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학령인구 주는데 교부금↑, 근본적 개편 필요”KDI “2060년 1인당 5000만원···비합리적 증가 손봐야”교육부 “학교·교원은 증가···고등교육에 활용 어려워”
교육교부금은 국가가 교육에 필요한 재원을 지방에 지원하는 제도다. 법에 따라 내국세의 20.79%와 교육세 일부가 교육교부금으로 편성된다.
나라 경제가 커질수록 교육교부금이 늘어나는 구조인데 학령인구(만 6∼17세)는 줄어드는 추세여서 개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이에 정부는 기재부를 중심으로 올해 2단계 재정분권의 후속조치로 지방교육재정제도 개편을 검토하기로 했다.
교육교부금이 투입되는 초중고등학교 연령대(만 6~17세) 인구는 2000년 810만8000명에서 2020년 545만7000명으로 32.7% 감소했다. 최근 20년간 초중등 학령인구가 약 ⅓ 줄어든 것이다.
같은 기간 이들을 대상으로 투입되는 예산인 교육교부금은 11조3000억원에서 53조5000억원으로 5배 가까운 수준으로 불었다. 내국세의 일정 비율을 교육교부금으로 보내는 교육교부금법에 따라 정부 예산 규모가 커지면서 교육교부금도 함께 불어난 결과다.
학령인구 감소가 심화하면서 이런 현상은 앞으로 더 심각해진다는 전망이다. 정부의 중장기 재정전망을 보면 2025년 기준 교육교부금 규모는 74조5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5년간 증가율이 39.2%에 달한다.
재정당국은 학생과 교원, 학급 수 전망 등을 고려해 교육재정 수요를 재산정해야 한다고 본다. 내국세의 20.79%로 설정된 교육교부금 비율을 없애고 적정 비용에 물가 상승률과 필요 소요 등을 고려한 일반적인 예산으로 바꿔 가자는 것이다.
유초등과 고등, 평생 등 교육 재원의 배분 비율을 바꾸고 지자체와 교육청 간 재원 배분을 조정하는 등 근본적인 개편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학생 1인당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하 교육교부금)이 비합리적으로 늘어나는 현행 제도를 개편해야 한다며 재정당국에 힘을 실고 있다.
KDI는 “현행 방식에서는 학생 1인당 평균 교육교부금이 2020년 1000만원에서 2060년에는 약 5.5배 수준인 5440만원으로 비합리적으로 늘어난다”고 지적했다. 1인당 교부금은 2012년에는 540만원이었다.
교육교부금 규모는 2020년 54조4000억원에서 2060년 164조5000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인데, 같은 기간 6∼17세 학령인구는 546만명에서 302만명으로 44.7% 감소한다는 게 KDI의 설명이다.
KDI는 “내국세와 연동되는 현 교부금 산정 방식은 학령인구 감소 추이를 반영하지 못하고 교육 분야 내의 재원 배분 및 여타 지출 분야와의 합리적 조정에도 적절하지 않으므로 개편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교육부는 정책연구, 의견수렴 등 사회적 논의와 함께 부처 간 협의에 나선다고 밝혔으나 재정 당국과는 교육재정 개편에 접근하는 기본 입장이 다르다.
교육부는 지난 19일 설명자료 배포와 출입기자단 브리핑을 통해 “재원을 활용해야 할 교육 투자가 많으므로 교부금을 줄이는 방식에는 신중한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어 2001∼2021년 학생 수는 250만명 줄었지만, 재정 수요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큰 학교·학급·교원 수는 각각 1716개, 2만1000개, 9만5000명이 늘었고, 3기 신도시 개발 등으로 경기 237곳을 포함해 576개 학교 신설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3.4%)보다 높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교육비(3.5%)는 민간 재원 부담이 높기 때문이며, 정부 예산에서 교육 예산 비중과 교부금 비중은 올해 13.9%, 10.7%로 2011년 이후 연평균 14.1%, 11%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교육부는 교부금 활용은 법률로 규정되며 유·초·중등교육 재원에 여력이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오석환 교육복지정책국장은 “고등교육 재원 부족에 대해서는 현재 발의된 법안 중심으로 추가 재정 확충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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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주혜린 기자
joojoosky@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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