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외신기자클럽 토론회서 외교·통일 정책 구상 밝혀‘대일 외교’ 정치 영역과 사회·경제 영역 분리미·중 갈등 속 ‘국익 중심 실용적 외교’ 강조“대북 유화책이 제재보다 더 효과 발휘”
이 후보는 25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 열린 외신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자신의 외교·통일 정책의 거시적인 방향을 밝혔다.
이 후보는 우선 대일 외교 관계에 있어 “국가와 국가의 관계 또 국민과 국민의 관계 현실 권력을 가진 정치 집단과 정치 집단의 관계는 분리돼야 한다”며 “과거사 문제와 영토 문제와 사회·경제 교류 문제는 분리해 투트랙으로 접근하는 게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입장을 잘 관철하면 충분히 쌍방이 합의할 수 있는 길을 찾아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우리 법원의 강제 징용 판결로 촉발한 문제 해결에 대해선 “한국은 입법·사법·행정이 헌법상 명확하게 분리돼 행정이 사법에 절대로 관여할 수 없다. 관여하면 범죄 행위로 처벌받는다”며 “그런데 일본은 행정과 사법이 완전히 분리된 것이 아니어서 행정적 요구에 따라서 사법적 결정과 집행이 바뀔 수 있는 나라로 알고 있다. 서로 사법 판결과 집행에 대해서 이해하는 객관적 상황이 좀 다르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그 위에서 가해 기업과 피해 민간인 사이에 이미 이루어진 판결을 집행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이걸 인정하는 전제 위에서 문제 해결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한미일 안보 협력’을 강조한 것과 달리 이 후보는 부정적으로 판단했다. 이 후보는 “국가 간 안보 역시 협력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면서도 “안보 협력의 내용이 상대를 위협을 가하는 방식이어서는 안 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은 한국을 침공해서 수십 년간 지배해서 수탈한 전력이 있고, 지금도 보통 국가화의 이름으로 군사 대국화를 꿈꾸고 있다. 또 끊임없이 한국이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독도에 대해서 자기의 영토라고 우기면서 끊임없이 도발하고 있다”며 “과거사에 대해 진심으로 반성하는 것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당연히 걱정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 후보는 “어떤 특정 시기에는 대륙 진출의 욕망이 얼핏얼핏 스쳐 보일 때도 있다”며 “일본에 대해서 전체적으로는 아니지만 부분적으로는 경각심을 갖지 않기가 어렵다”고 했다.
미·중 갈등 국면 속에서의 대중 외교 정책 방향에는 ‘실용주의’에 입각한 균형 외교를 강조했다. 이 후보는 “미국과의 안보 동맹 관계도 무시할 수 없고, 지리적으로 매우 가깝고 현실적으로 경제 교류 규모가 계속 커지고 있는 중국과의 관계 역시도 백안시하거나 경시하기 어렵다”며 “대한민국의 외교의 원칙은 국익 중심의 실용적 외교 기조를 해야 한다. 우리가 선택을 강요당할 것이 아니라 국익의 입장에서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을 끊임없이 만들어나가는 방향이어야 된다”고 강조했다.
한반도 비핵화에서는 지난 북미 간 ‘김정은-트럼프’ 양국 정상의 이른바 ‘톱다운’ 방식의 유효성을 인정하면서도, 그 내용이 비현실적이었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비핵화라는 대원칙은 반드시 지켜져야 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 간 대화를 통해서 톱다운 방식으로 풀어보려고 시도한 것은 매우 유용했고 좋은 방식이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문제는 낭만적으로 접근했다는 것”이라며 “빅딜이라는 방식으로 한꺼번에 문제를 다 풀려고 시도한 것인데, 북핵은 각국의 이해관계가 아주 오랜 세월 이렇게 축적된 문제다. 단칼에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고 시도한 것 자체가 사실 불가능한 시도에 가까웠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가장 기초적인 것은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라며 “불신의 간극을 좁히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고, 조금 손해 보는 것 같지만 좀 대국적으로 장기적으로 근본적으로 이 문제를 풀기 위해서 조금씩 내려놓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자신의 대북정책 기조에 대해 “현재 유화적 정책이 강경한 제재보다는 더 효과 발휘하고 있다고 믿는다”며 “다만 앞으로도 유화적 정책이 더 유용할지 강경정책이 더 유용할지는 전개 상황 따라 판단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문장원 기자
moon3346@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