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 후보가 대장동 사업을 자신이 설계했다고 언급했던 이 후보에 대해 “설계자가 죄인”이라고 직격하자 이 후보는 “공익환수는 착한 설계”라고 맞받아쳤다.
심 후보는 질의 시작부터 이 후보를 향해 “대장동 개발사업을 두고 국민의 70%가 지사님의 책임론을 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장동 개발이익이 시민단체의 추정에 따르면 (아파트 분양사업을 포함하면) 1조8000억원 수준이라고 한다. 사업계획제안서를 살펴보니 아파트 분양사업을 원칙으로 제안했는데, 왜 택지사업으로만 제한했냐”고 하자 이 후보는 “위탁된 사무여서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에 심 후보는 “산업은행과 하나은행 컨소시엄 등에서 내놓은 자료에는 (아파트 사업) 전망을 아주 밝게 보고 있다”며 “(제 생각에는) 성남시의 이익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수익 환수 대상을) 택지사업으로 한정한 것 아닌가”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아파트 분양사업까지 포함한 1조8000억원 기준으로 볼 때 이 사업 75~90%의 이익이 민간으로 넘어갔다고 본다”며 “바로 이것이 국민이 분노하는 지점”이라고 덧붙였다.
심 후보는 “지사님이 작은 확정 이익에 집착해 ‘이거라도 얼마냐’라고 하는데 큰 도둑에게 자리는 다 내어주고 ‘이거라도 어디냐’ 하는 식으로 (변명)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어떤 시민의 말이다. ‘돈 받은 자는 범인인데, 설계한 자는 죄인’이다”라고 일갈했다.
이 후보는 “도둑질을 설계한 사람은 도둑이지만 공익환수를 설계한 사람은 착한 사람”이라며 “부패 설계한 것은 투자자 쪽에 물어보시라”고 반박했다. 아파트 분양사업을 포함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직접 만든 그래프를 꺼낸 뒤 “2015년은 미분양이 폭증할 때"라고 설명, "당시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신 듯하다”라고 받아쳤다.
이어 “(심 후보가) ‘작은 확정 이익’이라고 표현하셨는데 5500억원 (환수액)이 작은 확정 이익이라는 데는 동의하기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이 지사는 “대한민국 지방 행정사에서 민관합동 개발을 통해 1000억 단위를 환수한 사례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유동규(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씨를 임명한 게 맞느냐’는 심 의원 질의에는 “임명을 했는지, 그게 제 권한인지를 잘 모르겠다”면서 “제가 사인을 했는지, 본부장 임명 권한이 누구한테 있었는지 지금 기억이 안 난다”고 답했다.
이 후보는 다만 ‘시민이 부여한 인사권을 투기세력에게 사실상 넘겨버린 것과 다름 없다. 정치적 책임에 대해 분명히 말해야 된다’는 심 의원 요구에는 “그러한 지적은 아프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또 “제가 관할하고 있던 산하기관들을 다 합치면 성남시는 한 5000명, 경기도는 한 2만 몇천명이 될 것 같은데 그 모든 사람들이 제 지휘 하에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들이 일부라도 잘못을 저질렀다면 그 점에 대해서는 인사권자로서 당연히 책임을 느낀다”며 “특히 자신의 권한을 그렇게 오용했다고 의심을 받는 상황까지 왔기 때문에 다시 한번 또 사과를 드린다”고 자세를 낮췄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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