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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회사 변신 한화임팩트···김동관式 '신사업 인큐베이터' 꿈꾼다

투자회사 변신 한화임팩트···김동관式 '신사업 인큐베이터' 꿈꾼다

등록 2022.02.15 13:51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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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6월 상장철회 이전부터 투자社 전환 준비삼전 출신 윤종희 영입, AI 기반 NPU사업 담당㈜한화·한화솔루션 등 반도체 진출시기 맞물려김 사장 전략부문이 주도, 선제 투자 속도낼 듯그룹차원 신사업 강화 전략···경영성과로도 연결

한화임팩트가 투자전문회사로 기업 정체성을 전환한 가운데, 신사업 발굴 창구가 되고 있다. 그래픽=박혜수 기자한화임팩트가 투자전문회사로 기업 정체성을 전환한 가운데, 신사업 발굴 창구가 되고 있다. 그래픽=박혜수 기자

지난해 단순 화학회사에서 투자 전문회사로 정체성을 바꾼 한화임팩트(옛 한화종합화학)가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의 신사업 발판이 되고 있다. 스타트업 발굴과 육성을 넘어 직접 사업에 진출할 가능성까지 열어둔 만큼, 미래 성장을 위한 역량 확보에 더욱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15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한화임팩트는 지난해 11월 사내 반도체 스타트업 '뉴블라'(Neubla)를 출범시켰다. 뉴블라는 지난해 9월 조직된 신경망처리장치(NPU) 태스크포스(TF)팀이 발전해 독립법인이 됐다.

인간의 뇌를 모방하는 NPU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중 딥러닝(기계 자체 학습)으로 동시다발적인 연산처리를 돕는 프로세서로,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비(非)메모리 반도체'인 시스템 반도체의 차세대 버전으로 기대를 모은다.

당초 한화임팩트는 지난해 하반기 중 상장(IPO)을 계획했다. 하지만 성장성이 담보되지 않는 사업 구조적 한계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았다. 결국 한화임팩트는 내부적으로 상장 포기 결론을 내렸다. 투자회사로 정체성을 전환하기 위해 사명 변경 가등기를 신청한 것은 지난해 6월 17일로, 공식적인 상장 취소를 발표한 6월 23일보다 일주일 가량 앞선다.

한화임팩트가 반도체 사업 진출을 본격적으로 준비한 것은 이 때부터다. 한화임팩트는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 출신 윤종희 상무를 작년 7월 영입했다. 1981년생인 윤 상무는 신설된 투자전략실 산하 NPU TF팀장으로 발령받았다. 윤 상무는 삼성전자 연구원을 근무한 만큼, 높은 기술적 이해도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삼성벤처투자와 아이온자산운용 등을 거치며 AI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해서도 풍부한 경험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화임팩트는 투자업에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가 실제 사업을 영위할 가능성이 거론한다. NPU 독립법인의 사업목적은 '소프트웨어 개발 판매 및 서비스업'이다. 직접 차세대 시스템 반도체를 개발하겠다는 의미다. 이외에 '투자'와 관련된 별도 항목은 없다.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한화임팩트가 반도체 사업에 눈을 돌린 시기가 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반도체 신사업에 뛰어든 시기와 맞물린다는 점이다.

그룹 실질 지주사인 ㈜한화는 지난해 초부터 반도체 제조장비 시장에 뛰어들기 위한 시장 분석에 돌입했다. 화학 중간지주사격인 한화솔루션은 작년 4월 삼성전자 부사장을 역임한 황정욱 사장을 첨단소재 부문 미래전략사업부장으로 영입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자회사 한화테크윈은 시스템반도체 개발부문을 물적분할해 '비전넥스트'를 세웠고, LG전자 출신 우정호 상무를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우 상무는 글로벌 반도체 업체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와 세계적 시스템반도체 기업 퀄컴 등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다.

㈜한화와 한화솔루션의 반도체 분야 진출은 모두 전략부문이 주도했는데, 김동관 사장이 이끄는 조직이다. 김 사장이 반도체 사업을 그룹의 새 먹거리로 낙점했다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는 배경이다.

한화임팩트 역시 김 사장의 지배력 아래 놓여있다. 한화임팩트 최대주주는 한화에너지이고, 한화에너지 최대주주는 김 사장이다. 또 한화에너지 지주부문 대표이자 한화임팩트 대표인 김희철 사장은 김 사장의 '태양광 멘토'다. 등기임원인 유문기 투자전략실장(부사장)은 태양광소재 사업을 일군 인물이다.

업계에서는 한화임팩트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더욱 다양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한화임팩트는 친환경 에너지와 차세대 모빌리티, 바이오와 IT 기술 융합, 차세대 데이터 저장기술, 미래 혁신기술 등에 '임팩트 투자'를 단행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선제적 투자는 외부 혁신기술을 비교적 수월하게 확보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궁극적으로는 그룹 신사업 강화 전략과 맞닿아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올 초 신년사에서 "유망기술과 신사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는 계속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김 사장이 그룹 신사업을 도맡고 있는 만큼, 스타트업 발굴 과정에서의 새로운 먹거리 확보는 그의 경영성과로 연결된다. 태양광과 수소, 항공우주 등 이미 진출한 신사업이나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도 가능하다.

다만, 한화임팩트는 반도체 사업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확정된 내용은 없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반도체 사업의 경우 막대한 초기 투자비용이 투입된다. 이번 법인 설립은 사업 극초기 단계"라며 "어떤 방식으로 사업을 전개할지 탐색하는 과정일 뿐"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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