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서스, 기한 종료 앞두고 ‘매각 철회’ 촉구“JC파트너스 적격성 심사지연에 주주 피해”“불확실성 매달리느니 다른 인수자 찾아야”산은은 신중론···“법원·당국 판단 지켜볼 것”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매각 기한 종료(1월31일)를 앞두고 칸서스자산운용이 법원에 KDB생명 매각과 관련해 주식매매계약(SPA) 이행중지 가처분신청을 내자 초조함 속에 향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무엇보다 우여곡절 끝에 새 주인을 찾는 듯 했던 KDB생명이 다시 표류할 수 있다는 데 우려가 큰 것으로 감지된다.
현재 칸서스자산운용 측은 우선협상대상자 JC파트너스가 KDB생명을 인수하기로 약속한 기한이 지난해말 종결됐음에도 산업은행이 임의로 시한을 연장하면서 그 효력이 상실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칸서스는 실질적 KDB생명 최대주주인 KDB칸서스밸류사모투자전문회사(지분율 26.9%)의 공동 운용사다. 지분 2.47%를 보유 중이다.
칸서스자산운용이 갑작스럽게 반기를 들고 나선 것은 산업은행이 JC파트너스에 필요 이상의 시간을 부여함으로써 KDB생명 주주에게 불이익을 끼치고 있다는 판단에서 비롯됐다.
산업은행은 2020년 12월 JC파트너스와 KDB생명 매각을 위한 SPA를 체결한 뒤 조율을 이어왔으나 1년 넘도록 거래를 종결짓지 못했다. 결국 지난해말 JC파트너스와 협의를 거쳐 KDB생명 매각기한을 오는 31일까지로 재연장한 상태다.
원인은 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넘어서지 못한 JC파트너스에 있다. 2021년 1월 금감원과 논의를 시작한 이 회사는 자본확충 방식을 보강해 작년 6월께 금융위에 대주주 변경 승인안을 접수했다. 그러나 JC파트너스의 또 다른 보험사인 MG손해보험이 자본비율 하락으로 적기시정 조치를 통보받자 당국은 재차 서류보완을 요청하는 등 판단을 미루는 상황이다. 오는 26일 정례회의가 예정돼 있지만 해당 안건이 상정될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당국은 여전히 자금확충 계획에 의구심을 갖는 분위기다. 당초 JC파트너스가 KDB생명에 투입하기로 한 자금은 총 5500억원이다. 산업은행이 보유한 KDB생명 지분 92.73%(보통주 8천800만주)를 2000억원에 사들이고, 두 차례에 걸쳐 3500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겠다는 복안이었다.
이와 관련 칸서스 측은 불확실성에 매달리느니 차라리 다른 인수자를 찾아 제값을 받는 게 낫다며 매각 철회를 촉구했다.
다만 산업은행 측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금융위가 또 다시 KDB생명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미루고, 법원이 칸서스 측 가처분신청을 인용하는 악재가 겹치면 KDB생명 매각이 무위로 돌아갈 수 있어서다.
특히 KDB생명 매각은 산업은행이 상당히 공을 들여온 작업이다. 산업은행은 2010년 금호그룹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칸서스와 공동으로 6500억원의 사모펀드(PEF)를 조성해 KDB생명(당시 금호생명)을 인수했다. 이어 2014년 두 차례, 2016년 한 차례 등 3회에 걸쳐 매각을 추진했지만 실패했고, 재정비를 거쳐 JC파트너스와 계약을 체결하기에 이르렀다. 당시 ‘3전4기’ 끝에 매각을 앞뒀다는 점에서 주목 받기도 했다.
덧붙여 산업은행으로서는 이동걸 회장을 중심으로 추진해온 구조조정 작업의 연이은 실패가 책임론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점도 우려하고 있다. 실제 산업은행이 장장 3년여를 끌어온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 합병 건은 EU(유럽연합)의 반대로 무산된 상황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 건 역시 일부 슬롯(시간당 가능한 비행기 이착륙 횟수)을 반납하라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조건부 승인’ 방침에 통합 시너지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가를 받는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KDB생명과 관련해선 적법한 절차를 거쳐 계약기한을 연장했다”면서 “금융당국과 법원의 판단을 기다릴 것”이라고 일축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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