유는 올해 굵직한 인수·합병(M&A)를 진행하며 실탄이 시급해졌기 때문이다. 신세계그룹은 올해만 5차례의 대규모 M&A을 진행했다. 네이버 협업에 이어 야구단 SSG랜더스, W컨셉, 이베이코리아,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인수까지 이마트가 신규 투자에 들인 금액만 해도 약 4조5000억원에 달한다. 지난각 3월 매입한 화성테마파크 부지까지 합치면 5조원이 넘는 돈을 쏟아부은 셈이다.
이를 두고 해외 신용평가사들은 이마트의 신용등급 악화 우려를 표명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이마트의 장기 발행자 신용등급(BBB-)을 ‘부정적 관찰 대상’으로 지정했다. 무디스(Moody’s)도 이마트의 신용등급(Ba1) 전망을 ‘부정적’으로 유지했다.
국내 신용평가사는 ‘AA’를 유지했지만, 이미 2019년 ‘AA+’에서 한 단계 내려간 것을 감안하면 안심하긴 어렵다. 이베이코리아 인수 이후 온·오프라인 통합을 위해 들어갈 투자까지 고려하면 추가적인 자금 수혈이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신용 등급 하향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해선 부채비율 관리가 필수적이다. S&LB 방식은 임차료가가 고스란히 부채로 계상된다. 2019년 도입된 IFRS16 기준으로 리스 회계처리에서 운용리스도 재무제표에 자산과 부채로 반영해야 한다. 운용리스로 사업을 영위하는 규모가 클수록 부채비율 상승이 상승해 재무구조가 악화할 우려가 크다.
하지만 신세계그룹이 리츠를 계열사로 보유하면 현금은 증가하고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낮출 수 있다. 정부가 리츠 활성화 정책을 펴며 세제 혜택을 확대하기로 한 것도 이점이다. 정부는 기업이 보유 부동산을 공모 리츠에 현물 출자하면 발생하는 법인세 납부를 미뤄주는 과세 특례를 2022년까지 연장해주기로 했다.
다만 리테일 리츠는 소비심리에 따라 영향이 크고, 최근 유통업계 중심축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넘어가면서 자산 평가가치가 떨어질 우려가 있다는 점은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다행인 점은 이마트의 점포 입지가 좋고 최근 국내 소비심리도 평년보다는 낙관적이라는 것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리츠 설립을 위해 논의 중인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확정된 내용은 없다”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민지 기자
kmj@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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