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볼트 리콜 비용 발표 엇갈려LG “선별교체” vs GM “전수교체”GM, 합의 전 전수교체 충당금 설정10년 이상 지속한 관계에 균열 우려
LG에너지솔루션과 LG전자는 구형 전수교체와 신형 선별교체를 기준으로 충당금을 설정한 반면, GM은 구형과 신형 모두 전수교체를 전제로 충당금을 쌓으면서 1조원 가까이 격차가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GM과의 리콜 관련 합의가 순조롭게 종결됐다는 LG 측의 반응과 달리 10년 이상 지속해 온 협력관계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3일 LG와 GM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전날 LG에너지솔루션, LG전자와 GM간 볼트 EV 리콜 관련 합의가 종결됐다며 예상 비용은 총 1조4000억원이라고 발표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LG전자는 회계상 중간 값을 적용해 각 약 7000억원씩 리콜 비용 충당금을 설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은 6200억원, LG전자는 4800억원의 충당금의 올해 3분기 재무제표에 추가로 반영한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과 LG전자는 올해 2분기 재무제표에 각각 910억원, 2346억원의 충당금을 반영한 바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LG에너지솔루션과 LG전자, GM간의 리콜 관련 합의가 순조롭게 종결됐다”며 “GM은 LG에너지솔루션과 10년 이상 전략적 파트너십을 이어온 중요한 고객사로, 이번 리콜을 원만하게 해결한 것으로 계기로 상호 신뢰를 더욱 돈독히 다지고 미래 파트너십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같은 날 GM은 볼트 EV 리콜 관련 비용 최대 19억 달러(약 2조2734억원)를 LG 측으로부터 배상받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GM이 추산한 리콜 관련 전체 비용 20억달러(약 2조3930억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LG에너지솔루션과 LG전자가 설정하기로 한 충당금과는 8700억원 이상 차이가 난다.
LG 측은 리콜 비용으로 1조4000억원을 주겠다고 한 반면, GM 측은 1조원가량을 더 달라고 요구한 셈이다.
리콜 비용을 둘러싼 양측의 엇갈린 주장은 전수교체 대상에 대한 기준 차이에서 비롯됐다는 게 LG에너지솔루션 측의 입장이다.
앞서 GM은 볼트 EV 화재 사고와 관련해 2017~2019년 생산한 차량 약 6만9000대와 2019년 이후 생산한 차량 약 7만3000만대의 추가 리콜을 시행하기로 했다. 해당 차량은 LG에너지솔루션이 생산한 배터리 셀을 LG전자가 모듈화해 GM에 납품한 것으로, 일부 배터리 모듈 제작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이와 관련해 LG에너지솔루션과 LG전자는 구형 전수교체, 신형 선별교체를 기준으로 충당금을 설정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초기 생산분은 모듈·팩 전수교체, 최근 생산분은 진단 소프트웨어를 활용한 모듈 선별교체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반면, GM은 LG 측과의 합의 전 구형과 신형 모두 전수교체를 전제로 충당금을 설정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게 LG에너지솔루션의 해석이다.
GM의 경우 리콜 관련 합의에 따라 충당금 부담 의무가 해소돼 이미 설정한 충당금이 환입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충당금은 향후 발생 가능한 비용을 회사가 합리적으로 추정해 설정하는 것이므로 회사별로 설정액에 차이가 있을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만약 GM이 만약 2조원대 배상금을 받겠다는 입장을 고수할 경우 LG 측과의 갈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LG 입장에서는 이미 설정하기로 한 충당금 외에 8000억원 이상의 충당금을 추가로 쌓아야 한다. 이 역시 LG에너지솔루션과 LG전자가 절반씩 부담하는 방식으로 올해 4분기 재무제표에 반영할 가능성이 있다.
LG 측은 GM과 10년 이상 지속해 온 거래관계를 중시하고 있어 결국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다만, LG 측은 현재까지 설정하기로 한 충당금 외에 추가 충당금 설정에는 미온적인 입장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리콜 진행 과정에서 비용 규모는 변동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충당금 추가 설정은 매우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했다.
뉴스웨이 장기영 기자
jky@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