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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기업은행장, '순익 2조 시대' 열었지만···'이자장사' 지적에 좌불안석

금융 은행

기업은행장, '순익 2조 시대' 열었지만···'이자장사' 지적에 좌불안석

등록 2022.02.11 06:00

수정 2022.02.11 10:09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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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사상 첫 '2조 클럽' 가입 성과에도중소기업서 막대한 이자 거둬들여 눈총 中企 신용대출 금리 4.99%로 가장 높아"국책은행으로서 관행 개선해야" 지적도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기업은행장이 연간 당기순이익 2조원 시대를 열고도 웃지 못하는 상황에 놓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 장기화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어려움이 커진 가운데 국책은행으로서 자금 중개 기능을 수행하는 기업은행이 막대한 이익을 챙긴 것으로 비춰져서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지난 2021년 연결기준으로 2조4259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전년 대비 56.7% 증가한 수치다. 이로써 기업은행은 창립 이래 처음으로 순이익 '2조 클럽'에도 가입했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을 통한 대출자산 성장 ▲거래기업 개선에 따른 양호한 건전성 지표 ▲자회사 실적 개선 등을 성과의 배경으로 꼽았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초저금리 대출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자산을 늘리고 정부 정책 효과로 건전성을 유지하는 가운데 수익원을 다각화한 게 도움이 됐다는 설명이다.

다만 외부의 시선은 그리 우호적이지 않다. 코로나19 확산과 시장금리 상승,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정책 등으로 중소기업과 소비자가 고통을 겪고 있음에도, 국책은행이 반사이익을 챙긴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다른 은행과 마찬가지로 기업은행의 순익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은 대출자산 성장에 따른 이자이익 확대에 기인한다.

작년말 기준 기업은행의 총대출 잔액은 254조3000억원으로 1년 사이 20조5000억원(8.8%) 증가했으며, 이자이익(5조5893억원) 역시 4138억원(8%) 늘었다. 대출자산의 성장을 이끈 것은 총 203만5000곳에 이르는 거래 중소기업이었다. 같은 기간 중소기업 대출잔액은 203조9000억원으로 9.2%(17조1000억원) 증가했다.

이를 종합하면 기업은행이 이들 중소기업으로부터 적잖은 이자를 거둬들였다는 얘기다.

금리가 낮지도 않다. 은행연합회 공시를 보면 1월 기업은행의 중소기업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4.99%로 ▲KB국민은행 4.44% ▲신한은행 4.04% ▲우리은행 4.62% ▲하나은행 3.34% ▲NH농협은행 4.82% 등 다른 시중은행보다 높은 수준을 보였다. 같은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의 중소기업 신용대출 평균금리가 3.38%인 것과도 대조적이다.

무엇보다 한국은행으로부터 저금리로 자금을 조달하는 기업은행이 높은 수준의 금리를 책정했다는 데 외부에선 의구심이 상당하다. 일례로 한은은 코로나19 위기에 내몰린 중소기업을 돕고자 금융중개지원대출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중소기업 대출 취급 은행에 자금을 지원하는 시스템인데, 금리는 0.25%에 불과하다. 즉, 중개은행인 기업은행을 거치면서 금리가 많게는 20배 가량 치솟는 셈이다.

사실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기업은행은 해마다 국정감사장에서 정치권으로부터 이러한 지적을 받으며 고개를 숙인 바 있다.

2020년에도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업은행의 기업 예대금리차(예금과 대출 금리차)가 2.14%p로 주요 시중은행(1.51~1.72%p)보다 높다는 점을 지적하며 "어려운 기업을 대상으로 과도한 이자 장사를 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물론 기업은행에도 나름의 이유는 있다. 시중은행과 달리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큰 중소기업에 대출을 해주다보니 자연스럽게 금리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에서 꺼리는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과의 거래가 많은데, 그런 분들의 경우 대부분 신용등급이 낮기 때문에 은행으로서도 금리를 낮추긴 어렵다"고 해명했다.

다만 기업은행이 중소기업 지원을 목적으로 설립된 데다, 담보대출 비율도 무시할 수 없는 만큼 영업 관행의 전면 개선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업은행이 안정적인 경영 흐름을 이어가는 것은 분명 칭찬받을 일이나, 은행의 공공성 측면에서 바라봤을 땐 아쉽다"면서 "국책은행으로서 금리 인하 등 혜택으로 사회에 이익을 더 환원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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