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이달 중 KDB생명 매각 속개 여부 결정칸서스 "거래 지연에 주주 피해···재검토해야"당국도 JC파트너스 대주주 변경 승인에 신중산업은행 "매각 성사돼야···합리적 판단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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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조만간 칸서스자산운용 측이 제기한 KDB생명 매각 금지 가처분신청에 대한 판결을 내릴 예정이다.
재판부는 지난달 26일 첫 공판에서 2차 심문 기일을 거치지 않고 이달 18일까지 양측으로부터 한 차례 서면으로 의견을 받은 뒤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따라서 이달 내 KDB생명의 매각 속개 여부를 둘러싼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칸서스자산운용은 약속한 기한이 지났음에도 산업은행이 임의로 거래 시한을 연장한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로 법원에 가처분신청을 제기했다. 산업은행이 2020년 12월 JC파트너스와 KDB생명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뒤 1년 넘게 거래를 종결짓지 못하자 작년말 매각기한을 1월31일까지로 미뤘는데, 그 절차가 동의 없이 이뤄진 만큼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게 칸서스 측 주장이다.
특히 칸서스자산운용은 KDB생명 매각에 필요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면서 주주가 피해를 보고 있으니 거래를 접을 것을 촉구하고 있다. 생명보험업계의 실적 개선으로 KDB생명의 가치가 높아진 지금으로서는 다른 인수자를 찾아 제값을 받고 파는 게 낫다는 논리에서다. 칸서스는 실질적 KDB생명 최대주주인 KDB칸서스밸류사모투자전문회사(지분율 26.9%)의 공동 운용사다. 지분 2.47%를 보유 중이다.
칸서스 측이 갑작스럽게 KDB생명 매각에 반대하고 나선 것은 우선협상대상자인 JC파트너스가 좀처럼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넘어서지 못한다는 데 있다.
JC파트너스는 지난해 6월 금융감독원과의 협의를 거쳐 당국에 대주주 변경 신청서를 제출했으나, 금융위원회는 여전히 승인에 뜸을 들이는 모양새다. JC파트너스가 KDB생명을 인수할 정도로 충분히 준비하지 못했다는 이유인데, 이들의 또 다른 보험사인 MG손해보험이 자본비율 하락으로 적기시정 조치를 통보받은 게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당국은 대주주 적격성 심사 과정에서 인수·합병 구조와 자금 조달 방안, 약 10년의 경영계획, 금융관련 법령과 조세범처벌법,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 등을 점검한다. 요건을 갖췄더라도 부실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된다면 인수를 승인하지 않을 수 있다.
금융위는 아직 법정 심사기간을 초과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내놨다. 통상 당국은 신청서를 받은 지 60일 이내 대주주 변경 승인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데, 추가 자료 제출 등에 필요한 시간은 심사기간에서 제외한다.
따라서 법원의 판결이 관건이다. 가처분을 기각할 경우 산업은행은 JC파트너스와의 계약을 연장하며 거래를 이어가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KDB생명 매각 작업은 그대로 종결될 공산이 크다. 일단 산업은행은 칸서스, JC파트너스와의 협의 아래 계약 기한을 2월말까지 추가로 연장한 상태다.
다만 산업은행 측은 KDB생명의 매각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뜻을 고수하고 있다. 산업은행 산하에 두기보다 시장에 맡기는 게 회사의 장기적 발전에 유익하다는 이유에서다. 산업은행은 2010년 금호그룹을 지원하면서 칸서스와 6500억원 규모 사모펀드(PEF)를 꾸려 KDB생명(당시 금호생명)을 인수했다. 이어 2014년 두 차례, 2016년 한 차례 등 3회에 걸쳐 매각을 추진했으나 실패했고 '3전4기' 끝에 JC파트너스와 계약을 체결하기에 이르렀다.
덧붙여 산업은행으로서는 KDB생명 매각을 관철시켜야 하는 상황이기도 해다. 연초부터 주요 구조조정 기업 인수합병 작업에서 기대 밖 성적을 거둬들였기 때문이다. 일례로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의 합병은 EU(유럽연합)의 반대로 무산됐고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과 관련해서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일부 슬롯(시간당 가능한 비행기 이착륙 횟수)을 반납하고 운수권을 재배분하는 등의 '조건부 승인' 방침을 받아들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현재 법원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면서 "구조조정 기업을 정상화하고 혁신기업 육성 등 국책은행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KDB생명의 매각이 필요하다는 입장엔 변함이 없다"고 언급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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