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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형 바이오주 수난...증권사 추천주도 피해가지 못했다

중소형 바이오주 수난...증권사 추천주도 피해가지 못했다

등록 2021.11.19 15:30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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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틸렉스·메드팩토·앱클론·바이넥스 올 초 대비 ‘반 토막’증권가 보고서 나올 때가 고점···기대하라더니 결과물 ‘全無’ 증권가 “그래도 바이오는 간다”···신약 글로벌 판매가 관건

중소형 바이오주 수난...증권사 추천주도 피해가지 못했다 기사의 사진

하반기 들어 국내 바이오주들의 부진이 깊어지는 가운데, 올해 초 증권사들의 추천했던 종목들도 추풍낙엽처럼 떨어졌다. 유틸렉스, 메드팩토, 앱클론, 바이넥스 등 중소형 바이오주들의 주가가 대부분 반 토막 나면서 바이오 애널리스트들의 체면이 구겨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유틸렉스는 전 거래일 대비 3.79% 내린 2만1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52주 최저가를 기록한 유틸렉스는 올해 초 고점(5만5800원·종가 기준) 대비 61.2%나 급락했다.

2만원대에 겨우 걸친 유틸렉스는 공매도 과열종목에 지정되면서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웠다. 이날 유틸렉스의 공매도 거래대금은 5.39배나 폭증했고, 평균 공매도 비중도 8.62%로 높은 편이다. 공매도 거래가 급증한 건 아직도 주가가 바닥이 아니라는 뜻으로 읽힌다.

유틸렉스는 한양증권 오병용 연구원이 보고서를 발표한 지난 1월 12일 장중 6만원을 돌파하며 급등세를 탔다. 이날 오 연구원은 “유틸렉스는 올해 완전히 바뀌는 항암제 기업”이라며 “ 누구나 인정하는 기술로 올해 드디어 결과물을 낸다”고 치켜세웠다.

오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상장 초기 6만원대 주가를 형성했으나 현 주가는 아직도 고점을 넘지 못한 5만5600원에 불과하다”며 “대부분의 임상이 올해 크게 진전되는 점, 경쟁 세포치료제 업체들의 주가상승이 매우 가팔랐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현 주가는 부담 없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목표주가를 제시하진 않았지만 ‘매수’에 대한 강한 시그널을 전달한 셈이다.

하지만 오 연구원의 전망과 다르게 현재 주가는 이날 장중 기록한 6만1700원의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든 상태다. 오 연구원이 언급했던 ‘결과물’이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유틸렉스는 당초 계획대로라면 ‘앱비앤티’의 임상2상을 끝내고 2023년 출시를 준비하고 있어야 했지만 약 30개월간 임상이 중단됐다.

신약개발사인 메드팩토도 외국계 증권사까지 추천했던 종목이지만 올해 초 고점을 찍은 이후 끝없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올해 첫날 11만4000원에 마감한 메드팩토는 이렇다 할 반등없이 10개월째 추락하더니 현재 5만6000원대까지 내려왔다.

메드팩토는 지난 3월 노무라증권이 목표주가 14만원을 제시하며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해외 증권사가 국내 바이오 벤처기업의 목표주가를 내놓는 건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당시 노무라증권은 “임상시험이 진행 중인 6개의 파이프라인이 모두 성공할 경우 회사가치가 7조90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해 초 국내 증권사들도 메드팩토의 상승여력을 높게 평가했다. 키움증권은 “세계적으로 ‘백토서팁’이 TGF-β 저해제의 선두주자임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 올해는 TGF-β 연구에 몰두했던 메드팩토의 노력이 어느정도 결실을 맺을 시기라고 판단하며, 백토서팁의 기술이전 논의도 본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1월 18일 머크가 백토서팁과 키트루다의 병용요법을 중단한다는 소식에 주가가 급락했을 때도 증권가는 적극 진화에 나섰다. 당시 이동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루머에 따른 단기 주가 급락에도 긍정적 투자포인트에는 변함없다”며 “주요 글로벌 학회에서의 백토서팁과 면역항암제 병용요법 임상 2a상 결과 발표들이 예정된 만큼 기대감은 유효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메드팩토는 설립 이후 8년째 매출이 전무하고, 기술이전에 대한 진전도 보이지 않고 있다. 경쟁사들의 잇따른 임상 실패로 메드팩토에 대한 기대감도 차게 식으면서 10개월간 주가는 50.5%나 급락했다.

올해 초 김정현 교보증권 연구원이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바겐세일 기간”이라며 매수를 추천했던 앱클론도 사정은 비슷하다. 보고서가 나올 당시 3만3550원이었던 앱클론은 현재 53.2% 내린 1만5700원(18일 종가)까지 추락했다.

당시 김 연구원은 앱클론에 대해 “2021년은 기업가치가 큰 폭으로 레벨업 되는 원년”이라며 “현재 항체 신약 개발 단계(비임상)를 지나 폭발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Car-T 시장 임상 진입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라고 치켜세웠다.

특히 김 연구원은 BCMA Car-T의 효능을 입증하며 나스닥에 입성한 ‘레전드바이오테크’를 앱클론과 비교했다. 앱클론도 AT101이 1상에 진입해 효능을 증명할 경우 파이프라인 가치는 레전드 바이오를 넘어설 수도 있다는 판단이었다. 하지만 레전드바이오는 올해 초 38억달러 수준이었던 몸집을 80억달러까지 불리며 앱클론과 비교하기 어려운 종목이 됐다.

올해 초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의 주목을 받은 바이넥스도 바닥을 기고 있다. 나 연구원이 보고서를 발표할 당시 바이넥스의 주가는 2만6900원이었지만 현재는 1만4550원까지 떨어졌다.

나 연구원은 당시 보고서에서 “바이넥스의 기업가치 재평가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바이오의약품 신약개발에 따른 CMO 수요 증가로 중소형 CMO에 대한 관심이 함께 커지고 있어 충분히 추가 상승여력이 남아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바이넥스는 지난 3월 허가사항과 다르게 의약품을 임의제조한 혐의가 적발돼 식약처로부터 행정처분을 받는 등 올해 큰 부침을 겪었다. 특히 바이넥스는 불법제조 사태 여파로 지난 2분기 적자전환 하면서 기대했던 수익성 개선에 실패했다,

이처럼 바이오주들의 주가 흐름은 당초 전망과 괴리가 크지만 증권가의 시각은 여전히 밝은 편이다. 오병용 한양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코스피는 완연한 상승세였지만 바이오는 유일하게 하락했다”며 “이는 지난해 급등에 대한 피로감과 진단키트 및 백신·치료제, 위탁생산에 대한 모멘템 약화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미국도 바이오 초창기에는 수도 없는 반토막을 경험했지만 결국 100배 이상 상승했다”며 “국내 바이오주는 투자심리 변동에 따라 급등락을 반복하겠지만 국산 신약이 글로벌 판매를 시작할 때 2015년, 2017년 2020년에 이은 4차 상승이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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